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 중 절반은 진화론을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신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기독교 설문 조사 전문 기관인 퓨 포럼은 최근 미국과학자협회(AAAS) 회원들을 대상으로 신의 존재를 믿는지 물었다. 이 결과, 조사에 응한 과학자들의 절반 가량인 51%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은 41%로 이보다 적었다.

AAAS에 따르면, 현재 미국 과학자들의 87%는 진화론을 지지하고 있다. 퓨 포럼은 지난 1914년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조사에서 신을 믿는다고 답한 비율은 42%였다며, 진화론과 창조론 간 대립이 팽팽하던 100여 년 전보다 진화론이 지배적인 오늘날 오히려 더 많은 수의 과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퓨 포럼 수석 연구원인 데이빗 매씨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진화론과 종교가 양립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과학자들은 특정 교파나 교단에 소속되는 경향이 적은 가운데서도, 개신교를 종교로 가진 과학자가 2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가톨릭(10%), 유대교(8%), 복음주의 교회(4%) 순이었다.

또한 과학자 집단 내에서도 연구 분야에 따라 종교성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져, 화학 분야에서 과학자들의 종교성이 가장 높았고(41%), 이에 비해 생물학이나 의학 분야는 낮은 편(32%)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도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과학자들일수록 신의 존재를 더 믿는 경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