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종교편향’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다. 그 중에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었고, 일부 이웃종교인들이 오해한 부분도 있었다. 어찌 됐건 이같은 논란은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오해가 해소되며 시간이 흘러 격해진 감정이 사그라들면서 큰 종교 분쟁 없이 지금은 잠잠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한 불교계 언론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를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며 이에 불교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해묵은 이 논쟁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평소 TV로 예배를 드려오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를 청와대로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는 것.

헌법파괴 종교편향 종식 범불교대책위원장 승원 스님은 이에 대해 “다종교 사회에서 개인적인 신앙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청와대로 직접 목사를 불러 예배를 드린 것은 모든 종교를 아울러야 할 최고 통수권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으며,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도 “대통령의 편향된 종교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종단과 협의해 불교계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교계의 이같은 반응에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다. 대통령이 개인의 신앙생활을 위해 불가피하게 내린 선택에 대해, 앞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비판하며 “불교계 차원의 대응 방안”까지 운운하는 것은, 종교간 화합 뿐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까지도 침해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출석교회인 소망교회에 가는 대신 TV를 통해 예배를 드려왔다. 간혹 성탄절이나 부활절 등 중요 절기에 소망교회 예배에 참석했을 때조차도, 일각에서는 ‘종교편향’을 운운하며 비난해 결코 편히 예배를 드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기독교 내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신앙생활에 대해 우려하며, 지방의 여러 교회들을 사전 통고없이 불시 방문해 예배에 참석하거나 은퇴한 원로목사들을 돌아가며 초빙해 예배를 드리는 등의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대안 제시도 없이 청와대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것만으로 ‘종교편향’을 말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종교편향’이란 특정 종교에만 부당하게 혜택을 주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이 ‘종교편향’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여 공직자들의 정당한 신앙생활에까지 간섭하고 왈가왈부한다면, 이는 기독교 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 유익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다.

기독교계 또한 이러한 논란을 통해 ‘종교편향’ 논란이 아직도 이 사회 속에 잠재돼 있음을 알고, 이같은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모든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고 공평무사함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