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 새로 나온 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곳에 새로 이사 와서 누군가에게 와싱톤한인교회에 나가게 되었다고 말했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정색을 하면서 "당신이 무슨 배짱으로 그 교회에 갈 생각을 했어?"라고 묻더랍니다. 그래서 "아니, 그 교회가 어떤 교회길래 그렇게 말합니까?"라고 되물었답니다. 그분은 "그 교회는 배운 것이 많거나 가진 것이 많지 않으면 명함도 못 내미는 교회였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교우는 제게 "교회 안에서 보니 배운 것 혹은 가진 것으로 티내는 사람이 없어 보이는데, 왜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생겨난 소문입니다. 와싱톤 지역에서 처음 생겨난 교회로서, 당시에 이 지역에 살던 이민자들이 대부분 주재원이거나 유학생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한 동안 교회의 기둥으로 역할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되고 보니, 이민자의 계층이 다양해진 다음에도 그런 배경을 가진 분들이 많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긴 소문입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교회가 양적 팽창을 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이민자들이 교회에 들어오셨습니다. 그로 인해 이 소문은 이제 더 이상 진실이 아닙니다. 아니, 처음부터 그 소문은 반쪽 진실이었습니다. 배운 것이 많고 가진 것이 많다 해도, 교회 안에서 그것을 가지고 내세우는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문과 함께 아직도 떠돌고 있는 소문이 또 하나 있습니다. "와싱톤한인교회는 차갑다"는 소문입니다. 우리 교회를 오래 다닌 분들의 증언에 의하면, 한 때 실제로 냉냉할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오래 전에 바뀌었습니다. 요즈음에 새로 오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좋다고 하십니다. 이런 평가를 들으면 마음이 기쁩니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교회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소란하고 들 떠 있는 분위기보다는 차분하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차분한 것은 자칫 침체되기 쉽고, 따뜻한 열기는 식을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담임목사로서 저는 우리 교회의 온도가 2도 정도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철에 실내 온도를 2도만 올려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 이상을 올리면 건조해지고 공기가 탁해 집니다. 춥다 싶으면 2도 정도만 올리면 됩니다. 영적 온도도 그렇습니다. 2도 정도만 더 따뜻해지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2도 정도만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교우 여러분에게 청합니다. "우리 교회의 영적 온도를 2도 정도 올리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고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각자가 하지 않으면 이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