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오래 미뤄 오다가 드디어 올해 어머니학교에 참석했다. 어쩐지 이번에 오랫동안 숨겨져 온 뭔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겨 제발로 그곳을 찾아갔다. 다른 참석자들이 다 하는 “감동적이었어요, 많이 배웠어요, 한번으론 안되겠어요’ 등등의 눈물나는 표현들은 나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 입에서도 이런 감탄사들이 수도 없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마흔 여섯명의 수련생들과 서른 여섯 명의 봉사자들이 한 곳에 모인 그 큰 예배실에서 느낀 것은 내 개인적인 깨달음이나 내 가정의 문제의 해결을 훨씬 뛰어 넘는 그 이상의 것이었다. 그곳에 모인 모든 어머니들이 커다란 역사라는 배를 타고 어떤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목표를 두고 나아가는 용감한 항해자인 것 같았다. 하나님께서 때에 따라 보내 주시는 바람을 잘 받아들여 이 배에 탄 모든 승객들을 무사히 저 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큰 의무가 그 방에 모인 어머니들의 어깨에 주어져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한 가정에서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한 여자가 아내로서 어떻게 돕는 베필이 되고, 어머니로서 어떻게 아이들을 양육하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10년, 20년이 바뀔수가 있음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돕는 베필’에 대해서 들었다. 약한 사람이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더 강한 사람만이 도울 수 있다라는 논리에 따라 하나님께서 여자를 돕는 베필로 삼으셨을 때는 여자가 남자를 도울 만한 강인함이 있음을 하나님께서 인정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믿어주었을 때 우리는 더 잘하게 되듯이 하나님께서 아주 오래전에 이미 여자인 우리들을 믿어 주셨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어려운 현실이 변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마다 나는 이기복 강사님께서 가르치셨듯이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말하리라.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다. 기도하면 믿어라. 기도는 이미 이루어졌다. 믿음의 눈으로 이루어질 일들을 바라보라. 기도는 씨를 뿌리는 것이다.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하고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마라. 마음은 근심으로 곯아터져도 입술에서는 늘 긍정적으로 믿음의 말을 하라’. 아! 어찌보면 원리는 간단한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사단은 내가 부정적인 말을 하기를 원하고 낙담하여 다 때려치우기를 원하고 기도할 힘을 잃게 만든다. 이 영적 원리를 알기 때문에 우리는 담대할 수 있다. 적도 알고 나도 알았으니 이겨논 전쟁이 아닌가. 아내이며 어머니인 우리가 길을 잃으면 항해자인 우리자신도 승객들인 우리의 남편들과 아이들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없다. 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자랑스럽다.

/김성희(볼티모어 한인장로교회의 집사이자 요한전도회 문서부장이고,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메릴랜드 주립대학 의과대학에서 연구 행정원으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