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북한을 방문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에 대한 기대와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고 미국의소리 방송(VOA)이 보도했다.

그래함 목사는 이번 방북과 관련한 성명에서 “평화와 하나님은 국경이나 정치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갖고 성직자로서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평양 도착 직후 “미-북 사이의 더 좋은 관계를 위한 다리 역할을 위해 왔다”고 말했으며, 14일 만수대 의사당에서 박의춘 외무상을 면담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방문 때는 평양 봉수교회에서 설교하기도 했다.

그래함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구호단체 ‘사마리탄즈 퍼스(Samaritan's Purse)’는 이번 방북과 관련해 “그래함 목사가 평양에 지어질 새 치과센터를 위해 19만달러 상당의 장비와 물품을 북한 측에 제공한다”고 밝혔으며, 미국 정부 산하 국제개발처와 공동으로 건설한 발전기 체계로 전기를 공급받는 지방 병원도 방문 예정이라고 전했다.

VOA에 따르면 일부에서는 그래함 목사의 방북이 미-북 지도자간 간접대화의 통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도어즈 폴 에스타브룩스(Paul Estabrooks) 목사는 이에 대해 “아버지 빌리 그래함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래함 목사가 민간대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그래함 목사가 북한 지도자들과 종교자유와 관련된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는 견해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비판론도 만만찮다. 일부 탈북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은 “북한이 그래함 목사의 방북을 허용하고 환대하는 것은 그의 명성을 이용해 북한이 종교자유 국가임을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에스타브룩스 목사는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몇년간 외부인들에게 전시용 교회(봉수교회)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이 종교자유 국가라고 선전해 왔다”며 “그래함 목사의 방북 허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사마리탄즈 퍼스를 통해 지난 1997년부터 대북 인도주의 사업을 벌였는데, 총 규모만 1천만 달러가 넘는다. 애스타브룩스 목사는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있음에도) 그래함 목사와 북한의 대화는 현 시점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관련한 미국의 우려를 북한 당국자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