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청년 시절부터 기도 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 박우원 목사님께 전화가 왔다. 박우원 목사님은 아프리카 선교에 사명을 가지고 꾸준히 일 해왔던 분이다. 박 목사님은 대뜸 아프리카 선교를 혼자 하는 것은 힘에 부치니 함께 아프리카에 가자고 했다. 너무 갑작스런 제안이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하나님께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셨던 적이 있지만 내가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박 목사님의 강권함에 잠시 생각하다가 하나님의 음성인 줄 알고 순종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벌써 2004년 가을의 일이다.

어두움이 짙게 내린 저녁 브리키나파소의 공항은 황량한 저들의 영적 정황을 그대로 보여주는듯 했다. 우리가 탄 비행기가 굉음을 내며 작은 박스 모양의 비행장에 내렸을 때 총을 든 군인들이 착륙한 비행기를 둘러쌌다. 놀란 나는 "저들이 왜 비행기를 포위하는 것이죠?"라고 물었다. 그곳에 사는 현지인은 국가의 치안 상태가 좋지 않아 군인들이 비행기와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착륙과 입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아프리카의 첫날밤을 보내고 이튿날 내가 본 아프리카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피폐하고 처참했다. 비가 오지 않아 온 도시는 바싹 말라있고 먼지는 시야를 가리기에 충분했다. 나를 인도한 박 목사님은 아프리카의 영적 정황도 이렇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일반 사람들의 취사시설은 찾아 볼 수 없고 다들 나무를 태우며 사는데 그것을 볼 때 내 마음 또한 아프리카를 향해 뜨겁게 타올랐다.

▲4년 동안 앉은뱅이였던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아프리카는 아직도 샤머니즘이 강해 무당들이 귀신에게 기도하며 영력을 발휘한다. 미국인으로서 신학 교수 겸 선교사로 수고하시는 분이 내게 말해주기를 예전에 선교집회를 하는데 그 옆이 무당들이 염소를 잡아 생매장을 하며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성령의 은혜가 가득하고 한쪽은 귀신한테 기도하는 가운데 전도자가 설교하는 강대상이 갑자기 날아젖혀지고 뒤에 있는 의자들이 날아가 집회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행히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집회 때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아프리카는 샤머니즘이 강한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지역에 그렇게도 귀신 들린 사람이 많고 영적으로 어두운 곳인가 보다.

내가 아프리카에 처음 발을 디딘 곳은 서부 아프리카의 브리키나파소라는 곳이다. 세계 3대 빈국 중 한 곳이며 불란서권의 지배를 받아 아직도 불어를 통용하고 그쪽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함께 갔던 박우원 목사님의 영어 이름이 아론이다. 우연치 않게 나의 영어 이름은 모세이다. 모세와 아론이 함께 선교한 것이다.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부르심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나흘 동안 집회를 열었다. 낮에는 현지 목회자들을 위해 신학교육과 세미나를 인도했고 저녁에는 집회를 통해 현지인들에게 말씀을 전했다. 신학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현지 목회자들은 낮에 인도한 세미나 참가를 위해 24시간 동안 차를 몰고 올만큼 그들의 호응은 뜨겁고 영적인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집회부터 우리는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을 알려주고 우리와 하나님의 중보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였다. 그분의 삶과 말씀이 세상의 진리이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이라고 전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자 되심을 전했을 때 많은 영혼이 밤늦게까지 회개와 감사로 울부짖었고 기뻐서 춤을 추었다. 하나님께서는 첫 번 집회부터 우리를 통해 많은 일을 행하셨다. 4년 동안 앉은뱅이로 일어나지 못했던 사람이 말씀을 듣고 성령의 임재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나는 그때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 찬송을 올려드렸다. "이 영혼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시고 구원을 미리 예비하시고 나를 이곳에 보내신 주님 감사합니다."

▲전신 류머티스에서 치유함 받은 자매와 촬영한 기념사진
하나님께서는 연이어 또 한번의 기적을 일으키셨다. 전신을 움직이지 못해서 들 것에 실려온 자매가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고 먹을 것도 없지만 소화를 못시켜 거의 물만 먹는 자매였다. 그 자매 역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말씀을 듣고 있는 통성기도 시간에는 힘을 다해 기도하고 있었다. 나도 역시 기도하는 중에 성령께서 그 자매가 나을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기도 중에 갑자기 말씀을 주셔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가서 일으키라고 하셨다. 그래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자매에게 다가 갔다.

"주께서 너는 일어나서 춤을 추라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순간 전신 류머티스로 움직일 수 없던 자매가 일어나는 역사를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그 자매와 사람들은 그야말로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사랑과 치료하심에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이외에도 전혀 들을 수 없던 사람이 귀가 뚫리는 역사도 일어났다. 나 같이 작은 자를 쓰시는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었다.

또 감사한 것은 영문과에 재학중이던 무슬림 여대생이 집회에 와서 말씀과 기도 가운데 은혜를 많이 받았었다. 그 자매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부모님께 신앙을 숨겨왔는데 결국 부모님께 신앙을 고백하자 가족들로 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그래서 이 학생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였고 그일로 인해서 그 자매와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릴 수 있었다.[계속]


▲좌 앉은뱅이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 우 기도받은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주위 사람들이 놀라며 기뻐하고 있다.


▲병자를 위해 기도하는 최용주 목사와 박우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