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계 지도자들이 지난 주일 발생해 1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목숨을 앗아간 이라크 교회 공격 사태를 규탄하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I·Islamic State of Iraq)’ 소속으로 추정되고 있는 무장괴한들은 이날 미사가 진행 중이던 성당에 난입, 1백여 명의 성직자들과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교인들을 붙잡고 5시간여 동안 인질극을 벌였다.

현지 보안군이 인질 구출을 위해서 성당으로 진입하려 하자 괴한들이 총을 쏘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최소 58명이 숨졌고 6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인질 석방 조건으로 무장괴한들은 알카에다 요원들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사건 직후 ISI측은 이집트 콥틱 교회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여성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이들을 풀어 주지 않을시 이라크 내에서 기독교인들을 말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하느님의 집에 모인 비무장 민간인들이 부조리하고 흉폭한 폭력 행위에 희생됐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도 “이라크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며 “정의를 구현해야 할 책임을 지닌 모든 이들이 이라크 시민들, 그 가운데서 특히 약자들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들에 대한 우리의 연대감을 전한다”며 “부상 당한 이들을 위해서도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몇 년간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일어난 공격 가운데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모술에서의 연쇄 교회 공격으로 8명의 교인이 숨졌다. 2008년에는 칼데아 교회 파라즈 라흐 대주교와 아시리아 정교회 아델 유세프 신부가 차례대로 납치돼 살해됐으며, 모술과 키르쿡, 바그다드 등지에서 폭탄 테러로 12명의 교인들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