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무 선교사.
‘출석 성도수가 몇 명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50명이든 100명이든 그 안에는 대부분 어른들만 포함돼 있을 것이다. 이제 질문을 바꿔보자. ‘어린이들은 몇 명입니까?’

‘교회의 미래’라 불리는 어린이들. 하지만 5월 어린이 주일에 한번, 12월 성탄 주일 연극이나 공연에서 또 한번, 그리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백 투 스쿨’ 기도회 등이 열리는 8월 말에 다시 한번, 많아야 일년에 3~4번 어린이들이 교회 예배와 행사의 주인공이 될 뿐이다.

주일학교는 소비대상일 뿐이라 여겨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대다수의 교회들은 ‘교회의 미래’에 투자할 생각도 없이 그물에 들어온 물고기 조차 놓치고 있다. 교회에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솔직히 돌아보자. 몇 년만 지나면 청소년과 청년이 될 어린이들에게 지금까지 얼마나 큰 관심과 후원을 쏟았는가?

애틀랜타에서 최근 시작된 ‘4-14 윈도우(Window) 운동’의 기수 이은무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본인 역시 30년간 선교를 했지만 어린이 선교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면서, 목회자들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어린이 선교 우습게 봤지만…교회에 어린이가 없다!

언젠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장년 성도 500명 이상의 교회에 50명도 되지 않던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숫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는 이은무 선교사는 한국 꽃동산교회(담임 김종준 목사)를 예로 들었다.

어린이들을 ‘꽃’으로 여기고 꽃과 같이 아름답고 향기로운 예수님의 제자가 되도록 쉴만한 ‘동산’이 되겠다는 취지로 탄생한 꽃동산교회. 1988년 어른 40명, 어린이 40명으로 시작한 이 교회는 현재 1만 8천명 재적성도에 1만 명 성인성도, 어린이들만 5천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가 됐다. 처음부터 어린이 사역이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았는데,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부모님이 같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중에 많은 비율이 불신자였지만 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양육으로 세례를 받았다.

“어린이가 교회에 없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성경에 가나안을 정복한 이들은 1세대가 아니라 여호수아가 이끈 2세대입니다. 2세대가 준비 안되면 이미 허락하신 땅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솔직히 저도 이전엔 어린이 선교를 간다고 하면 우습게 얕봤어요. 어른들을 전도하기 힘드니까 어린이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도 했죠. 제가 선교사 1세대인데, 목회자나 선교사, 교회나 신학교에서 보통 가진 생각이 그랬습니다. 어린이들은 리소스(자원)이 없다고 치부해버리죠. 이건 큰 잘못입니다.”

세상에 뺏긴 아이들,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은무 선교사가 젊은 시절만 해도 부모는 안 믿어도 자녀들은 교회에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교회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돼 현재 한국교회의 기반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부모는 교회에 오는데 자녀들은 오지 않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부모의 열정과 관심이 신앙보다 교육에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밤 문화에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도 순서가 있어요.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아무리 크고 화려한 집도 결국엔 무너지죠. 신앙과 인성이 어릴 때 닦이지 않으면 좋은 학벌, 외모, 가정, 직장이 있어도 흔들립니다. 또 아이들이 밤새 공부하고 아침에 못 일어나면 그걸 깨워서 교회에 데리고 올까요? 아니에요. 더 자라고 놔두죠.”

어린이 신학에 대한 새로운 개념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 선교사는 인생에서 감수성이 가장 풍부하고 선교의 효과가 큰 ‘4-14윈도우’에 있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심령에 신앙을 심지 않으면 세상에 빼앗기게 된다 경고했다.

‘4-14 윈도우’는 김남수 목사(뉴욕프라미스교회)가 주장한 연령적이고 세대적인 선교의 개념으로 만 4세부터 14세 사이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선교운동을 일컫는다. 이은무 선교사는 ‘4-14 윈도우’ 애틀랜타운동본부의 디렉터를 맡고 있으며, 대표는 안디옥교회 허연행 목사다. 20일부터 26일까지 안디옥교회에서 개최되는 뮤지컬 ‘히즈 라이프’ 역시 ‘4-14 윈도우’ 운동의 일환으로 15세 이하 관객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된다.

어린이 선교의 필요성 인식시키는 데 힘쓸 것

‘4-14 윈도우’ 애틀랜타운동본부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보다 ‘어린이 선교의 필요성 인식’이다.

장기적으로는 2012년 김남수 목사, 루이스 부쉬 목사, 어린이 교육학자 등을 초청한 ‘4-14 윈도우’ 애틀랜타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며, 당장 내년 1월부터 매주 교사강습회가 실시된다. 4주 과정의 교사강습회는 ‘Knowing+Being+Doing’을 주제로 ‘성경을 깨닫고, 인격이 변화되며, 사명을 갖고 봉사하는 어린이’들을 양육하는 주일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된다. 특별히, 안디옥교회 근처 공립초등학교 교장이 흔쾌히 어린이 교육 부분에 관한 강연을 수락하기도 했다. 처음엔 안디옥교회 내부에서 시작되지만 점차 문을 열고 요청이 있는 교회와 교육기관에서 강습회를 개최한다.

“평생 갖던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하니 쉽지 않았지만, 어린이 선교에 관심을 갖고부터 아이들이 지나가면 한번 더 돌아보게 되고, 성경의 말씀도 새롭게 보입니다. 성경에 4가지 마음 밭이 나옵니다. 좋은 땅은 어린이들의 마음입니다. 어떤 사상이나 잘못된 종교, 자기고집에 물들지 않았죠. 거기에 빨리 말씀의 씨를 뿌려야죠. 그 말씀 바로 뒤에 사단은 자는 동안 가라지를 뿌린다고 나오죠. 어른들이 관심이 없을 때, 잠들어 있을 때 사단은 잘못된 씨를 뿌립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미 아이들은 다 자라있어요. 무관심이 가장 큰 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