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4시,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한 라티노들과 동그랗게 모여 앉아 찬송하고 예배드리는 시간, 유창한 스패니쉬로 복음을 전하는 조영길 목사를 만나 보았다.

어떻게 목사의 길을 가게 되셨습니까?

남미에서 14년간 살면서 집사로 섬기고 있다가 미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미국 와서 목회자의 길로 들어가게 된 것은, 99년에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한국인 후예가 많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16명의 선교팀을 구성해서 가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선교에 대한 소명을 받았습니다. 멕시코에서 돌아오자마자 99년도 1월 1일부터 침례 신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고, 금년 2월에 목사안수 받게 되었습니다.

굿스푼에서 사역하게 되신 이유는?

굿스푼이 제작년 4월에 시작해서 만 2년 2개월 되었는데, 저도 원래는 만 3년전 신학대 졸업하면서 이런 사역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굿스푼을 알게 되었고, 따로 하나 더 시작하느니 이미 있는 곳에 가서 돕는 것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굿스푼에서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십니까?

지금 하는 굿스푼에서의 저의 사역은 한국인에게 스패니쉬 가르치는 것과 예배때 설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주로 하는 사역은 예배사역입니다. 월, 수, 토요일의 낮예배와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한 40명 가량의 라티노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고, 주중 길거리에서 아침부터 일을 기다리다가, 일 잡지 못한 사람이. 낮 11:30 분 정도에 배는 고프고 돈을 없는데, 그들을 차로 한 바퀴 돌면서 초청합니다. 그러면 애난데일 세이프 웨이의 파킹장 일정한 장소에 모입니다. 아직은 허가해 주는 한국 교회가 없어 파킹장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때때로 메릴랜드 랭글리팍과 셜링턴에 가서도 예배를 드립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는 김재억목사, 알라바마에서 소셜워크를 전공한 전공자인 김정수집사, 이사장님이신 김후남 장로님입니다. 우리들의 팀웍은 정말 더 할 나위없이 잘 맞습니다. 김재억목사님이나 김정수 총무나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사명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시며 둘 다 하나님의 종으로서 겸손하십니다. 제가 설교나 스패니쉬 강의 부분에서 도울 때 참으로 고마워하시고, 서로 사역하는 1년간 한 번도 얼굴 붉히는 일 없이 기쁘게 일해왔습니다. 또한 이사장님이신 김후남 장로님은 굉장히 겸손하시고 뒤에서 굳은 일 다 하시고 숨어서 일하십니다.

스패니쉬는 어떻게 가르치시게 되셨습니까?

스패니쉬를 가르치는 목적은 19년 전 한국 식당에 갔는데, 스패니쉬 버스보이가 그릇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인 웨이트레스들이 반말을 하고 욕설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사람은 스패니쉬를 못하고 라티노들은 영어와 한국어 다 못하는 현실 속에서 한국인들이 저런 식으로 대하면 라티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안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엘에이에서와 같은 흑백 갈등이 여기에서 우리 한국사람과 스패니쉬 사이에 생길 것은 뻔합니다. 그것을 막으려면 누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일 해야 하는데, 저는 먼저 스패니쉬를 한국인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으로 스패니쉬를 공부하고 (외대 서반아어과 졸) 14년 중남미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내가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서 2001년도 한국일보사가 운영했던 미주 서울 방송을 찾아가 5년간 아침에 스패니쉬한 마디 코너를 했습니다. 2002년에는 중앙일보가 생겨서 거기서 또 스패니쉬를 가르쳤습니다. 지금은 굿스푼 주최로 성당에 가서도 가르치고. 교회에서도 가르칩니다.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 무료 공개강좌를 3년간 했습니다.

앞으로는 말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라티노들을 고객으로, 종업원으로 대할 때에 중남미 에티켓에 대해, 특히 그들의 인사 잘 하는 문화를 가르쳐주고 한국식 노사관계가 아닌 인격대 인격으로 대해주는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을 돕길 원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굿스푼의 재정이 튼튼하지 못해서 도와주려는 차원도 있습니다.

센센 브레노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보기에도 남의 나라 국경을 넘어와서 산다는 것 자체는 옳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중남미의 여러 나라가 경제적으로 미국의 시장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미 자본이 중남미에 들어가서 투자된 결과 이것이 미국의 부의 축적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자연자원이 풍부한 중남미 나라의 원료를 미국 재벌들이 가서 원료를 값싸게 들여와 미국에서 가공해 더 나은 값에 팔아 이득을 남기는 방식으로 말이죠. 사람들이 즐겨 먹는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에 비해 여러 가지 요인으로 가난한 중남미 사람들은 배고픔을 이기고 잘 살아 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남의 나라에 불법으로 들어와서 돈을 벌어 자국으로 송금하는 것,그것은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자국의 국경을 더 감시하고, 합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며, 이미 들어와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영주권을 주겠다라는 것은 타당한 것일 것입니다.

