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15세를 넘긴 꿈 많은 소녀 ‘페이스 클라인(Faith Cline)’에게 ‘뇌종양 시한부 인생’이 선고된 것은 지난 2008년. 14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를 말을 들은 페이스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그러나 어린 페이스는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영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떠올리게 하는 위시 리스트를 작성, 그녀의 인생에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14개월의 두배인 28개월을 이 땅에 머물며,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 지난 24일(화) 조용히 하나님 품에 안긴 페이스, 그녀의 감동적인 소식이 최근 AJC 신문을 통해 전해졌다.

페이스 양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그녀가 다니던 교회의 담임 목회자는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페이스는 일찍 예수님을 영접한 후 기독교의 대표 모델 같은 삶을 살았다’고 추억했다.

14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난 후 페이스 양이 작성한 ‘위시 리스트’에는 ‘브레이브스 게임 보기’ ‘고등학교 졸업’ ‘사랑에 빠지기’ ‘다른 사람의 인생에 변화를 가져오기’가 있었다. 이제 갓 17세가 되던 소녀, 모두 이루었을까?

페이스 양의 고등학교 졸업은 다소 일렀지만 그녀의 졸업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학교 전체가 도왔다. 숨쉬기도 불편해 겨우 ‘땡큐(Thank you)’를 내뱉는 그녀에게 ‘그녀만을 위해’ 앞당긴 졸업식이 지난 8월 8일 성대히 치러졌다.

졸업식 때는 휠체어를 타고 학교 선생님, 친구들, 식당 아주머니까지 한 분 한 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감사의 말 그리고 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인 ‘땡큐(Thank you)’를 가슴 깊이 새기고 돌아왔다.

졸업식 이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그녀는 “엄마가 나에게 온 카드를 읽어줄 때, 나는 엉엉 울었다.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의 인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믿을 수 있다.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 지는 하나님만 아시겠지만, 나의 졸업의 꿈을 이뤄준 너희들에게 너무 고맙다. 이것은 내 인생에서 정말 큰 의미다”라고 감격을 전했다.

위시 리스트에 있던 ‘브레이브스 게임을 보는 것’도 이달 6일 할아버지와 함께 터너필드를 방문해 소원을 성취했다.

“페이스는 따뜻하고 특별한 사람이었어요. 그녀의 몸은 죽어가고 있었지만 그것이 아이의 인생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 이상 소프트볼을 할 수 없을 때, 코치를 했고, 더 이상 학교에 걸어갈 수 없을 땐 휠체어를 타고 갔습니다.” 페이스 어머니의 말이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하며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다는 페이스 양.

마리에타 크라이스트커뮤니티처치 담임 밥 체스테인 목사는 태어날 때부터 페이스를 지켜봐 왔다. 그는 “아주 어린 나이에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인 페이스는 온화한 성격을 지녔으며, 그 전 생애가 기독교의 대표 모델로 비쳐질 정도로 신실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잠깐, 그녀는 ‘사랑에 빠지기’라는 소원을 이뤘을까? 물론이다. 페이스가 에반 카스웰을 만난 것은 암을 겪고 있는 10대들의 모임에서였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다 에반이 지난 3월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16세였다.

페이스의 아버지는 “언제나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해 메시지를 남겨오고 있다. 그녀가 그 마지막 소원을 확실히 이루었다고”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