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목회자 사모가 7년간의 만성신부전 투병생활 끝에 신장이식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

지난 2002년부터 만성신부전을 앓았던 김옥수 사모(39·인천 계양구)는 지난달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을 이식받았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받은 김옥수 사모는 남편 안형원 목사와 교회 개척을 계속했지만, 지난 2008년 11월부터는 투석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고, 결국 이듬해 교회를 후임자에게 맡기고 부부는 투병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안형원 목사는 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려 했지만 간염보균자라 기증이 불가능했고, 자녀들도 아직 어린 나이라 기증자가 나타나기만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투병생활을 7년간 진행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은 심해졌다. 빚은 늘어갔고, 형제나 교인들과의 관계에도 부담이 늘어났다. 목회에 집중하기도 어려워져 교회를 나온 뒤에는 조그만 방을 얻어 네 식구가 함께 살아야 했다. 안 목사는 조건부 수급자로 일하고 있어 당장 기증자가 나타난다 해도 수술비가 없어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안 목사 가정에 극적으로 기증자가 나타났고, 주변의 도움으로 수술비까지 지원받았다. 막막하던 상황에서 새로운 삶과 경제적 지원이라는 두 가지 선물을 받게 된 사모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렸고,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수학여행도 보내지 못할 형편에도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밝게 자라준 딸 때문에 가슴이 미어졌다. “수학여행도 못 보냈는데, 퇴원만 하면 네 식구가 함께 산으로든 바다로든 떠나고 싶어요.”

신장기능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거무스름했던 피부도 하얘지는 등 건강을 되찾고 있는 사모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 딸과 건강히 자라고 있는 아들에게 보탬이 될 거란 생각에 무엇보다 기쁘다고 한다. 안형원 목사는 “교회를 그만둔 후에도 목회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이제 마음껏 헌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 사모도 “여보, 하나님 일부터 다시 시작해요”라고 거들었다. 아들도 부모를 따라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해 더욱 감사하고 행복한 이들 가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