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이 되면서 여름 같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서 가족 단위로 여행도 많이 떠나고 여러 휴가 계획이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주말에는 중고등부 한어권, 영어권 학생들이 연합으로 수련회에 떠나 있습니다. 일생을 함께 할 친구를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도 주님을 만나 앞으로의 인생동안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형제도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이번 주일 출애굽기의 말씀은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의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세에게 찾아오는 장면입니다. 모세를 보내놓고 마음 졸이며 살아오던 모세의 가족들이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을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쫓아오던 애굽의 군대가 홍해에 수장되고, 광야에서 물을 얻고, 만나를 먹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식구들이 함께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에 이드로는 딸과 손자들을 모세에게 데려다 주게 됩니다.

모세에게 있어서 이드로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만난 은인입니다. 애굽에서 도망쳐서 간 곳이 미디안 광야였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양을 치던 이드로의 딸 십보라 였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사위가 되었고 그 집의 양을 치며 40년을 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갈 곳 없는 모세를 받아 주어 살게 해 주고, 결혼도 시켜주고, 직장까지 주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모세의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과거 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의 수준에 맞지 않는 여자와 결혼을 하였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직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과거 였기에 그냥 묻어 두고, 잊고 싶은 과거 일 수도 있습니다.

이민을 사는 우리들은 이러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처음 미국 땅에 발을 디디었을 때 우리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친척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생소하고 아무 것도 모를 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도움으로 직장을 얻기도 하였고, 사업체를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도움을 준 분들의 위치에서는 최선의 것으로 도움을 준 것인데, 가끔 그런 일로 인해서 섭섭해 하고 그 분들과의 관계가 깨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모세도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애굽의 왕자였는데 감히 이런 여자와 결혼을 하라고? 양을 치라고? 이드로의 위치에서는 모세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대접이었습니다. 그리고 모세는 그것을 감사함으로 받았고, 그 마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에도 이드로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관계까지 갈 수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기쁜 재회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에게 오늘 권면합니다. 형제가 어려웠던 시기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까? 잊고 싶은 시기이기에 도움을 주셨던 분까지 함께 잊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까? 오늘 그분들을 다시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 분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의 삶동안 그 마음을 간직하며 살게 되는 형제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