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에게 있어 설교는 가장 많이 하는 것이기도 하고 가장 자신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가장 자신 없는 것이 설교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열린 KAPC 서북미노회 정기노회에서는 설교에 대한 패널 토의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토의는 김미성 목사의 사회로 최인근 목사(빌립보장로교회), 권혁부 목사(시애틀 비젼교회), 송철웅 목사(밴쿠버헤브론교회)가 설교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나눴다.

김미성 목사 :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설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빌립보 장로교회 최인근 목사
최인근 목사 : 지금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설교는 본문 중심의 설교라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대는 정보의 홍수 시대다. 고급 정보를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 많이 알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 들어가면 더 많은 설교를 접할 수 있다. 현 시대의 설교에서 정보와 지식을 전하는 것만큼 우매한 것은 없다. 정보화 시대에 설교자가 전해야 할 것은 성경의 진리다.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진리를 목회자에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권혁부 목사 : 현 시대는 두 가지가 시급한 시대다. 바로 기독론과 종말론이다. 현대의 교회는 이 두 가지가 상실된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기독론은 진부한 이야기고 종말론은 나와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입을 다무는 것은 목사로서 직무유기다. 주님 앞에 서는 종말이 있음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깨닫게 해야 하지 않는가?

송철웅 목사 :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설득과 지식을 가지고 변하지 않는다. 복음이 그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날 설교에서는 회개라는 말을 들을 수 없다. 너희가 죄인이라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심을 그들의 마음속에 전해주어야 한다.

김미성 목사 : 그렇습니다. 회개를 말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민교회의 특성상 여린 마음을 가진 성도들에게 회개를 말하기는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설교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까?

송철웅 목사 : 하나님의 심정이 무엇이겠습니까?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분노와 진노가 있지만 하나님의 애닮은 사랑과 긍휼하심, 또 우리를 보면서 아파하시는 심령이 너무도 잘 나와 있다. 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목회자의 시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각을 가지고 그들을 대하고 설교를 전할 때 감동이 된다. 또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회개는 성도들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목회자도 동일한 것이다. 우리가 먼저 울어야 한다. 우리의 죄를 놓고 울어야 하고, 이 시대를 놓고 울어야 하고,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를 위해 울어야 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꿇어 울어야 한다. 내 자신부터 주님의 사랑에 감격해야 한다.

최인근 목사 : 맞다. 먼저 설교자부터 하나님 말씀에 강한 감동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설교자는 사람들은 의식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신껏 설교하고 진정한 설교자가 되려면 교회 성장병에서 자유 해야 한다.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설교한다면 그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이 아닌 사람의 종이 되는 것이다. 교회에서 사례비 받으려고 설교하는 것이 아니다. 담대함이 필요한 시대이다. 하나님의 종이라는 확신 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혁부 목사 : 한국전쟁이후 암울했던 한국 상황 속에서 기독교는 날로 확장했다. 새벽기도가 살아있었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애타는 갈망이 있었다. 그러나 삶이 윤택해지고 생활의 편리함이 날로 더하자 하나님을 멀리하고 재미와 유희를 추구하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회개를 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지금의 시대는 거짓된 사랑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을 전하는 것에서 회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미성 목사 : 목회자들에게 설교에 대한 교훈을 전해주신다면?

▲시애틀 비젼교회 권혁부 목사
권혁부 목사 : 설교를 준비하면서 시대적 사건을 관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찾는다. 또한 이를 놓고 기도하면 성령께서 주시는 메세지가 있다. 혼란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하심과 그에 따른 경륜을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지혜로울 수 있는 부분도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인근 목사 : 목회 초창기부터 녹음해온 설교를 들어보면 젊은 시절에는 책망하는 설교를 종종 했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복을 주시는데 성도들은 무엇으로 화답하고 있습니까?'성도들의 마음에 찔림을 주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누가 자유 할 수 있나?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필요하다.

송철웅 목사 : 예전의 설교는 선포였다. 요즘 성도들을 깨우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많은 방법이 있다. 그들에게 이슈가 되고 관심이 있는 내용 역시 하나님의 역사 안에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역사에 통치자이시다. 그 하나님을 지혜롭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목회자는 성경과 함께 사회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김미성 목사 : 설교와 교육은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밴쿠버 헤브론교회 송철웅 목사
송철웅 목사 : 교회에서 한 주에 네 번 정도 성경강해 시간을 갖고 있다. 성도가 변화되기 위해서는 하나님 말씀에 동의가 필요하다. 지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왜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특히 이민교회 성도들은 각자의 성향이 있고 주관과 소신이 뚜렸하다.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하나 됨이 무너지게 된다. 특성은 달라고 마음이 하나로 모이기 위해서 성경 교육이 필요하다.

권혁부 목사 : 교육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천으로서의 기본을 알게 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그리고 설교 시간을 통해서는 교육 시간에는 느낄 수 없는 감격과 결단이 있을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

김미성 목사 : 교회 내에서 목회자가 설교 도중 시사적, 정치적 접근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이뤄져야합니까?

최인근 목사 : 정치적 입장표명은 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시사적 접근은 하나님의 섭리하심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시사적 설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심이 세상 내용이 되어선 안되고 하나님의 말씀에 있어야 한다.

권혁부 목사 : 마찬가지다. 정치적 이슈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를 설교 시간에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김미성 목사 : 강단에서 하는 말과 설교자의 삶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철웅 목사 : 설교자가 하는 말과 그의 삶이 동일하지 않을 때가 있다. 설교는 성도에게 전하는 것 이전에 설교자 자신에게 먼저 해야 한다. 설교자가 부족함과 허물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 크리스천인 모두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푯대를 삼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인근 목사 : 설교자가 완전하기 때문에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설교에서 여러분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란 말을 사용한다. 목회자 이전에 죄인인 것이다. 약할 때 강함되시는 주님의 말씀처럼 내 약함 속에도 주께서 사용해주셔서 전하는 것이지 목회자가 완전하다고 외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