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를 생지옥으로 바꿔 놓은 이번 대지진 참사는 지질학적 위치와 빈곤 등 사회문제,
허술한 건축기준, 불운 등이 겹쳐서 일어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아이티는 1804년 독립한 이후 34번의 쿠테타를 겪으면서 국가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되었습니다.
미국은 아이티에 대해 군사개입과 점령, 후퇴 정책을 반복하면서 아이티를 더욱 혼란시키고 말았습니다.
2차대전 이후 ‘파파 독’이라고 불린 프랑수아 두발리 대통령 독재 정권 시절 3만명이 살해되고
그가 죽은 후 19살 아들인 ‘베이비 독’ 장클로두 두발리에가 아버지의 공포정치를 이어갔습니다.
아이티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하던 미국은 1986년 베이비 독에 압력을 넣어 하야시켰습니다.
그후 쿠테타 정부가 축출되고 다시 복위되면서 아이티는 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정치 혼란 속에서 허리케인이 강타해 가난한 국민들은 계속 죽음의 재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08년, 한달 만에 4차례의 허리케인으로 아이티 국토 전역이 폐허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아이티는 ‘허리케인 벨트’에 위치해 있으며 지진지역에 위치했기 때문입니다.
남반구 최빈국인 아이티는 900만 인구의 7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인구의 3분의 2가 실업자이며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면서
전체 인구 4분의 1이 넘는 200만 이상이 수도에 모여 대규모 슬럼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이 아이티 수도를 무너뜨리면서 슬럼가를 덮쳐 더 많은 사상자를 낸 원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기관은 <국가• 가정• 교회> 세가지입니다.
국가와 교회, 가정은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는 청지기로서의 사명이 있습니다.
❶ 국가- 하나님의 왕권
롬 13:4. “그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네게 선을 이루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위하여
보응하는 자니라.” For he is God's servant to do you good....
국가는 하나님의 왕권 대행자로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사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아이티 사태에서 보듯이 한 국가의 통치자들이 하나님의 사자로서의 의무감을 망각하고
백성들 위에 군림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을 채우려 할 때 국민들은 큰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사회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계속 정치적 불신과 의심에 빠져있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통치 대행권이 국민에게 미치지 못하는 실패와 고통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에게 선과 악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하나님이 보내신 사자들입니다.

❷ 가정-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
엡 5:31-33. “이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내가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그러나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같이 하고
아내도 그 남편을 경외하라.”
국가가 하나님의 왕되심을 보여주는 기관이라면, 가정은 하나님의 아버지되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 가정은 더 이상 하나님의 가족, 하나님의 부모 권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서 남편들은 더 이상 <머리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무능에 빠져있으며
부모와 자녀 역할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 진정한 <부모 권위>를 상실해 버렸습니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한 부부들은 서로의 만족을 위해 상대방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상대방을 자기 인생의 소모품으로 여기고, 소모품으로 가치가 있는 동안만 사랑합니다.
더 이상 자기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게 되면 차갑고 형식적인 관계만 있을 뿐 사랑은 없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그림자만 남은 가정, 부모가 있지만 존재감을 느낄 수 없는 가정은
이미 하나님의 가정으로서 기능과 능력과 축복과 즐거움을 상실해버린 가족일 뿐입니다.
가정은 있지만 가족은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느낄 수가 없습니다.

❸ 교회- 하나님의 목자되심
요 10:11-12.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삯군은 목자도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늑탈하고 또 헤치느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세 번째 기관은 교회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목자되심을 보여주는 기관입니다.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교회는 목자와 양의 인격적 관계를 떠나 기능적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목사도 더 이상 목자로서 역할을 원치 않게되고 교인들도 양의 위치보다 관객의 자리에 만족합니다.
목사와 교인의 관계도 서로의 만족과 필요에 따라 연결되는 이기적 관계일 뿐입니다.
교인들도 더 이상 목자로서의 목사를 기대하지 않고, 목사도 교인들에 대해 마음을 닫았습니다.
선한 목자와 목자를 따르는 양, 그리고 푸른 초장의 상징은 과거의 추억일 뿐입니다.

근본주의적 신앙관으로 세상 문제를 해석하는 팻 로버트슨 목사는
아이티 사태에 대해 악마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TV 설교가(텔레반젤리스트 Televangelist)인 그의 해석은 이미 목자의 기능을 잃었습니다.
프랑스가 아이티를 점령하고 있을 때 아이티 사람들이 악마를 찾아가 독립시켜주면 악마를 섬기겠다고
맹세한 뒤에 악마가 프랑스 군대를 쫓아내고 아이티 사람들은 그후 악마의 저주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부두교의 나라>로 알려진 아이티 국교는 로마 카톨릭입니다.
아프리카 토속 종교 부두교가 카톨릭 신앙과 혼합되어 부두교가 아이티를 지배하고 있지만
자연재해와 재앙을 악마의 저주라고 해석하는 것은 미신적 해석이며, 아이티에 더 큰 고통을 줄 뿐입니다.

아이티 사태를 보면서 국가와 가정, 교회의 기능이 마비된 사람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했습니다.
불과 20여초의 짧은 시간에 강한 지진의 진동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의 무능과 타락은 지금도 한 국가를 강한 진동으로 뒤흔들고 있으며
가정에서 부부관계와 부모 자녀관계의 파괴는 그 가정에 있는 사람들의 인생과 미래를 위협하고 있고
참된 목자를 만나지 못한 채 체념하고 교회생활하는 교인들의 삶에서 행복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 시대에 국가와 교회와 가정에 하나님의 리더십이 회복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하나님의 리더십이 되살아나도록 힘써 노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