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저명한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지진 참사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입은 아이티의 외국 빚을 국제사회가 나서 감면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 전미복음주의협의회(NAE) 대정부 담당 부회장 리처드 시직 목사가 각 분야에서 뜻을 함께 하는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손잡고 최근 설립한 ‘공동선을 위한 신복음주의 파트너십(New Evangelical Partnership for the Common Good)’은 복음주의 교인들로 하여금 “슬픔 속에 있는 자들, 다치고 살 곳을 잃은 자들을 위해 긍휼의 정신을 갖고 그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하는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 단체다.

신복음주의 파트너십은 최근 아이티 지진 참사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예수님께서 빚에 억눌린 이들을 자유롭게 하는 일에 함께 일하도록 부르셨다고 믿는다”며 “이는 특히 위기의 때에 더 긴급한 요청”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아이티의 강력한 대지진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의 사회 기반 시설을 모두 파괴시켰고 재건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물질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우리는 아이티 정부가 채무를 지고 있는 모든 국가들과 기구들이 빚으로부터 아이티를 자유롭게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 성명은 총 60명의 저명한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이름으로 발표됐다. 성명에 공동서명한 주요 인사로는 조엘 헌터 박사(버락 오바마 대통령 종교 자문 담당, WEA 북미이사), 짐 월리스 박사(소저너스 회장), 리처드 마우 박사(풀러신학교 총장), 새뮤얼 로드리게즈 박사(전미히스패닉크리스천지도자협의회), 데이빗 거쉬 박사(인권을위한복음주의 창립자) 등이 있다.

이번 성명은 향후 5년간 아이티 정부에 3천8백만 달러의 채무를 감면해 주기로 한 세계은행(IBRD)의 최근 결정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이티 재건을 위해 1억 달러를 무이자로 대출해 줄 것을 제안하는 등 지진 참사로 인한 아이티의 짐을 나누려는 국제사회적 움직임에 고무된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이같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내놓은 결과물이다.

아이티는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이후 약 2주일이 지났지만, 피해 상황이 워낙 커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이티 정부는 지진으로 국민의 3분의 1인 300만 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 사망자 수가 20만 명, 부상자 수가 25만 명 정도에 이재민이 150만 명 가량 발생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지진 이전에도 최대 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아이티는, 수도인 포르토프랭스가 초토화되면서 대통령궁을 비롯해 정부 건물이 모두 무너지고 항구, 공항, 도로 등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아이티 재건에는 최소 5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