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넘어져서 뒤집히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하고자하는 일이 뒤집혀져서 좋지 않은 일이 되어 지곤 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뒤집혀야만 보이는 세계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뒤집힘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고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돼지는 죽을 때까지 하늘을 볼 수 없다 합니다. 목뼈가 아래쪽으로 굽어 있어서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수평 이상은 올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돼지는 평생 땅바닥만 바라보며 먹고 살게끔 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럴 수 있습니다. 평생 바닥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인생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인생을 향해 말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안주함으로 인해 새로운 세계를 볼 기회조차 잃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서만 발버둥치는 돼지 수준의 인생입니다. 그러나 이런 돼지인생에게도 하늘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잡혀서 넘어져 발라당 뒤집어져 있을 때입니다. 뒤집혀 뉘인 돼지는 하늘을 보게 됩니다. 이때 사 돼지는 세상은 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하늘도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돼지에게는 뒤집히는 경험이 새 지평을 여는 축복의 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런 뒤집힘을 광야, 또는 고난이라고 말합니다. 원치 않는 질병, 원치 않는 가정의 붕괴, 원치 않는 경제 파탄이 뒤집히는 경험들입니다. 이런 뒤집힘은 괴로운 일이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면 유익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편의 기자는 말했습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그래서 뒤집힘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고난은 나쁜 것만은 아닌 것입니다. 고난은 기다리게 만들고, 지루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고난입니다. 대나무가 똑바로 자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중간의 "마디“때문입니다. 줄기의 중간 중간 마디들이 끊어주기 때문에 강하고 곧게 위로 자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마디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멈춤의 지혜 때문 입니다. 성장을 멈추고 기다리면서 힘을 모을 때 생깁니다. 이때 마디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 마디의 힘이 더 강하게 만들고, 더 수직으로 솟구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기름을 넣는 드럼통도 처음에는 양철로 둥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옆에서 받는 충격에 약해서 터질 때가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대나무의 마디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드럼통의 옆에 대나무 마디처럼 주름을 몇 개 더 넣었다고 합니다. 이후로 몇 배 정도 강하게 되었고, 굴려도 문제가 없는 드럼통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마디의 힘” 인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앞으로 전진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멈춤과 기다림이 중요합니다. 이때 마디의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디는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하는 농축된 힘인 것입니다. 멈춤으로 인해서 자신의 삶을 괴롭힐 필요가 없습니다. 멈춤으로 인해 마디가 생기고, 더 강하게, 더 확실한 미래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뒤집힘과 멈춤은 삶의 어두운 부분이 있습니다. 삶도 어두운 체험을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고 더 강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뒤집힘과 멈춤은 괴로움만이 아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기도 한 것입니다.

Oct, 18, 2009 , 목양 실 에서 김 병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