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는 똘아이의 변형어로서 어른 말 듣지 않고 제 멋대로 노는 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은 바햐으로 어른 또라이들의 세상이다. 정상적인 행동에서 일탈하여 기행(奇行)을 일삼아 세인의 주목을 끄는 어른 또라이들이 무법천지로 날뛰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학계 어디 한군데 또라이들이 포진하지 않은 곳이 없다. 또라이 군단을 형성한 집단들의 퍼포몬스는 정도를 넘어서 그악스럽기 그지없어 이러다가는 한국이 정신병동화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로버트 서튼」이란 사람이 「The No Asshole Rule」이란 책을 지었는데 번역자가 ‘Asshole’를 또라이로 번역하여 「또라이 제로 조직」이라 하였는데 참으로 위트가 넘친다. 그러나 젊잖은 체면에 Asshole이라 하기는 뭣하니 계속 또라이로 부르기로 한다. 세상에는 ‘또라이’라는 말로 밖에 부를 수 없는 그런 사람이 있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이렇게 많은 또라이들이 설치고 다니는 시대는 다시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또라이들이 시국선언이니 시국토론이니 그것도 맞장토론이니 끝장토론이니 하면서 버젓이 TV나올 수 있었을까? 아마도 당장 남산에 모셔 갔을 것이다.(지금은 남산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로가 막혔느니 독재니 하니 이 아니 또라이들이 아닌가?

「로버트 서튼」은 그의 책에서 어떤 사람이 ‘또라이’인가 아닌가를 판별하는 두 가지 테스트 기준을 제시한다. 테스트1: 또라이라고 생각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나면, 우울해지고 비참해지고 기운 빠지고 초라해진 느낌이 드는가?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가? 테스트2: 또라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힘 있는 사람보다 힘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추악한 성질을 부리지는 않는가? 이 두 가지 테스트에 걸리면 그 사람은 ‘또라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한다. 그는 또 ‘또라이’의 일반적인 행동양식도 제시한다. 인신공격, 개인 고유의 영역 침범하기, 함부로 신체 접촉하기, 말 또는 몸짓, 행동으로 위협하고 협박하기, 기분 나쁜 전자우편 보내기, 사회적 신분 모욕하기 따위들이다. 그는 ‘또라이’를 ‘일시적 또라이’와 ‘공인된 또라이’라는 두 범주로 나누어 보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또라이짓’을 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공인 또라이’라 한다. “한 사람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그에게 모욕당하고, 무시당하고, 차별받고, 기운 빠지고, 기분 상한” 경우라면, 그리고 그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면 그 사람을 일러 ‘공인 또라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무례하고 비열한 인간들을 우리는 아주 쉽게 찾아 낼 수 있다. 왜냐하면 또라이들의 풍년인 까닭이다. ‘또라이’와 함께 있을 때 피해자들은 생산성 저하, 업무 집중 장애, 수면 장애, 불안, 무기력증, 만성피로, 신경과민, 화,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요즘 국내외의 한국인들은 이런 또라이들 덕에 무척이나 우울하다. 기발한 제안을 하나 해볼까 한다. 한국의 어른 또라이들을 미국 폭스 TV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에 대거 출연시켜 사이먼의 무차별 독설 융단폭격을 맞게 해 일대 대 망신을 주는 것은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