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목회자 영성 수양회를 인도하고 돌아왔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뉴욕, 필라델피아, 인디애나, 시카고 등지에서 온 목회자들을 모시고 인생에 대해, 목회에 대해 그리고 교회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영진 감리사님과 함께 강의를 하기는 했으나, 제가 그분들에게 준 것보다는 받은 것이 더 큰 시간이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수양회로 떠나기 전부터 제 마음은 감동으로 가득해 있었습니다. 지지난 주, 아무래도 행사 비용이 너무 커져 재정부에 부담이 갈 것 같아서 교우들께 이메일을 드렸습니다. 이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 가운데 특별 헌금을 해 주실 분들을 찾는다는 편지였습니다. 이 메일이 교우들께 부담을 줄 수 있음을 알았으나, ‘기꺼이’ 헌금하실 분들을 찾는 것이므로 양해하실 줄로 믿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수양관으로 떠나기 전, 수 십 명의 교우들께서 헌금에 참여하셔서 행사 비용을 모두 충당할 정도의 금액이 만들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수양관에 도착하여 예배실에서 준비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교우들의 사랑과 기대가 이렇게 크다는 것이 저를 더 깊이 낮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모든 헌금이 기도라고 본다면, 분명 이번 수양회에서 좋은 열매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마음에 들어찼습니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행사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헌금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헌금에 참여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생각은 달라도 마음은 같았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제가 행복했던 이유는 우리 교회 목회자들이 이 일에 한 마음 한 뜻으로 섬겼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저와 조영진 감리사님이 짝이 되어 강의를 했는데, 서로 각자의 뚜렷한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면서도 한 방향을 향해 걷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날 저녁 Round Table 시간에는 조 목사님과 제가 앞에 앉아서 후배 목회자들의 질문에 응답했는데, 그 아름다운 정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전임자와 후임자가 함께 어울려 일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행사의 실무를 책임지고 정성껏 섬긴 이현호 목사님, 충실하게 지원하느라 땀 흘린 차영섭 목사님, 그리고 찬양 인도와 행정 일을 도와 준 이준원 목사님(웨슬리 신학교 실습생)에게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하나 되어 일하는 모습이 또 하나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행사를 매년 열어 달라는 소망을 내비쳤습니다. 소수의 인원이지만 매 년 이같이 씨를 뿌리면 불원간 좋은 열매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저희에게 혹시 좋은 것이 있다면, 그 좋은 것을 이 같은 방법으로 다른 분들과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꿈꾸어 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여러분의 사랑에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2009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