제법 어둑해 진 목요일 저녁, 합창연습을 하는 애틀랜타 밀알선교합창단(단장 김미순)의 둘루스 연습실을 방문했다.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되려는 희생과 열정, 재능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는 헌신의 고백’ 위에 설립된 밀알선교합창단은 22년 전 음악전공자들에 의해 시작돼 6년 전 애틀랜타에도 자리를 잡았다. 애틀랜타 밀알선교합창단의 구성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데, 주로 10대들은 워십댄스를 중년 합창단원들은 노래로 하나님께 찬송한다. 지금은 비전공자들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평신도 사역으로 자리잡았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밀알선교합창단. 지역사회 소외된 곳이라면 어디든 찬양이란 무기를 들고 찾아갈 준비가 돼 있다.
단장 김미순 씨는 “무대에 서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오직 순수 복음 만을 위한 찬양단”이라고 소개하면서 “양로원이나 홈리스 사역, 소외된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고 합창단을 소개했다. 지휘자 김정란 씨는 “한인 교회 중에서도 개척한 지 얼마 안 돼 성가대가 없다면 창립예배 등 특별 행사 때 무료로 성가대로 섬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평신도들이 주축이 돼 모이는 순수 평신도 사역인 밀알선교합창단. 매주 목요일 오후 7시에 30여 명의 단원들이 모여 합창 연습을 하고, 2~3주 간격으로 양로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방문해 찬양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뉴욕에서 시작된 밀알선교합창단은 현재 서울, 도쿄, 방콕,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틀란타, 부산, 북방, LA, 호주 시드니 등지에 설립돼 있다. 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매년 2주 정도 해외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2001년 9.11 사태 이후 뉴욕 카네기 홀에서 매년 특별 공연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역은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김미순 단장은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분들은 저희 합창단의 성격과 잘 맞지 않아 떠나가기도 한다”며 “지금 남아있는 단원들은 모두 사역과 선교에 뜻이 맞는 이들이다”고 전했다. ‘찬양은 기도 없이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김 단장과 단원들의 신념이다. 그래서 연습 전에는 늘 기도와 예배로 시작하고, 사역을 나가기 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돌아가며 금식하는 등 경건하게 사역을 준비한다.

마음으로 준비한 사역이라 그런지 매번 큰 은혜를 경험한다.

김정란 지휘자는 “양로원, 홈리스 쉘터 등 찬양을 부르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큰 행복감을 맛본다”면서 “이것이 바로 삶이 고단하고 일상이 바빠도 사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미국 양로원 사역에서. 사역을 가면 단원들 모두 울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이 울고 돌아온다. 찬양으로 위로사역을 하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고 돌아온다는 게 단원들의 공통된 고백.
단원들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양로원이나 사역을 가면 ‘죄다 울보들’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눈물을 많이 흘리고 돌아온다는 단원들. 김 지휘자는 “사랑과 위로를 전달하러 가는 저희가 오히려 더 큰 위로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김미순 단장은 “개인적으로 밀알선교합창단을 죽을 때까지 해야겠다고 다짐한 이유가 있다. 바로 신앙의 장군들을 만날 수 있어서다. 서로 힘이 되고 기도의 친구가 되어주니 삶의 활력과 힘을 재충전 받는다”고 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미로운 멜로디에 담아 전달하는 그들의 사역은 찬양 중 예수를 영접하는 이들, 치유 받고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는 이들을 목격하면서 더 강건해 지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 시대를 살면서 찬양이 복음을 전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고 믿는다는 그들의 찬양은 오늘도 끊이지 않고 둘루스 작은 공간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단원 참여 및 사역 문의) 김미순 단장: misandlim@gmail.com
박정란 지휘자: jrpark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