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시 결혼하는 것을 재혼이라고 하는데 그 형태도 여러 가지다. 반려자가 죽었을 때나 이혼 후, 혹은 상대자가 가출하고 행적을 감추었을 때나 또는 한국의 6.25 전쟁으로 인한 안타까운 헤어짐이 있었을 때 등 사연도 각양 각색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재혼했다고 하면 '왜 다시 결혼하게 되었지?', '첫 결혼에 무슨 문제가 있엇는가?' 또 '재혼 하는 상대가 지금 보다 더 나아 질수 있는 조건들을 갖춘 사람인가' 알고 싶어한다. 사실 본인 자신도 초혼 때보다는 더 신중하게 생각한다. 더욱이 어린 자녀들이 있을 때에는 결단을 내리기가 매우 힘들다. 새로운 양 아버지(또는 양 어머니)가 친 자녀처럼 사랑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황혼결혼 일 때는 몇 배 더 생각을 할수 밖에 없다. 이 나이에 무슨 시집, 장가인가, 혼자 사는 것이 편안하지. 재혼해서 상대자의 비유를 맞춘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늙으면 자기 몸 하나 관리 하기도 힘 드는데 고집은 세지고 남의 이야기는 잘 안 듣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줄어들고 자기만을 위해 달라고 하는 어린애 같은 속성이 강해지는 때인데 그런 것을 알면서 재혼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재혼할 가능성을 가지고 산다. 성경에도 반려자가 없을 때에는 재혼하는 것을 당연시 했다(마22:25-30, 고전7:39). 재혼하는 것은 두 사람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만 주위에 있는 자녀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통계적으로 보면 혼자 사는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것이 훨씬 건강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장수하며 사회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늙어 갈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는데 그때마다 자녀들의 신세를 진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곁에 반려자가 있으면 병원에 동반해주고 물과 약도 챙겨주고 맛있는 음식도 마련해 줄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옛날의 가까운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옆을 떠나고 갈 곳도 오라는 곳도 별로 없어져 정서적으로 외로워 질때에 누구와 같이 대화를 할수 있겠는가? 부부 뿐이다. 얼마 전에 한 부인은 세상을 따나면서 자기가 죽은 후에 재혼하지말고 자기만을 생각하며 살라고 자녀들 앞에서 약속을 하게 하고 만일 그대로 안 하면 악귀가 되어 찾아와서 두 사람을 죽이겠다고 공갈과 협박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렇게까지 했겠느냐 하고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옳은 태도는 아닌것 같다. 차라리 자기는 먼저 가지만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 여생을 행복하게 살라고 권면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권하는 마지막 말이 아닐까!? 그럴 때에 먼저 떠난 사람의 진한 사랑과 아름다운 마음을 오래 간직할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부부는 노년에 재혼했다. 양쪽에 자녀들도 있다. 그런데 그 부부가 그렇게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 몇 가지가 있다. 절대로 전번 결혼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누가 이야기를 꺼내면 못하게 한다. 그리고 서로 상대방의 자녀들에게 친 자녀 이상으로 신경을 쓰고 잘 해 준다. 그들의 생일이나 그외 특별한 날에는 축하카드와 같이 선물을 보내고 전화하고 자주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일년에 한번 정도 전 가족이 다 모이는 기회를 만들어 같이 지내면서 양쪽 자녀들이 같은 형제가 되는 것을 사랑의 끈으로 묶는 기회를 만든다. 더욱 엄격한 일은 양쪽 자녀들 때문에 현재의 부부에게 금이 가지 않도록 서로 매우 조심한다. 그런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단호하게 끝는다. 그 부부는 서로 상대의 건강을 챙겨주는 일은 물론 같이 운동하고 대화도 많이 하며 교회 일에 헌신적이고 자원봉사 일에도 적극적인 멋진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