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서른세번째 인터뷰는 J-Gen(Joshua Generation)의 디렉터 황준식 전도사다. J-Gen은 시카고 지역 중고등부 사역자와 청소년의 연합모임으로, 매년 열리는 여름 수련회에 일리노이뿐 아니라 위스콘신, 미네소타, 펜실베니아, 심지어 뉴욕에서까지 1천5백명의 개척교회 중고등부 청소년이 모일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황 전도사는 2006년부터 J-Gen에서 활동해 왔으며 커버넌트펠로우십교회 케빈 킴 목사, 구세군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 EM 존 킴 전도사와 함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올해 30세인 황 전도사는 12세에 캐나다로 이민, 13세에 신앙을 시작해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무디신학교로 진학하며 시카고로 유학왔다. 무디신학교에서는 목회학 학사(B.A. in Pastoral Studies)를 마쳤고 트리니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 노스팍신학교에서 기독교교육으로 석사(M.A.)를 마쳤다. 중앙침례교회, 하나장로교회, 뉴라이프교회를 거치며 중고등부 사역만 10년을 했다.
-J-Gen의 주요 사역에 관해 듣고 싶습니다.
1999년에 중고등부 사역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던 모임에서 시작된 J-Gen은 교단, 교파에 얽매이지 않고 시카고 지역 중고등부의 부흥을 위해 여름 연합수련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0개 교회가 모여 수련회를 열었고 J-Gen 모임을 주도했던 커버넌트펠로우십교회의 정민용 목사님이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시카고가 중심이었는데 나중에는 위스콘신, 테네시, 텍사스, 콜라라도, 펜실베니아, 뉴욕에서까지 참여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96개 교회에서 1천5백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수련회에 참석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2세 중고등부 사역자가 없는 작은 교회들이거나 사역자가 있더라도 평신도 사역자이거나 교사들이 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은 교회 중고등부는 이 수련회에서 자신들의 언어로 말씀을 듣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찬양을 부르며 은혜를 받습니다. 소그룹 지도자들이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숨쉬며 3박4일동안 신앙 상담도 해 줍니다. 수련회 장소는 인디애나 업랜드에 있는 테일러대학교이며 여기서는 5시간 가량 걸리는 곳이지만 타주에서 참석하는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해 그곳을 장소로 정했습니다. 이런 연합수련회 외에는 매년 봄에 하는 3일간의 부흥회가 대표적입니다. 지난번 그레이스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는 매일 5백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석해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청소년 때 J-Gen 수련회에서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성장해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 J-Gen의 소그룹 리더로 봉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자 간에, 그리고 2세 중고등부 학생들 간에 연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 지역 2세들의 연합 상황은 어떻습니까?
2세 성인들이 연합하는 것에 관해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중고등부의 연합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중고등부의 연합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갈급하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교회에서 전도사도 없이, 친구도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아. 나같은 친구들이 많이 있구나. 저들도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은혜를 받습니다. 내 교회, 네 교회 따지지 않고 하나님을 같이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신앙을 배워 갑니다.
- J-Gen 외에 중고등부가 연합하는 모임이 있나요?
지금 상황을 보면, 두세 교회, 혹은 대여섯 교회가 모여 연합활동을 합니다. 제가 다녔던 트리니티신학교의 후배들 가운데에도 중고등부 사역을 하는 전도사들이 교회 간에 연합 행사를 하면서 함께 기도하고 서로 격려하는 모임이 종종 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이 힘들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불가능한 사역이기에 서로 정보도 나누고 돕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합하는 중고등부 사역자들은 대부분 친분 관계를 갖고 있는 신학교 동기들이거나 친구입니다. 어차피 중고등부 수련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 하면 20명 정도 밖에 안 모이지만 5개 교회만 모여도 1백명이 넘고 찬양을 해도 힘이 있고 기도를 해도 뜨겁습니다. 한 교회에서 기타리스트가 나오고 다른 교회에서 드러머가 나오는 식으로 연합 찬양팀도 구성하니 찬양을 해도 뭔가 다르지 않겠습니까?
