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나면 물이 넘치지만 정작 먹을 수 있는 물은 없다. 세상에 사랑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진정한 사랑은 찾기 힘든 서글픈 현실. 하지만 더운 여름, 갈증을 식혀주는 청량한 음악을 모처럼 만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이 반갑다.

20여 년간 CCM사역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랑이야기’가 최근 4집 <어린양 예수>를 들고 우리 곁에 찾아왔다. 김현중(43)과 김재중(40) 두 형제가 결성한 그룹 ‘사랑이야기’는 2집에 수록된 ‘주님의 숲’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바 있다.

“10년 전 IMF라는 힘든 시기를 거친 분들이 ‘주님의 숲’이라는 노래를 접하며 마음에 쉼과 위로를 얻으셨던 것 같아요.” 치열한 경쟁과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에 커다란 버드나무처럼 쉼을 주는 그들의 음악은 참으로 ‘편안하다’. 자연스럽지만 절제된 어쿠스틱 기타소리와 두 형제가 표현하는 아름다운 화음을 듣고 있자니 세상의 근심과 걱정은 어느 새 사라진다.

무엇보다 그들의 음악에 주님을 향한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잔잔한 감동이 더해진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를 원없이 했다”는 형 현중 씨의 말처럼 원색적인 복음을 담았다. ‘어린양 예수’, ‘완전한 사랑’, ‘임마누엘’, ‘메시아 이 땅에’, ‘오직 예수’, ‘가나의 혼인잔치’ 등 예수의 삶과 이 땅을 구원하실 메시아와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해 잔잔한 멜로디이지만 힘있게 다가온다.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두 형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할 것 같았다. 역시나 호흡이 척척 맞는다. 서로의 장점을 이야기해보라 했더니 술술 말이 나온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보조기가 있어야 걸을 수 있는 우리 형은 성격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음유시인의 감성을 갖고 있어,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을 세심하게 잘 표현한답니다.”(재중)

“동생은 참 ‘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정이 많다는 건 눈물과 사랑이 많다는 뜻이죠. 누가 힘들다 하면 간과 쓸개까지 내어주려고 할 정도로 헌신적입니다. 한편으론 진취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해요.”(현중)

20년간 사역을 하며 ‘싸이월드’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홍보에는 영 관심이 없었던 그들이지만 실력 있고 노래 좋으니 전 세계에서 초청해 일년의 반은 외국에서 집회를 한다. 올 8월에도 일본에서 ‘아시아의 다리’이라는 집회를 준비 중이다.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콘서트를 열고, 수익금은 필리핀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우리가 만든 노래를 알리는데 소홀한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하나님을 알리려 만든 노래들인데 사장(死藏)되면 아깝잖아요. 이제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사랑이야기는 4집 앨범 악보를 대중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기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20년 사역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랑이야기’의 주를 향한 사랑은 ‘네버 엔딩 스토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