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독실한 크리스챤입니다. 오랫동안 신앙 생활을 하다 보니, 교회 안에서의 문제들이 자꾸 눈에 보입니다. 작게는 평신도들 간의 다툼으로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목회자들의 비 인격적인 모습과 미성숙한 것 때문에, 교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회자에게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목회자로부터 오는 축복을 받으면서 살았는데, 지금은 교회에서 목회자들을 내쫓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곤 합니다. 중직을 맡고 있는 저 역시 목회자듫과 여러 번 트러블이 있을 후, 교회를 섬기는 것에 대한 회의가 생겼습니다. 목사님들과 다툼이 일어날 때마다 마음 속에 죄책감이 생기고 이러다가 우리가 어떤 벌을 받게 될까봐 마음의 두려움도 생깁니다. 다른 어떤 교회를 가도 교회 안에서 또 다른 상처를 받을까봐 교회 나가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됩니다.

성령은 어느 곳이나 계시고, 성도들 안에도 계시는데 집에서 혼자 예배 드리면 안되나요? 성경 읽고 찬송하고 신앙 고백하고 예배 형식을 다 갖추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할 것 같습니다. 꼭 교회에 나와서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을 주장하시는 목사님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혼자서 조용한 시간에 말씀을 묵상한다면 더 많은 은혜를 받을 것 같습니다. 목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A: 말씀을 나누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본인을 독실한 크리스챤이라고 소개하시는 것을 보니까, 신앙의 자신이 있으시고,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사셨던 분 같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중요한 일들을 맡으시고 목회자와 교회를 섬기신 줄 미루어 짐작하게 됩니다. 목사님들과 함께 교회를 세워 나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나게 되고, 또한 목회자와 트러블도 가끔은 생기셨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주의 일을 하다가 많은 상처를 받으셨기에, 교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셨나 봅니다. 목사님과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언성이 올라갈 때면, 이러다가 내가 벌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혼자서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 것이 낫겠다 라는 생각까지 하신 것 같습니다.

이미 말씀하신 대로 그렇습니다. 성령님은 안 계신 곳이 없습니다. 성도들의 마음 속에 항상 계셔서, 여러 가지로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챤들에게는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체로서 우리의 상태를 가끔은 정돈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모이기를 힘쓰라’ 고 하셨는데, 이것은 함께 모여 예배드림을 하나님께서 분명히 기뻐하시며 원하신다는 뜻입니다. 가지가 아무리 능력이 있고 건강해도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곧 시들어 말라 버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열매는 물론 맺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을 몇 가지만 정리하여 본다 해도, 믿는 자들이 모여서 예배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혼자 신앙 생활 한다고 하신다면, 그것은 한쪽 면에서 성경 지식을 나름대로 습득할 수 있고 복잡한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신앙인으로서 아주 위험한 계기가 됩니다. 또 그런 사고와 방법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사탄이 그대로 놔둘 리가 없습니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공격하고 유혹해 올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세상 친구들과 잘 어울려야 그들을 전도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신앙 생활에 자신 만만하고 수준이 있으며 믿음이 좋은 듯해 보입니다. 나름대로 신앙의 철학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될 것은 사탄의 궤계는 우리보다 더욱 높고 그들의 유혹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굳이 교회에 나오지 않고 홀로 신앙 생활을 하시겠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두 가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교만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무식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득불 교회 나오지 못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있는 그 곳에서 하나님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예배를 드린다면 하나님께서 충분히 기뻐 받으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여건을 하나님께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예배 드리기를 기피하는 현상은, 게으름이요 방종이요 성경을 자신에게 맞추어 해석하는 교만의 일종입니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죄라는 말로 정의합니다. 오직 우리는 우리의 옛 습관을 벗어 버리고 말씀에 기초한 신앙 생활과 순종을 바탕으로 사는 것이 참 크리스챤의 도리입니다. 말씀이 강대상에서 흘러 나오고 우리는 말씀 앞에 화답하며, 영광과 존귀와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신 그 분 앞에 우리는 겸손함으로 그 분이 주시는 은혜를 사모하는 무리들이 됩니다.

성령께서는 어디나 계시기도 하지만, 한 성령을 가진 자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는 모습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행위요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것입니다. 특별히 주일은 하나님께서 주님의 날로 정해 주시고, 모인 무리들에게 축복하기로 작정하신 날입니다. 그래서 모여야 되고, 그것으로부터 축복을 받아 누리게 됩니다. 진정한 크리스챤이라면, 이러한 기쁨과 축복을 절대 놓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오는 그 자체가 그 분에게 순종하는 겸손의 자세입니다. 또한 그 곳에서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