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회 교회와 사회포럼이 ‘4대강 살리기’를 주제로 6일 오후 서울 종로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토론 형식이었다. 찬성 측에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의 심명필 본부장과 차윤정 부본부장, 박호종 목사(하베스트샬롬교회)가 나섰고 반대측에 이상훈 교수(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최병성 목사(환경운동가), 김선구 목사(용진교회)가 나섰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주제였던 만큼 토론이 열렸던 세미나실은 참석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언론의 관심도 컸다.
찬성과 반대의 주 내용은 결국 ‘환경’이었다. 찬성 측은 이 사업으로 강을 비롯한 주변 환경이 살아나고, 결국 이 혜택을 국민들이 누리게 될 것임을 주장했다. 반대 측은 정반대 논리였다. 4대강 사업은 오히려 강과 그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뿐이며 국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의 이목을 끈 것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신앙적 해석의 문제’였다. 토론에 참석한 일선 목회자들은 4대강 살리기라는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신앙적 시각에서 접근한 토론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자연은 인간이 다스려야 할 대상”
먼저 박호종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이 일을 성서적, 신앙적, 더 나아가 예언적 입장의 통찰과 객관성으로 판단하게 하고자” 이번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4대강 개발 사업에 대한 편견들 중 개발을 파괴로 보는 견해가 있다”며 이것은 환경단체나 친환경주의자들이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땅을 정복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창세기 1장 28절에 등장하는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을 서구 기독교가 ‘지배’ 내지는 ‘속박’으로 해석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한 나머지, 이들의 행동을 비판한 친환경주의자들은 자연과 관련된 개발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인식하게 됐다.
박 목사는 “그러나 28절에는 ‘다스리라’는 단어 역시 등장한다. 이것은 치리하고 경영한다는 뜻이다. 성경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의 자연을 정복하되 결국은 그것을 다스림으로 그곳의 생명체들을 보존하라고 가르친다”며 “이 정복과 다스림에 대한 28절의 해석이 4대강 개발에 있어서 핵심적인 진리를 제공해준다. 4대강 개발 사업은 파괴가 아니라 다스림과 치리, 곧 경영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목사 주장에 의하면 자연은 인간들이 적극적으로 ‘다스려야 할’ 대상이지 결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둬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한 근거로 박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는 시골에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런데 지금 고향을 찾으면 그 높았던 언덕과 비탈길은 다 씻겨 사라져 가고 있다. 벌거벗고 수영하던 하천이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하나님은 자연을 인간이 경영하도록 지으셨다”며 “60~70년대 한강의 사진과 오늘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벌거벗고 목욕하던 한강을 이렇게 망쳐놓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상식 이하의 자료를 보고 황당하기만 했다. 확신하건대 만약 그대로 방치했다면 한강은 개천 정도로 흐르거나 아예 사라졌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4대강 개발에 대한 대다수의 기독교 교단들과 보수 그룹들의 지지의견은 진부하고 답답한 사람들의 고집인 반면 소수의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젊은 외침만이 참선지자적이라는 논리는 참으로 위험하고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어머니들과 아버지들, 그리고 우리에게 삶을 물려주고 신앙을 전수해 준 어른들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것을 조장하는 일은 세대와 세대를 갈라놓고 분열시키는 반기독교적인 태도”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삶의 가치 무시하는 정부에 분노”
박 목사의 반대편에 선 김선구 목사는 그가 목회하는 곳인 팔당유기농지의 현실을 설명하며 4대강 개발 사업을 반대했다.
그는 “팔당유기농지가 지니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삶의 가치를 단지 숫자로 혹은 법령으로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목회자로서 소중한 삶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주지 못해,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죄책감마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팔당유기농지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두 차례 대규모 경찰병력을 앞세운 강제적인 측량이 이뤄진 일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아침 일찍부터 정부의 불법강제측량을 막기 위해 농기구와 철조망으로 입구를 막았다. 수십여 명의 지역목회자들이 힘을 보탰다”고 당시 어려웠던 상황들을 털어놨다.
이이 그는 700여 명의 전경들이 7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을 포위하고 강제측량을 강행한 일, 그들을 막아서다 농민 10여 명이 연행된 일, 지역 목회자들이 ‘생명의 강 살리기 사순절 금식 기도회’를 벌였던 일 등을 설명하며 4대강 개발 사업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김 목사는 “비록 팔당의 현실은 캄캄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애굽의 폭정에 울부짖던 백성들의 통곡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주신 분이 계시지 않느냐”며 “약한 자를 들어 당신의 역사를 펼치시는 그 분의 섭리를 믿고 싶다. 이 연약한 백성들의 손을 들어서 저 오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그 분의 역사를 긴 호흡과 큰 눈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토론 형식이었다. 찬성 측에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의 심명필 본부장과 차윤정 부본부장, 박호종 목사(하베스트샬롬교회)가 나섰고 반대측에 이상훈 교수(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최병성 목사(환경운동가), 김선구 목사(용진교회)가 나섰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주제였던 만큼 토론이 열렸던 세미나실은 참석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언론의 관심도 컸다.
