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세계사이버대학(총장 박완신) 주최 제1회 다자녀 출산 및 양육지원 학술세미나가 3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19명에 불과하고, 이와 같은 수준이 지속되면 오는 2012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성장이 멈추고, 이후에는 감소하게 된다. 반면 세계의 평균 출산율은 2.54명이고, 선진국들도 1.6명에 달한다.

경제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2005년만 해도 생산가능 인구 8.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이같은 인구비율이 이뤄진다면 오는 2020년이면 이 수치는 4.6명으로 줄어들고, 지금의 20-40대가 노인이 되는 2050년에는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는 세금의 증가를 불러오고, 세대간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세계사이버대학은 이처럼 저출산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하에 다자녀 복지가정연구소를 설치하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완신 총장은 이에 대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교에 다자녀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번 세미나도 개최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자리에 참석한 김운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는 “하나님이 인간을 축복하신 첫번째는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었던 만큼, 저출산과 고령화, 생명경시 현상이 팽배한 이때 꼭 필요한 세미나”라며 “자녀가 축복이고 행복이 되는 밝은 미래 사회가 되고, 이 자리가 저출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고 좋은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전재희 장관 “사교육비 경감과 직장 보육시설 확충 최선”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세미나는 김경화 교수(세계사이버대 아동보육과) 사회로 조준상 목사(세계사이버대 설립자)의 기도에 이어 구승신 교수(세계사이버대 청소년복지과)가 ‘저출산의 현황 및 문제점’을,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저출산 극복 및 양육지원을 위한 사회정책적 방안’을 각각 강연했다.

저출산 대책을 지휘하고 있는 전재희 장관은 정부가 추진중인 저출산 극복 중점전략들을 소개했다. 전 장관은 “자녀 양육을 위한 돌봄 부담 최소화를 위해 보육료 및 육아교육비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부모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육아 지원시설을 균형적으로 배치하고, 아이돌보니 서비스 다각화로 시설 미이용 아동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교육비 경감을 위해 초등학생들의 돌봄교실을 확대해 야간까지 지원하는 제도를 연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교 자율화 확대와 교원능력 개발평가제 등 공교육 내실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부들이 일과 가정 모두를 일구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는 “기업들이 친가족문화를 강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직장 보육시설 확충과 탄력근무제 실시를 확대하고 있고, 가족친화 인증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및 직장 보육시설 설치 지원상한액 확대 등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현재 저출산 복지정책을 잘 펴고 있는 프랑스는 이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집중 투자했다”며 “우리나라 복지부도 현재 예산의 2배 정도가 투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승신 교수 “현 출산장려 정책 재검토해야… 양성평등 정착을”

기조강연한 구승신 교수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 정립과 이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결혼과 출산을 원함에도 이를 미루거나 기피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났는데, 이는 경제력 부족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고, 따라서 결혼과 출산에 소요되는 경제력을 뒷받침해주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출산율 증가를 위해 혼인자를 증가시키고 결혼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혼율을 높이려면 결혼과 출산, 가족의 의미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에 대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이혼을 낮추고 다자녀 가정을 형성하는 것에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행중인 출산장려 정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구 교수는 “다자녀 가족에 대한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사회적 혜택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행정 실무자, 전문가 등의 출산장려 정책에 대한 인식 개편과 예산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양성평등 문화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여성의 결혼과 출산은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요인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를 지연하거나 기피할 수 있다”며 “따라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분위기가 마련돼야 하고, 경제활동과 상관없이 여성들의 출산과 육아는 가치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가사 분담에서 양성평등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