넘어온 라티노들은 대개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거나 대부분은 초등학교 2-3학년 다니다가 시골에서 쪼들리고 가난하게 살다가 자기 친구가 미국에서 송금하는 것 보고, ‘나도 가족을 잘 살게 해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죽도록 일하기로 작정하고 온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온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은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들이며, 잘 살아보겠다는 각오가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남미에 게으른 사람들 많지만, 여기 미국에 넘어온 이들은 대개가 다 아주 성실하고 언제나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며 오히려 일거리가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예전에는 일자리가 많았지만 요즘 주택경기가 떨어져서 일거리가 떨어지기 시작했을 뿐 더러 주민들이 스패니쉬가 나와서 길에서 일거리를 찾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기 싫다며 경찰에게 단속하게 합니다. 그래서 더욱 일자리가 없어 라티노들이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헌돈이라는 곳에는 주민들이 스패니쉬 길거리에 보기싫다 해서 카운티에서 한 장소에 돈을 주어 일정한 장소에서 라티노를 고용케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 준 미국 공무원 시의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떨어졌습니다. 혼돈 지역과 같은 형식의 아난데일 지역에서 용역에 지원했는데, 혼돈지역의 선거 패배 사례 때문에 홀드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잘 되어 미국에 있으면서 어려움에 처한 라티노들을 도울 수 있길 원합니다.

굿스푼에서 목사님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지금 하고 있는, 말씀 전하는 것. 그게 제 제일 첫째가는 일입니다. 이것을 못하면 다른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신학대 들어갈 때 목사안수 받은 목적이, 선교사로서의 목적으로 시작했고 그렇기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라티노 일용직 노동자에게 말씀을 전할 겁니다. 인간이 누구이며 하나님과 예수님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신지, 그리고 우리가 크리스천으로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갈 것인가. 그것을 중점적으로 가르칠 겁니다.

말씀을 듣는 라티노들을 보면, 와서 말씀 듣고 다른 곳으로 가고. 그러면 또 계속 새로 와서 말씀을 듣고 갑니다. 아난데일 지역에 살면서 말씀을 전한 라티노들을 헤아려보면 제 발로 와서 스스로 말씀듣고 간 이들이 몇 백명은 족히 넘을 것입니다. 그 사실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어요. 제가 한국사람 위한 교회를 세운다면 몇십 명이 듣겠습니까. 그런데 몇백명이 일년 사이에 와서 말씀 듣고 갔던 사실이 그렇게 기쁠 수 없어요.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요점 교리를 항상 강조를 하고, 가끔가다 같이 기도를 합니다. 영접기도도 함께 해 주면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러면 서서히 이 사람들이 변해요. 옛날 같으면, 차타고 지나갈 때 차이니스라고 불렀지만 그런데 지금은 에르마노(형제여)나 빠스또르(목사님) 이렇게 부릅니다. 이 말은 제 설교를 들었다는 증거입니다. 작년 7월부터 애난데일에서 일용직 노동자에게 설교를 해오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음식을 해 주고, 예배 같이 봐 주고 아픈 사람 치료해주고, 어려운 사람 울면서 기도해주고, 실명위기에 처한 사람 눈을 고쳐주기도 하니 라티노들이 참 감사해합니다. 또한 제가 미국에서 중남미로 선교 나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중남미형제들에게 말씀 전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제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설교를 떠나 자기나라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놀라운 것으로 다가가고, 자기 나라말로 설교했을 때 더욱 귀담아듣게 됩니다. 앞으로 계속 설교하고 예배를 드리는 사역의 지역을 확장해서 더 많은 이들이 말씀을 듣도록 하는 것이 첫째 비전입니다.

둘째는 여기 라티노들하고 한국사람하고 가깝게 친목을 다지는 것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지난달에 라티노와 친선축구 경기를 했습니다. 라티노 3팀, 한국3팀으로 나누어서 했는데, 셜링턴에서 온 급조된 팀이 2등을 해서 2등컵을 주고 mvp선수 상 주었을 때 정말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앙일보에 크게 사진이 실려 그것을 따로 빼 신문과 함께 주었더니 자기들이 미국에 와서 살면서, 자신들의 사진을 찍은 것을 받은 적이 없는데, 신문에도 나고 사진도 받으니 정말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친선축구경기를 할 때 한국사람들하고 경기하고, 축구화도 선물로 받고 상도 받는다. 이런 이야기 했을 때,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도 더 좋아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고보면 한인 슈퍼마켓의 1/3이 넘는 고객이 라티노들이고, 한인이 운영하는 어느 사업장에서도 라티노를 고용하고 있는 현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과 라티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굿스푼에서 매일 하는 예배 사역과 더불어 이러한 이벤트를 매년 전개함으로서 라티노들의 한인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아짐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젊은 라티노 중에 아직 소명을 받지 못한 그러나 하나님께서 쓰실 만한 재목을 찾아내어 그 사람에게 몇 안되는 숫자라 하더라도, 서너 명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일꾼으로 찾아내어 신학공부 시켜서 목회자로 세워 자기민족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키우는 것이 또 하나의 비전입니다.

또 한가지 소망하는 것은 눈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사역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인교회중 그 어떤 곳도 시간당 돈을 지불하겠다고 해도 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야외에서 말씀을 전하고 음식을 나누는 것도 감사하지만, 좋은 곳이 아니더라도 눈이나 비가 올 때, 날씨가 좋지 않을 때도 많은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곳에서 사역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