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새벽, 신앙 부흥회에 참여하기 위해 센터빌 연합감리교회에 교우들이 모여들 즈음, 예배당 입구에는 라티노 형제자매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아침 급식을 제공하고 기타 생필품을 나누어 주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교우들은 기다랗게 늘어선 줄 곁을 지나 예배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예배당에 들어와 집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마음을 준비시키는 기도를 하려는데, 도대체 기도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먹을거리를 위해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우리는 그 곁을 지나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니! 마음이 영 불편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생각났습니다. 제 자신이 마치 강도당한 사람을 보고 지나친 제사장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님은 우리가 모여 있는 예배당 안이 아니라 문 바깥에서 그들과 함께 줄을 서 계실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되어 강사로 오신 손희영 목사님께서는, 누가복음 19장에 나오는 삭개오의 이야기를 기초로 하여, "구원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물질로부터 자유함을 얻어야 하고, 그 결과로 이웃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리 모두의 양심을 아프게 찌르셨습니다. 말씀이 끝나고 난 다음, 저는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아침, 저들을 위해 한 끼의 식사라도 나누어라’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우들에게 청했습니다. 헌금을 하여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제 사역을 돕자고 말입니다.

그 새벽에 모아진 헌금이 $ 1,498이었습니다. 그 돈을 전달 받은 센터빌 연합감리교회 선교부장이 크게 감동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새벽 예배에 참석하셨던 교우들께서 나중에 제게 직접 혹은 email로 감사의 뜻을 전해 오셨습니다. 그분들도 저와 동일한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랬기에 자신의 지갑을 열어 나누는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마음 따뜻한 교우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오늘부터 앞으로 다섯 주일 동안 Shnase 감독께서 제시한 ‘열매 맺는 교회의 다섯 가지 습관’(Five Practices of Fruitful Congregation)에 대해 설교할 것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서 ‘후한 인심’(extravagant generosity)이 주제입니다. 오늘은 또한 ‘평신도 주일’이어서 평신도들께서 설교를 하십니다. 목회자들은 저만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드리고 배울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부터 3주일 동안 Grocery Card를 모읍니다. 가난한 가족들은 깡통에 담긴 음식으로 연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수감사절에 만이라도 신선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 Card Drive의 취지입니다.

"인심은 광에서 나온다"는 옛말이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광이 부자일수록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심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옵니다. 이번 추수감사절 계획에 ‘나눔’의 공간이 전보다 더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이 클수록 우리의 인심도 넉넉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