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에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노예제도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계속되던 인종 갈등에 비폭력 인권 운동으로 담대히 직면했던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연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고 기억되어, 현 흑인계 미국 대통령을 일으키는 정신적 기반이 되었다.

17일(월) 마틴 루터 킹 Jr. 기념일을 앞두고 미국 언론들은 킹 목사의 역사적 유산을 기억하는 다양한 행사를 보도했다. 킹 목사가 1963년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했던 워싱턴 지역에서 킹 목사 기념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는 소식이 그 중 한가지다.

킹 목사 연설 48주년을 맞는 올 8월 28일에 완공 예정인 이 워싱턴 기념공원은 1억2천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가며, 총 4에이커 규모가 될 전망이다. 어마어마한 예산임에도 정부를 포함 코카콜라, 델타 에어라인, AFLAC 등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목표 금액의 대부분을 채웠다.

기념 공원의 중심에는 30피트에 달하는 킹 목사의 동상이 세워진다. 굳은 의지를 나타내는 듯 팔짱을 끼고, 양복과 넥타이를 맨 모습의 킹 목사의 동상에는 그의 주요 연설이 새겨져 있다. ‘정의가 강처럼 흐르는’ 날을 꿈꾸던 킹 목사의 정신을 기리며 공원 전체를 끼고 도는 폭포수도 설치된다.

아직 공사중인 공원을 둘러본 앤드류 영 전 대사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계속 애썼지만 늘 성공적이지는 못했다”고 감격을 전하며 “(킹 목사는)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을 하나로 묶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앤드류 영 전 대사는 미국 대사와 국회의원, 애틀랜타 시장을 지냈으며, 킹 목사 생전 함께 흑인인권운동을 주도했다.

한편, 킹 목사가 담임했던 애틀랜타 에베네저침례교회(담임 라파엘 워낙 목사)에서는 16일(주일) 킹 목사 기념 예배가 열렸다. 이날에는 미국 법률상인 에릭 홀더 변호사가 강단에 나와 킹 목사의 비폭력 정신을 되새겼다. 그는 애리조나 총기사건에 유감을 나타내면서 킹 목사가 미국에 심은 비폭력의 정신이 미국 총기소지 금지 법안을 통해 되살아 나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