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5세가 된 한국의 ‘광복’은 그 자국민인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웃나라들의 도움을 받아 이룬 것을 아직도 다행스럽게 여길까? 아니면 우리의 연합된 힘으로 완전하여지기를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을까? ‘광복’을 남에 의해서 얻어낸 불완전한 개념으로 인식하지 말고 어렵더라도 자신이 체득한 완전한 개념으로 의인화 시켜서 생각해보자. 몇 주전 곧 하이스쿨 씨니어가 되는 큰 아들녀석이 “아빠, 사람은 왜 사는 걸까요?” 질문이 여기서 멈추었으면, 필자의 입에서 금방 ‘응, 네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하고 간단하게 대꾸하려 했었다.

그런데, “세상은 불공평한 것 같아요, (잠시 심각한 어조로) 그리고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도 이해할 것 같아요…”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어두운 뉴스 탓인지 아들의 질문은 제법 진지한 주제였다. 아들의 말들을 정리해 보니, “이렇게 어지럽고 고민들이 많고 탄식소리 투성인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삶의 참 의미’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씨름했을 질문이었을 것인데, 막상 그 질문을 아들녀석한테서 들으니 선뜻 답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 너의 질문에 나도 좀 깊이 생각해 보고 곧 말해주면 안될까?”하고 함께 고민에 들어갔다.

그러던 며칠 후 주말, 감옥에서 복음을 전하고 죄수들을 심방하는 어느 여 선교사의 초청으로 타코마에 위치 한 G-여성교도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멀리 오레곤에서 온 B교회 찬양팀과 함께 몇가지 엄격한 절차와 삼엄하게 통제된 구역들을 지나 최종목적지인 예배실에 도착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모습과 표정들일까? 만약 너무들 심각하고 굳은 얼굴들이면 나는 어떤 표정과 자세로 그들을 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출입문이 열리고 In Mate들이 남자교도관들의 안내에 따라 예배실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필자가 나름대로 생각했던 그들의 모습은 정말 아니었다.

너무나도 자유스럽고 활달한 모습들이었다. 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너왔고, 악수도 청해왔다. 같은 색의 유니폼만 입었다는 것뿐, 평소 만난 미국인들의 태도 그대로였다. 함께 사진도 찍었고, 비디오 촬영에도 자연스럽게 응했다. 그들은 예배시간 내내 거의 일어선채로 찬양팀의 찬양에 마음과 목소리 그리고 박수로 호응했으며, 그 속에는 깊은 간절함과 그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눈빛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필자의 마음에 떠올라지는 바램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언젠가 이곳을 나가 다시 만날 여전히 힘든 세상이지만, 한층 더 성장한 그들의 모습이었다. 그 순간 진심으로 기도했다. “주님, 이들에게 죄의 세력을 이길 광복을 속히 주시되, 그것이 단순히 외부의 힘(형기 만료 등)이 아닌 과거의 철저한 반성과 앞날의 발전된 자기의 참모습으로 만들어 지도록 하소서!” 한 순간의 과오로 인해 잠시 갇힌 공간과 삶의 통제를 풀어줄 완전한 광복은 ‘삶의 의미는 지금보다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에 있음을 깨닫고 그것을 만들어갈 사람에게 분명 찾아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얼마 전 아들이 나에게 던졌던 질문에 적합한 답도 덩달아 떠올랐다.

“아들, 아빠가 사는 목적은 네가 만난 인생의 고민과 어려움에 물러서지 않고 그 문제를 넘고 하루 하루 발전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데에 있지…” 하나님께서도 세상의 험란한 과정을 통과한 우리들에게 아비의 심정으로 “나는 저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계21:4~8)고 말씀하시며 우리가 완전(성장)해가는 모습을 지금도 지켜보고 계시지 않은가! 결국 모든 선교의 끝도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한다면 우리모두가 다시 빛의 자녀로 만나는 모습이 아닐까? 65살이 된 우리 민족의 ‘광복’도 분단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넘어 완전한 광복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노력하는 우리들의 결심과 성장을 통해 그 완성을 애타게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오늘도 북녘 땅에서 완전한 광복을 기다리는 1,700만 명의 동족들과 그들에게 광복의 빛을 전하려는 우리들을 주님께서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실 뿐 아니라, 참으로 도와주실 것을 기원해 본다.

박상원 목사_샘 시애틀 지부장
동족선교후원안내: (425)775-7477, samseattle@samf.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