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윈터 박사는 작년 5월 소천하기 전까지 마지막 10여년 동안 선교단체들 간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을 보였다. 21세기 세계선교의 발전과 남은 선교 과업 완수를 위해서는 선교전문기구들의 전략적인 파트너십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윈터 박사는 2002년 전세계에서 미전도종족 선교운동을 하는 사역자들을 암스테르담으로 초청해 선교단체들 간 국제적 네트워크의 시대적 필요를 역설하고 GNMS(Global Network of Mission Structures)를 발족시켰다. 서구 선교운동의 쇠퇴와 2/3세계 선교운동의 발전으로 선교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일방적으로 흐르던 시대를 지나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이뤄지면서 선교단체들의 국제적 교류 및 협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게 된 것이다.

신흥선교운동이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2/3세계의 대표적인 국가인 중국, 인도, 필리핀의 최고 선교 지도자들은 5월 도쿄 2010 세계선교대회를 앞두고 최근 서울에서 열린 프리컨설테이션에서 각 국가의 선교 현황과 전략, 전망 등을 소개하고 단기간에 선교강국으로 떠오른 한국과 전략적 선교 파트너십을 맺을 것을 요청했다.

“중국 선교사, 목회자 위한 선교훈련 지원 요청”

중국은 1949년 공산화되기 전까지 6500개의 교회, 89만명의 기독교인이 있었으며 이후 정부의 핍박 속에서도 1879년까지 30년 간 30배의 성장을 이루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후난성, 안후이성, 산둥성 등에서 강력한 성령운동이 일어나 현재는 80만~100만개의 가정교회에 5400만명, 37500개 삼자교회에 1575만명의 기독교인이 있다. 현재 홍콩에 거주하며 중국선교를 하고 있는 그레이트커미션 총재 토마스 리 박사는 이러한 중국교회의 역사를 소개하고 “1840년 중국교회는 처음 홍콩과 마카오에 2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이후 선교사들을 계속 내보내 전세계에 화교교회가 세워졌다”며 “중국교회는 초기부터 선교 중심적 교회였다”고 말했다.

백투예루살렘운동에 대해 그는 “1942년 유대인과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비전을 갖고 1950년 전까지 100명의 중국 선교사가 중국 북서부 경계로 이동했다”며 “이후 운동이 사그러 들었다가 1990년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다시 불붙어 다른 나라와의 선교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이슬람을 믿는 11개 민족과 중국 내 3100만명에 이르는 무슬림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우리는 100명이 안 되는 선교사를 보냈지만, 30년 안에 100만명의 선교사를 보낼지 아무도 모른다”며 “다만 중국이 세계선교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에 10~15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싶지만 문제는 선교사들의 자질, 선교훈련, 경제적 지원 부족이다”며 “특히 선교훈련은 거의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선교역량을 키우기 위해 그는 “가정교회의 선교훈련 지원, 파송단체의 선교역량 강화, 중국의 정치상황 개선 및 경제성장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중국 선교사들과 중국 목회자들을 제대로 훈련시킬 수 있는 선교 전문가와 중국인들의 교회 설립을 도울 현지 언어에 능통한 전문가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다양성 공존하는 인도, 모든 종족 구원 위해 전략도 다양해야”

▲인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수산타 파트라 목사가 인도의 12가지 선교적 도전 과제를 담은 포스터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총 12억명의 인구, 4635종족이 거주하는 인도는 넓은 국토만큼 다양한 자연환경과 종족, 언어, 풍습, 종교 등이 저마다 특성을 가지고 공존한다. 또 급속한 도시화로 자동차와 마차가 도로를 함께 달리는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 인도선교협의회(IMA) 사무총장 수산타 파트라 목사는 이러한 인도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인도의 다양한 종족들은 각자 다른 언어와 문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아주 다양한 전략들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인도는 인구의 83%가 힌두교를 믿으며 13.4%가 이슬람, 2.4%가 기독교를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 통계보다 많은 5~7%가 기독교를 믿는 것으로 IMA는 파악하고 있다. 파트라 목사는 “기독교 인구의 76%는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13%는 동북부 지역, 11%만 북부 지역에 있다”며 “사실상 인구가 가장 많은 북부 지역의 복음화율은 0.0089%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파트라 목사는 인도의 전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여성 전도 △15세 미만 어린이와 15~35세 젊은이 전도(각각 인구의 35% 차지) △공무원 등 3만3천여명의 사회 영향력자 전도 △전세계 3천만명의 인도인 디아스포라 전도 △수많은 종족 그룹 전도 △도시 전도 △문맹자 감소에 따른 문서 선교 등을 도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이 중 어린이 전도는 가장 큰 효과를 얻고 있으며, 사회 영향력자를 위한 문서 사역도 놀라운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도의 수많은 작은 종족 그룹에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150개의 큰 종족 그룹을 분류하여 접근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236개 단체가 연합하고 1100개 단체가 비전을 같이 하는 IMA는 하이데라바드에 2만 평의 대지를 구입해 선교센터를 세우고 이름을 ‘비전시티’(가칭)로 지을 계획이다. IMA는 이곳에서 인도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고 적합한 지도력을 훈련시키며 종족 그룹의 조사 연구 및 교회와 선교단체 간 네트워크 형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파트라 목사는 “이번 도쿄 선교대회는 아시아 교회가 세계선교의 중심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 싶어 두렵기도 하다”며 “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사역자들로부터 창의적 사역을 배워 향후 인도의 선교 계획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10만 필리핀인 디아스포라 선교동원 비전 추진”

▲필리핀선교협의회 사무총장 레이날도 타냐후라 목사가 필리핀과 한국의 선교 교류 및 협력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가톨릭이 인구의 83%인 다수를 차지하며 개신교는 9%에 이른다. 그러나 가톨릭 교인들 중 상당수가 구원의 확신이 없고 정령숭배사상을 가지고 있다. 필리핀선교협의회(PMA) 사무총장 레이날도 타냐후라 목사는 “가톨릭을 포함해 단순히 숫자로 보면 필리핀은 기독교 국가이지만 아직 변화되어야 할 영혼이 많다”고 말했다.

세계선교에 기여하기 위해 필리핀 교회는 무엇보다 10만명의 필리핀인 디아스포라를 선교사로 동원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전세계 1천만 필리핀인 디아스포라 중 10%인 100만명을 개신교인으로 보고, 이 중 10%인 10만명을 선교사로 헌신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중동 지역에만 2백여만명의 필리핀인이 가정부, 운전기사, 점원 등으로 일하고 있어 이들을 자비량 선교사로 적극 동원할 수도 있다.

타냐후라 목사는 “이미 선교현장에 나가 있는 디아스포라들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보내진 이들”이라며 “디아스포라 선교운동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의 교회, 선교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에서 필리핀인 디아스포라를 그리스도의 군사로 양육하고 싶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전세계 교회들은 다양한 선교사역을 함께 감당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필리핀의 선교적 교류 및 협력 방안에 대해 “한국 선교사들을 필리핀에 많이 보내주되 더 이상 교회개척은 하지 말고, 우리와 같이 전략적으로 필리핀 사람을 해외로 보내는 일을 하면 좋겠다”며 필리핀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일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