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속한 연합감리교회는 해마다 모든 목회자들이 한 해 동안 그들이 섬길 교회를 연회 감독님에 의해 매해 7월 1일부로 파송을 받아 섬기게 됩니다. 이와 같은 제도를 장로교회나 다른 교단의 소위 청빙제도(개체교회가 목회자를 청빙하여 섬기는 제도)와 비교해서 파송제도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연합감리교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는 매년 파송을 받아야 하니까 교회 시무 임기가 1년인 셈입니다. 저도 지난 1990년부터 사역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만 행정적으로는 매해 7월 1일부로 우리 교회가 속한 볼티모어-워싱톤 연회 주재 감독님의 파송을 받아서 사역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연회에서 다시 감독님으로부터 우리 교회 담임목사로 파송을 받았는데 제게는 우리 교회로 스무 번째 파송을 받은 셈입니다. 20년이라면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인데 그 동안 한 교회를 섬길 수 있었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믿고 우리 교회를 섬기며 여러분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제가 목사로서는 물론이고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아니 그냥 한 인간으로서도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은 줄을 뻔히 잘 알면서도 그러한 저의 부족함과 부덕함을 탓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보듬어 주시고, 감싸주신 여러분들의 너그러움 때문이었음을 알며, 부족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구나 우리 교회처럼 아름다운 교회에서, 좋은 교인들과 함께 사역을 하고 있음은 제게 커다란 축복입니다. 많은 이민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이 사역을 하면서 여러 가지 아픔과 상처를 경험한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우리 교회를 통하여 많은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를 섬김은 제게 의무나 책임이 아닌 특권이고 축복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 좋은 교인들과 오랜 동안 함께 사역을 해온 목사로서 감사한 마음도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교회와 여러분들께 대한 송구한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그 동안 제가 아닌 다른 목사님께서 목회하셨더라면 우리 교회가 훨씬 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건강하고 은혜로운 신앙공동체를 이룰 수가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고 그로 인한 송구함이 제게 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제 자신이 잘 알면서 너무 오랫동안 담임목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에 때론 여러분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지난 날 동안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감당해야 할 사역들을 잘 감당하고, 또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을 이어온 것은 전적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요, 주님의 은총입니다. 그리고 교회를 위해 수고한 목회자의 몫이 혹시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저와 함께 우리 교회에서 사역한 여러 동역자들의 몫일 따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 19년 동안 저와 함께 우리 교회를 위하여 사역하신 여러 목회자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그분들의 수고에 새삼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은 일산광림교회를 담임하신 박동찬 목사님을 비롯해서, 호서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시는 김병훈, 황병준, 안근조 목사님,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이신 장성배 목사님과 천호제일교회를 담임하신 장이규 목사님, 우리 연회 타인종 교회에서 사역하시는 양용석 목사님, 정왕식 목사님, 백명하-주은정 목사님, 그리고 류계무-정에스더 전도사님, 사우스다코다 연회에서 사역하시는 이창혁 목사님과 아이오와 연회의 김찬국 목사님, 멀리 러시아에 계시는 이복근 목사님, 그리고 이제 막 다시 광림교회로 돌아가신 서정일 목사님과 영어목회를 위해서 수고하신 Sam Yum, Sam Chung, Steve Khang, 그리고 Amy Yoon목사님의 노고를 기억하며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은퇴 목사님이시면서도 신실한 교인으로 교회생활을 충실하게 하시는 박종선 목사님, 권사님으로 처음 만나 이제는 동역의 길을 가고 계신 외유내강의 허임자 목사님, 최근에 오신 한국 감리교회의 모범 목회자이신 구본수 목사님, 그리고 부족한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내조를 다하는 아내, 신경림 목사의 존재감은 우리 교회와 제게 커다란 힘입니다.

또한 15년이 넘도록 교회의 궂은일을 도맡아 감당하시는 우미숙 집사님, 5년 동안 교회 음악 사역을 담당하고 계시는 주종식 집사님, 지난 수년 동안 함께 사역을 하고 있는 영어목회의 채형석 전도사님, 어린이 사역의 전인권 전도사님, 청소년 사역의 최지원 전도사님, 영어회중의 최대벽 전도사님, 지난달부터 한어 목회를 위해 상근 사역자로 수고하시는 김성식 전도사님, 그리고 오늘부터 함께 사역할 윤동규 목사님..., 모두가 각기 자신들이 맡은 사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역자들과 함께 교회를 섬길 수 있음은 기쁨과 보람입니다.

그 동안 부족한 사람과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