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의미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도 정말 기묘하다. 시간적인 의미에서 보면 한 해의 끝과 동시에 교회력으로는 한 해의 시작이다. 아기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은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들(동물과 식물, 우주만물)이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탄은 역사(시간+공간)의 중심이 되고, 시공간의 제약을 받아 죽을 수 밖에 없는 모든 피조물에 생명의 빛을 선사한다. 천장의 구멍 난 곳으로 무수한 별들이 보이고 사람이 동물에게 식물을 먹이는 마구간에서의 첫날을 맞이한 아기예수를 한번 상상해보라! 그러면 성탄이 한 아기의 탄생 훨씬 이상의 것 즉, 구원대상이 인간만이 아닌 온 우주만물(공간적 의미)이 다 포함되고, 창조이래로 하나님을 배반한 사탄을 공격한 우주적 진군(시간적 의미)임을 알려준다.

이렇게 성탄은 시간과 공간적으로 엄청난 의미를 주는데 그분의 탄생일이 해가 바뀌고 시간이 갈수록 외면을 받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성탄인사가 더 이상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닌 “해피 할러데이”로 변질되었고, 정작 생일의 주인공은 축하 받질 못하고 상관없는 이들이 주인이 된듯하다. 그분을 대신해서 마땅히 초대받고 위로를 받아야 할 성탄축하객인 소외된 이웃들과 빈자들(예수는 그들을 곧 자신이라고 동일시함)의 공간이 경제적인 이유로 더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성탄자선남비와 불우이웃돕기 등의 모금집계 발표)가 들려온다. 그렇다 보니 성탄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준비하는 대림절기간은 그저 한 해 동안의 일들과 사람들에게 주고 받았던 물질과 아쉬움을 결산하거나 유명 몰에서 더 싼 물건을 고르고 장보는 날들로 묻혀버린 듯하다.

그러나 곰곰히 우리 민족을 생각하면, 성탄의 시공간적 의미를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 왜냐하면 성탄의 시간적/공간적인 의미와 세계선교의 관점으로 보면 북녘이 ‘21세기의 마구간’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이미 수 십만 명의 순교자가 있었고, 현재 45만 명의 그리스도인들(미국선교단체의 집계발표)은 지하에서 아기 예수를 맞이할 준비(복음전도)를 목숨을 걸고 하고 있다 한다. 그리고 그 마구간 주위로 많은 믿음의 형제들(샘을 비롯한 선교단체들)이 그들의 필요를 돕고 있다. 물론 마구간 근처에는 동물처럼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주변 강대국들이 수백 년 동안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의 등뒤에는 긍휼한 마음으로 우리 민족을 다시 회복시킬 하나님께서 계심을 잊지 말자!

만약 어느 해 성탄절에 우리 민족이 복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이 일은 금세기 최고의 뉴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 60여 년 간 그 참혹한(우리가 도저히 상상 못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믿은 우리 동족들의 감동의 간증들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저 동남아시아와 이슬람 지역으로 전해진다면, 많은 민족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듣게 될 것이고 아울러 도무지 ‘화해하지 못할 민족’이라 여겼던 세계인들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다시 믿게 되지 않을까! 이렇듯 성탄은 그 어떤 제한된 시간과 공간속으로도 육박해 들어 오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탄생일인 것이다. 그래서 이날 인류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생명을 얻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북녘 땅-‘21C 마구간’에 아기예수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우리의 동족들이 세계인들을 향해 성탄합창곡을 부를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돕는다면, 우리는 성탄의 시,공간적 의미와 영광을 지금부터 영원히 누리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 그 복역의 때가 끝났고…”(헨델의 메시아 중 ‘예언과 탄생’)

박상원 목사_샘시애틀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