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제게 푸념을 합니다. “아빠 왜 풋볼 경기가 매주 금요일 날 있는지 몰라”. 이 말은 아마도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어 고민이라는 뜻 같았습니다. 아마 목사 아들이기에 금요 모임에도 가야하고, 학교에서 하는 풋볼 경기도 참여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민이 되었습니다. “넌 목사 아들이니 그런거 안 해도 된다”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그럼 “너는 금요 모임 안가도 되니 풋볼 경기 가라”고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풋볼이 금요일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고민하고 있는 아이의 생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 생활을 잘 하고 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신앙적 생활과 인간적 생활이 충돌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삶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우리가 신앙인이기에 만나는 충돌입니다. 만일 아이가 목사의 아들이 아니거나 믿음을 가진 아이가 아니라면 그냥 고민 없이 게임에 참여하면 됩니다. 그것을 두고 고민하고, “왜 그럴까” 답답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난 아들이 고민하지 않고, 좋은 것을 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믿는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몸에 베어져서 앞으로 만날 더 많은 갈등을 믿음과 신앙의 삶 편에 서길 바랍니다. 무엇 때문에 세상이 주는 환경 앞에 고민하고 갈등하게 하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문득 믿음의 사람이었던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 땅에 기근이 오자 고민하는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저 없이 애굽으로 내려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계속적인 위기 앞에 서게 됩니다. 아내가 너무 예쁜 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것도 누이라고 속여서 넘어가기로 작정합니다. 한 번 믿음의 사람이 믿음을 저버리면 반복적으로 문제 앞에 서게 됩니다. 그럼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지게 됩니다.

우리가 이렇게 세상적 환경과 믿음의 삶에 갈등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신앙 생활에 위기가 찾아 오는 것입니다. 그것을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의지 하지 않고, 잊어버릴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씀합니다. 기도를 잃어 버린 것입니다. 예배가 즐겁지 않고, 신앙 생활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 가는 것이나 신앙적 활동보다 풋볼이 재미나 보이고 아쉬워 보입니다. 다른 세상적인 약속이나 유익들이 믿음을 지키는 것보다 유익하고 즐거워 보이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도착했을 때 그는 흥분했습니다. 그는 반복적으로 고민 없이 기도하고, 예배하고, 하나님과 교제 했습니다. 그러나 가나안에 기근이 오자 그 동안 해오던 신앙적 삶을 버리고, 생각 없이 애굽으로 내려가 버립니다. 그 후로 더욱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을 만나고, 해결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문제는 기근이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너무 예쁜 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가나안을 떠난 것도 문제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약해진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기에 아무 생각 없이 믿음의 자리를 떠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난 우리 아이뿐 아니라 믿음의 길에 선 모든 성도들이 아브라함과 같은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세상을 원망하거나 ‘잘못된 룰’이라고 푸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그것이 지극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에 흔들리고 아쉬워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 내가 그 일 때문에 고민하는가?” 그것은 신앙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저 없이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라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자신을 하나님 앞에 두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의 교제가 서운해졌을 때 문제가 생긴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만일 친구와의 약속이, 세상적 행사가 하나님의 날과 충돌한다면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는 것입니다. 속히 자신을 점검해 보길 바랍니다. 나의 신앙,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고, 더욱 즐거운가? 말입니다. 그것이 분명하다면 나머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 속에 누릴 복들을 경험하는 것뿐입니다. 반복적인 신앙 생활이라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하나님과 만났던 기도의 자리, 예배의 자리에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아브라함에게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길을 복된 자리로 인도하신 그 하나님, 그분은 능히 우리의 삶도 인도하시고 날마다의 삶 속에서 기쁨과 만족한 즐거움을 주실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즐거워하고,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더 깊은 관계로 신앙 생활 하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