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 처음 와서 미국신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무척이나 목회에 열정이 있었고, 삶에 있어서는 선명했던 귀한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런데 몇해 전에 하나님께서 하늘나라에 더 필요하셔서 그 목사님을 우리 보다 먼저 부르셨습니다.

참으로 귀한 분이셨고 열정과 애정으로 사셨던 분이기에 우리 곁을 떠나게 하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그 목사님에게는 사랑하는 사모님과 아이들이 있었고, 아이들이 너무나 잘 자라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그 사모님께서 목사님과 나누었던 삶과 신앙 그리고 목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을 그리듯이 쓰셔서 우리에게 책으로 묶어주셨습니다. 그 사랑하는 목사님이 우리 모든 사람들 가운데 다시 살아오는 느낌입니다. 그 출판기념식에서 사모님을 잘 아시는 분이 사모님께서 목사님을 너무 너무 사랑하셨고, 그 사랑이 지나쳐 집착이었노라 말씀하셨습니다.

집착이라는 말은 어떤 것에 마음이 늘 쏠려 떨치지 못하고 매달리는 일이란 뜻으로, 약간은 부정적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부정적인 표현을 오히려 아름답게 말씀하셨고, 하고 싶으신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집착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성경의 하나님을 바라보니 우리의 잘못 때문에 버렸어야 할 우리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시는데 집착을 할 정도로 사랑하셨구나를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집착해야 할 것이 있고, 집착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고, 세상의 쾌락에 집착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상 물질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평생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적인 것에 대한 집착은 우리 인생을 좀 먹게 합니다. 그러나 허물을 많은 사람들을 집착적으로 사랑하셨던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본받아, 부족함이 있고 허물이 많은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고 집착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면 이 세상은 살아갈 만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