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성에서 영성으로>(열림원)을 출간한 이어령 박사(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딸 민아 씨가 지난해 4월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여성조선 4월호 인터뷰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사실을 밝힌 민아 씨는 무신론자였던 이 박사가 세례를 받게 된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 차례 암과 실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자폐증 아들이 회복되는 등 시련과 고난을 겪은 민아 씨를 보며 이 박사가 마음문을 열게 된 것.

이 박사는 요양차 하와이에 거주하던 딸을 방문했을 당시, 한 교회에서 “만약 민아가 어제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오늘 본 내 얼굴을 내일 또 볼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저의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나이다”라는 짧은 기도를 드리며 기독교에 귀의를 결심했다.

이 박사의 기도 덕분인지, 민아 씨의 병은 흔적도 없이 나았고 이후 2007년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이 전 장관은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끝난 줄만 알았던 시련은 계속됐다.

이 박사가 세례를 받은 지 3주 만에, 법대 진학을 준비하던 민아 씨의 아들 유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세상을 떠났다. 유진은 민아 씨가 변호사로 일하며 만난 마약, 폭력 등 중범을 저지른 청소년들을 집에 데려와 먹이고 재우던 착한 아들이었다.

내심 아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까봐 노심초사하던 민아 씨에게 유진은 “엄마는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세상 사람들과 다를게 없어. 갈 곳 없는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자는 거 알면서…….”라는 말을 던져 민아 씨를 부끄럽게 했다.

이후 민아 씨는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을 중보하는 마음이 생겼고, 변호사로 일하며 만나게 된 범죄청소년들을 전도하고 그들이 변화하는 것을 체험했다.

자신의 삶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아들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지만 민아 씨는 이사야서 55장 8절의 ‘내 생각과 너희의 생각은 다르다’라는 성경말씀을 떠올리며 슬픔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리고 “떠나간 아들 대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을 위해 사역하겠다”고 기도했고, 지난해 4월 목사안수를 받고 치유사역자로 부름받았다.

민아 씨는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일도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신뢰하는 마음을 먼저 주신 것에 감사하다. 아빠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청소년 사역에 비전을 갖고 있는 민아씨는 오는 6월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자신의 신앙체험을 담은 책을 출간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