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2년 창건된 조선 오백년의 시기는 한민족이 세계 역사에서 비켜 있던 시대입니다. 원나라가 지고 명나라가 중원을 차지할 때 등장하였습니다. 조선 역사의 한 복판인 17세기 초 청나라가 명을 대신하게 됩니다. 조선 왕조에서 가장 거대한 세계사적인 변화였습니다. 거의 300년을 지배하게 될 청나라였지만 조선은 오래 동안 청나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세계사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지냈던 것입니다.

1492년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하고, 1497년 바스코 다 가마가 희망봉 항로를 발견하여 유럽과 인도를 잇는 직항로를 엽니다. 15세기와 16세기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등 서구의 세계 지배를 알리는 중요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터지게 됩니다. 대항해 시대는 전세계를 활동무대로 삼는 서구 제국주의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현대과학 기술이 태동하고 산업화가 이루어집니다. 미국 독립과 프랑스 혁명에 이어 공산혁명이 일어 납니다.

세계사를 뒤 흔드는 격랑이 일었지만 한반도는 19세기 후반이 되기까지 그 물결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500년 동안 거의 변함없는 철학과 사상에 의해서 지배되었습니다. 근대를 지배했던 통상과 산업의 발흥에서 벗어나서 “농자지대본야”를 굳게 잡고 철학이 다스리는 안정된 사회, 평화로운 사회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뒤 늦게 “발견된” 조선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은자의 나라”라고 노래하게 된 것도 다 역사의 산물입니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수백년 동안 격리되다시피 했던 한민족의 역사는 지금도 그 관성을 보여 줍니다. 한 때 혈맹이라고 자부했던 대만과의 국가적인 외교 관계를 가차 없이 끊어 버렸으면서도 태권도 선수 한 사람으로 촉발된 대만인의 반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국을 상대로 비록 비정상적이기는 하지만 거침없는 외교, 군사, 경제 도발을 하는 북한을 다루지를 못합니다. 세계적인 석학인 기 소르망의 지적대로 중국은 제국화으 야욕을 이루어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 의미의 심각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크리스천들을 포함하여 많은 한국인들은 성실과 선한 의지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한국은 계속해서 성공한 힘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사 속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외교전과 지금도 끊임없이 벌어지는 무력의 판도에 대한 경계심을 보기 어렵습니다. 한국이 돈, 자원, 전쟁, 군사력이 판을 치는 세계무대의 한 복판에 던져졌지만 아직도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 따는 방식이 세계 판도의 게임룰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서는 제국의 흥망을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이고 하늘과 땅의 주재이심을 알리기 위해서 제국과 황제들을 사용하셨습니다. 구약에서 등장하는 하나님 백성의 역사와 여정은 주변 강국의 역사에 의해서 결정되었습니다. 아브라함과 요셉, 모세와 여호수아, 다윗과 솔로몬, 느헤미야와 스룹바벨, 헤롯과 빌라도, 이들은 모두 세계 지배 세력의 격렬한 변화와 흐름 속에서 반응했던 사람들입니다.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복음은 로마의 통상로를 따라 전해졌고, 세워지는 교회의 분포는 로마제국의 세력 지도와 일치합니다.

튀니지에서 독재자를 쫓아낸 쟈스민 혁명이 아랍권, 중동권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려서 세계 질서가 바뀌는 예포를 올렸습니다. 북한은 글자 그대로 벼랑 끝에 놓여 있고 중국과 미국의 한 두 마디에 대북 정세는 출렁거립니다. 한반도에서 눈을 들어 세계무대의 현실을 직시하고 세계사를 짚어가면서 하나님 나라의 관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