찬성과 반대의 주 내용은 결국 ‘환경’이었다. 찬성 측은 이 사업으로 강을 비롯한 주변 환경이 살아나고, 결국 이 혜택을 국민들이 누리게 될 것임을 주장했다. 반대 측은 정반대 논리였다. 4대강 사업은 오히려 강과 그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뿐이며 국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의 이목을 끈 것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신앙적 해석의 문제’였다. 토론에 참석한 일선 목회자들은 4대강 살리기라는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신앙적 시각에서 접근한 토론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4대강 개발 사업에 찬성하면서 이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는 박호종 목사. 왼쪽 테이블 맨 오른쪽부터 김선구 목사, 최병성 목사, 이상훈 교수, 김혜숙 목사(사회자), 심명필 본부장. ⓒ 김진영 기자 |
“자연은 인간이 다스려야 할 대상”
먼저 박호종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이 일을 성서적, 신앙적, 더 나아가 예언적 입장의 통찰과 객관성으로 판단하게 하고자” 이번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4대강 개발 사업에 대한 편견들 중 개발을 파괴로 보는 견해가 있다”며 이것은 환경단체나 친환경주의자들이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땅을 정복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창세기 1장 28절에 등장하는 ‘땅을 정복하라’는 말씀을 서구 기독교가 ‘지배’ 내지는 ‘속박’으로 해석해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한 나머지, 이들의 행동을 비판한 친환경주의자들은 자연과 관련된 개발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인식하게 됐다.
박 목사는 “그러나 28절에는 ‘다스리라’는 단어 역시 등장한다. 이것은 치리하고 경영한다는 뜻이다. 성경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의 자연을 정복하되 결국은 그것을 다스림으로 그곳의 생명체들을 보존하라고 가르친다”며 “이 정복과 다스림에 대한 28절의 해석이 4대강 개발에 있어서 핵심적인 진리를 제공해준다. 4대강 개발 사업은 파괴가 아니라 다스림과 치리, 곧 경영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목사 주장에 의하면 자연은 인간들이 적극적으로 ‘다스려야 할’ 대상이지 결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둬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한 근거로 박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는 시골에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런데 지금 고향을 찾으면 그 높았던 언덕과 비탈길은 다 씻겨 사라져 가고 있다. 벌거벗고 수영하던 하천이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하나님은 자연을 인간이 경영하도록 지으셨다”며 “60~70년대 한강의 사진과 오늘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벌거벗고 목욕하던 한강을 이렇게 망쳐놓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상식 이하의 자료를 보고 황당하기만 했다. 확신하건대 만약 그대로 방치했다면 한강은 개천 정도로 흐르거나 아예 사라졌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4대강 개발에 대한 대다수의 기독교 교단들과 보수 그룹들의 지지의견은 진부하고 답답한 사람들의 고집인 반면 소수의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젊은 외침만이 참선지자적이라는 논리는 참으로 위험하고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어머니들과 아버지들, 그리고 우리에게 삶을 물려주고 신앙을 전수해 준 어른들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것을 조장하는 일은 세대와 세대를 갈라놓고 분열시키는 반기독교적인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사람들과 언론이 참석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 김진영 기자 |
“수많은 삶의 가치 무시하는 정부에 분노”
박 목사의 반대편에 선 김선구 목사는 그가 목회하는 곳인 팔당유기농지의 현실을 설명하며 4대강 개발 사업을 반대했다.
그는 “팔당유기농지가 지니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삶의 가치를 단지 숫자로 혹은 법령으로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목회자로서 소중한 삶과 생명의 가치를 지켜주지 못해,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죄책감마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팔당유기농지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두 차례 대규모 경찰병력을 앞세운 강제적인 측량이 이뤄진 일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아침 일찍부터 정부의 불법강제측량을 막기 위해 농기구와 철조망으로 입구를 막았다. 수십여 명의 지역목회자들이 힘을 보탰다”고 당시 어려웠던 상황들을 털어놨다.
이이 그는 700여 명의 전경들이 7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을 포위하고 강제측량을 강행한 일, 그들을 막아서다 농민 10여 명이 연행된 일, 지역 목회자들이 ‘생명의 강 살리기 사순절 금식 기도회’를 벌였던 일 등을 설명하며 4대강 개발 사업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김 목사는 “비록 팔당의 현실은 캄캄하지만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애굽의 폭정에 울부짖던 백성들의 통곡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주신 분이 계시지 않느냐”며 “약한 자를 들어 당신의 역사를 펼치시는 그 분의 섭리를 믿고 싶다. 이 연약한 백성들의 손을 들어서 저 오만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그 분의 역사를 긴 호흡과 큰 눈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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