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은 아이티 대지진이 발생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7.3에 달하는 대지진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22만 257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30만 572명을 다치게 했다. 120만여명은 난민이 됐고, 수도인 포르토프랭스 정부 기관들을 비롯해 행정·경제 인프라의 60%가 파괴됐다.

이 커다란 비극 속에서도, 한국교회는 그간 각개전투식으로 이뤄지던 구호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중복투자를 지양하기 위한 ‘한국교회 아이티연합’을 출범시키는 등 재앙 속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1년이 다 된 지금도 아이티의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 없지만, 각 구호단체들을 중심으로 개인과 교회, 교단과 기관 등 돕는 손길들은 여전하다. 이들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진흙 쿠키’ 등으로 대지진 이전부터 ‘최빈국’이라는 오명을 달고 있었던 아이티의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컴패션, 어린이 일대일 결연 및 인재 양성 등에 주력

▲대지진 당시 모습. 대통령궁조차 지진을 피해갈 수 없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먼저, 대지진 이전부터 꾸준히 아이티 사업을 해 온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은 대지진 1년 후인 현재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아이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되살리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컴패션은 현재 276개 어린이센터에서 총 66549명의 건강과 교육, 정서안정 등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

무엇보다 혹독한 현실 속에 놓인 어린이들이 최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일대일 결연 후원자들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에서는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대일 결연사업을 알리고, 오프라인상에서도 각종 설명회 등으로 후원자들을 직접 찾아나선다.

컴패션은 국내 기업이나 다양한 기관, 미디어 등과 업무협력을 더욱 확대해 국민들에게 아이티 어린이들의 참담한 현실을 알리고 이들의 장기 후원자가 되어주기를 호소할 예정이다. 또 홍보대사와 컴패션 밴드, 자원봉사자 등 인적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도움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진피해 수습을 위해서는 긴급구호 단계를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재 양성을 통한 자립을 돕는 장기적인 양육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또 3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콜레라에 대한 예방 및 대처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어린이센터에는 물과 비누, 기저귀 등이 담긴 위생용품 키트를 비치했고, 정수기 및 정수제, 경구수분보충제, 염소 등 위생용품들도 보급하고 있다. 어린이센터 직원 및 담당자들에게는 콜레라 예방 및 대처교육을 강화하고, 위생 및 보건전문가를 전담 인력으로 고용해 전문적인 관리를 시작했다. 입원한 어린이들에게는 치료 시작부터 6개월간 집중적인 심리안정 및 신체 영양보충관리를 실시한다.

컴패션 관계자는 “아이티는 현재 장기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지만, 대지진 직후 있었던 관심과 지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이티의 도움을 받던 우리나라가 스스로 자립했던 것처럼, 아이티도 자립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월드비전, 수도권에 장애 아동 위한 복지센터 건립 추진

▲월드비전 직원인 조니 생루이(왼쪽) 씨가 지진으로 한쪽 팔이 절단된 데모시 루팽의 팔에 붕대를 감아주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월드비전은 1년간 유엔 및 현지 정부와 협력, 포르토프랭스를 포함한 중부 고원지역, 북쪽 라고나 지역 등에서 구호 및 재건활동을 실시해 왔다. 지진 직후 긴급구호를 시작으로 식량 지원, 식수 보급과 위생, 난민촌 운영 및 주택 재건, 의료 활동,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주민들을 직접 참여시킨 가운데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활동을 함께하고, 돈이나 식량을 지원하는 생계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월드비전은 지난해 12월까지 아이티 전역에 난민촌 21곳, 임시주택 19000여개를 지었고, 매일 주민들에게 120만리터의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아동 쉼터(Child-Friendly Space)를 만들어 교육도 시키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각지에서 보내온 성금으로 가능했다. 월드비전 인터내셔널은 1억 9400만달러를 모금했고, 1년간 1억 700만달러를 집행했다. 월드비전 한국은 40억 5700만원을 모금했고, 1년간 초기 긴급구호와 식량지원, 식수 및 위생사업에 14억 7천만원을 사용했다. 나머지 25억 8천만여원은 수도권 지역 장애 아동들을 위한 종합 교육·복지센터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지에서 사역중인 강도욱 간사는 “많은 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아이티에는 여전히 난민이 1백만명 있다”며 “월드비전은 계속해서 학교와 주택, 생계지원, 식수 및 보건 사업 등으로 난민들을 일상으로 복귀시키고 있지만, 완전한 재건 및 복구를 위해서는 최소 4-5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