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을 가고 있다. 기독교의 모든 절기가 소중하지만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기리는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은 더욱 소중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구속사역의 결정판이 바로 십자가와 부활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한국교회는 더욱 주님의 희생을 마음에 새기고 경건과 거룩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교회와 교인들이, 고난을 사랑으로 이기고 끝내 영광으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받아 진정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교회는 특별히 거룩을 잃어버린 이 시대에 거룩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시점에선가부터 폭력, 음란, 탐욕 등 온갖 죄악된 풍조가 대중문화 가운데 만연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정화해야 할 교회마저 이같은 문화 풍조에 물들거나 혹은 동조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룩함을 되찾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특별히 기도와 절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깊이를 이해하고, 더욱 영적 성숙을 도모하며 예수를 닮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의 영적 건강을 위해 더욱 사랑으로 지도하기에 힘써야 한다. 한 문화선교단체에서 벌이는 ‘미디어 금식’과 같은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밥’보다 더 좋은 것이 ‘인터넷’ ‘게임’ 등인만큼 미디어 금식은 젊은이들을 일깨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 본다.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 없이 고난받으심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셨던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이 주간 섬김과 베풂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개인만을 생각하는 유아적 신앙이 아니라, 이웃과 인류를 생각하고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비전을 바라보고 동참할 수 있는 장성한 신앙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하나됨 또한 고난주간을 보내는 한국교회가 묵상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매년 한국교회는 부활절 때마다 연합예배를 드림으로써 하나됨을 위해 힘써왔다. 그러나 단지 연례행사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부활절을 통해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 자매들과 함께 고백을 나누며 진정으로 연합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어둠이 짙다. 교세 성장이 정체 혹은 퇴보를 보이고 있다는 각종 통계지표들이 나오고, 교회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언론 보도들이 잇따르며, 이같은 상황을 틈타 안티 기독교인들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그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국교회 안에 이같은 모든 상황들을 극복하고 역전시킬만큼의 저력이 남아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 가장 큰 고독과 절망 속에서 승리하셨고, 그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분명 이 한국교회에 흐르고 있다. 고난의 기간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더욱 하나될 때, 부활의 주님의 승리와 영광을 이 땅 가운데 선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같이 우리의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우리가 환난 받는 것도 너희의 위로와 구원을 위함이요 혹 위로 받는 것도 너희의 위로를 위함이니 이 위로가 너희 속에 역사하여 우리가 받는 것같은 고난을 너희도 견디게 하느니라 너희를 위한 우리의 소망이 견고함은 너희가 고난에 참예하는 자가 된 것같이 위로에도 그러할 줄을 앎이라(고후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