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국이 한국, 미국과 함께 북한 정권의 붕괴를 포함해 급변사태(急變事態) 대비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SBS가 18일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달 16일부터 베이징과 장춘 등지에서 한국, 미국 등과 함께 북한 급변사태 대비 비공개 토론회를 갖는다고 중국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토론회엔 중국 정부 산하의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한국의 국방연구원, 미국의 태평양사령부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적인 것은 「북한의 핵무기 안전성 확보 문제」에 대한 토론방향이다. SBS는 『이를 위해 유엔평화유지군 형태의 중국인민해방군 개입 방식을 놓고 3국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략한 뉴스로 전체의 맥락을 파악하긴 쉽지 않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흘린 뉴스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인민해방군 개입(介入)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2.
북한지역은 대한민국의 영토(領土)이다. 북한정권(政權)은 미(未)수복지역인 북한지역을 불법적으로 통치하는 반(反)국가단체이며, 북한주민(住民)은 공산독재에서 해방시켜야 할 대한민국의 국민(國民)이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60년 열전(熱戰)과 냉전(冷戰)의 종식이며, 이에 대한 해결의 주체(主體)는 대한민국이다.

북한의 핵무기 안전성 확보의 主體 역시 대한민국과 동맹국가인 미국이 돼야 한다. 이것을 위해 韓美연합군은 「작전계획」을 준비해왔다. 중국이 핵무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북한에 개입(介入)하는 것은 주권침해 행위이다. 국제법상 불법(不法)이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유엔평화유지군의 모양새를 띠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타협하려는 스탠스를 취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것을 막아야 한다. 만일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인민해방군을 들여보낸다면 대한민국은 이를 외침(外侵)으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3.
상당수 한국인이 중국의 개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인민해방군이 들어갈 리도 없고, 들어간다 해도 오래 머물진 않는다는 것이다. 소위 북한민주화에 천착해 온 이들도 이 같은 주장을 하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주체사상(主體思想)과 사회주의(社會主義)에 대한 환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주장이다.

본질적 문제는 「중국의 군사적 개입」 이전에 김정일 이후 「중국의 정치적·경제적·문화적 개입」 그 모든 것이다. 김정일 이후 소위 「친중정권(친중예속(隸屬)정권, 친중괴뢰(傀儡)정권)」이 탄생하면 조선로동당은 붕괴(崩壞)되지 않고 회생(回生)한다. 설령 조선로동당이 무너져도 또 다른 간판을 내 건 공산당독재가 부활할 것이다. 공산당이 다시 살아나면 친북좌파도 사라지지 않는다. 한반도는 북한 공산당 + 친북좌파 연합세력에 이어 중국공산당까지 가세하면서 「좌파삼각형(red-triangle)」이 완성될 것이다.

Red-Triangle이 나오면 대한민국은 남미화(南美化), 적화(赤化)의 수렁에 다시 빠진다. 결정적으로 핀란드화(Finlandization)된다. 핀란드화란 중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강대국 뜻을 먼저 살피는 상황이다. 중국에 한국의 주권이 점점 자주, 점점 깊이 침해되는 현상이다.

중국의 자장(磁場)에 들어간 한국은 중국에 유화적(宥和的)으로 대응하게 되고 이 같은 심리적 대응은 도덕적 변화를 부를 것이다. 미국 중심의 해양(海洋)문명권에서 중국 중심의 대륙(大陸)문명권으로 이탈되는 것이다.

4.
미국은 역사상 제국주의의 특징을 가장 적게 보인 「선량한 제국(帝國)」이었다. 세계가 팍스아메리카나(Pax-Americana) 아래서 가장 큰 번영을 누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미국과 동맹을 맺었던 지난 60년은 우리에게도 축복(祝福)이었다. 단군(檀君) 이래 최대의 발전도 한미동맹을 통해 가능했다.

미국은 2차 대전의 敵國인 일본, 독일에게도 한 없이 너그러웠다. 배상도 없었을 뿐 아니라 사회를 재건시켰다. 점령지에서 대가 없이 물러났다. 한반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국주의완 거리 멀었다. 북한을 점령한 소련이 흥남의 첨단 공장 설비를 뜯어가는 동안 미국은 남한을 경제적으로 원조했고, 나라가 만들어지자 순순히 떠났다. 6·25때는 5만 명의 청년이 피를 흘려줬다.

중국은 압제적(壓制的) 나라다. 중국공산당은 특히 무자비했다. 50년대 공산혁명 이래 60년대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수천만 명의 자국민을 굶겨죽이고, 때려죽였다. 주변국과는 끊임없이 영토분쟁을 일으켜왔다. 티베트를 장악한 것은 물론 인도, 일본, 베트남, 舊소련과 다퉈왔고 타이완에 대한 무력침공을 준비해왔으며 6·25때는 한국을 침략했다. 아시아 인권유린은 중국이 진앙(震央)이다. 중국은 최악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점점 대놓고 제국주의를 추구하면서 중국 중심 질서(Sinocentric order)를 세우려 할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이미 공산주의자가 아니므로 더더욱 중국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은 민족주의(民族主義)를 이용해 전제적(專制的) 정권의 정당성을 합리화해 갈 것이다. 경제가 발전해 자유에 대한 중국인의 열망이 커질수록 공산당 정권은 민족주의를 더 부추길 수밖에 없다. 공산당 정권은 바라건 바라지 않건 민족주의에 바탕을 둔 제국주의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제국주의의 가장 큰 불똥을 맞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5.
중국제국주의는 이미 현실화됐다.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기간 보여준 중국유학생(?)들의 광란과 폭동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2008년 5월27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진강은 『韓美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유물이며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으로 현대 세계의 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訪中) 직전 나온 말이다. 진강은 이틀 후 자신의 발언이 완전한 것이며 계통을 밟아 이뤄진 중국 정부 공식입장임을 재확인했다. 타국의 동맹관계를 조롱하는 명백한 주권침해 발언을 국가원수 방문 직전 내뱉었다. 그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의 친중화(親中化)는 반미화(反美化), 즉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2008년 7월8일자 「국익을 다시 생각함(Rethinkimg the National Interest)」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동남아시아의 요소 국가들 일본과 강하고 민주적인 동맹을 누린다(democratic alliance)...또한 남한도 가난과 독재에서 민주주의와 번영으로의 고무적인 여행을 자랑할 수 있는 역사를 지닌 범지구적 동반자(global partner)가 되었다.』

한국은 partner, 호주, 동남아국가, 일본은 alliance! 이것이 한국에 실망한 미국의 반응이다. 만일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력 아래 「조금 더」 빨려 들어간다면, 자유통일도, 북한해방도, 일류국가도 먼 나라 이야기가 돼버릴 것이다.

7.
「중국식 개혁·개방」이라는 사기극을 앞세운 「親中정권 탄생」은 비과학적일 뿐 아니라 반민족적이다. 중국에 대한 낭만적 호감으로 인민해방군의 개입(介入)을 방관하거나 심지어 지지하는 것은 반역 그 자체이다.

북한 급변사태는 민족의 자주와 존엄과 미래를 가를 결정적 사건이다. 대한민국은 헌법의 명령에 따라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 2300만 북한주민의 자유와 4700만 남한국민의 번영을 위해 필요하다면 중국과 일전(一戰)을 각오해야 한다.

-리버티 헤럴드 김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