-이런 연합모임에 1세 목회자들은 잘 긍정하고 도와 주시나요?
교회의 중고등부가 다른 교회로 가서 수련회를 한다면 물론 어느 교회인지, 어떤 교회인지 묻곤 하지만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OK 하십니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들이 운전을 못할 경우 운전을 해서 교회로 데려다 주기도 하십니다. 작은 교회에서는 중고등부 사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합 모임을 통해서 중고등부가 성장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J-Gen의 활동에 대한 1세 교회의 도움이나 후원은 어떤가요?
제가 J-Gen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1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1세들의 도움도 받고 협력하면 좋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1세들에게 부탁하면 언젠가 그들이 우리를 컨트롤하려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J-Gen 구성원 대부분이 2세들이기 때문에 한국어에 능하지 못해 1세와 교통이 어려웠습니다. 저는 1.5세이기 때문에 제가 1세들에게 J-Gen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재는 J-Gen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받는 식으로 수련회를 해 오고 있습니다.
-중고등부라면 1.5세가 되나요? 2세가 되나요? J-Gen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무엇인가요?
영어입니다. 많은 분들이 1.5세를 중고등학생 때 이민 온 사람이라고 정의하지만 저는 다르게 정의합니다. 1세와 2세의 차이는 언어가 아닌 사고 방식입니다. 즉 아무리 영어를 잘하더라도 한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1세이고 미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2세입니다. 사고방식과 문화적 감수성이 형성되는 시기는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청소년기 특히 10살 이전에 이민 온 사람들은 이민 후에 그것이 미국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2세라고 볼 수 있고, 중학생 때 온 사람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형성되기 때문에 1.5세라 볼 수 있고 고등학생 때 온 사람들은 한국적으로 어느 정도 형성이 끝난 후에 오기 때문에 1세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1.5세는 두 가지 문화에 다 노출이 됐고 두 가지 사고방식을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2세들은 부모들이 1세이기 때문에 한국문화를 잘 알지만 불편함을 느끼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1.5세는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서 정체성이 형성된 적이 있기 때문에 1세들과 있어도 문화적 어려움 없이 노력 여부에 따라 적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2세들과 있어도 전혀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편안함을 느낍니다. 제 생각에 고등학생 때, 이민 오신 분들은 1.5세가 아니라 영어에 능통한 1세입니다. 왜냐면 이분들은 정체성 형성이 어느 정도 끝난 후에 이민 오셨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잘 하지만 2세들이 볼 때는 한국적인 사고와 문화방식을 갖고 있는 존재입니다. 고등학생 때 이민오신 많은 1.5세 목사님들이 1세 목회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분들이 1세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물론 그런 분들 중 간혹 2세 목회를 성공적으로 하시는 분도 많은데 그런 분들은 미국인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익히고자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의 이런 관점에 따르면, J-Gen에 모이는 중고등부들은 대부분이 2세들입니다.
-J-Gen에서는 중고등부 사역자 양성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J-Gen 사역자들은 모두 교회를 섬기고 있는 전도사들이고 대부분 학업 중이기 때문에 사실 1년에 한번 연합수련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이렇게 행사 위주로만 하지 말고 세미나도 해 보려 했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수련회 때 각 교회에서 오는 중고등부 사역자들을 모아 놓고 훈련을 했습니다. 어차피 일단 수련회에 오면 소그룹 지도자들이 교회 중고등부를 맡아 주기 때문에 사역자들은 할 일이 없었고 J-Gen이 제공하는 사역자 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을 하면서 느끼는 청소년들의 고민은 무엇이던가요?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2세들은 미국인들과 똑같이 이곳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자랐는데 대학에 가면 아직도 “넌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인종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거절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사람을 찾아 가면 “넌 한국인이면서 한국말을 못한다”고 합니다. 양쪽에서 거절을 경험한 2세들은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이 누군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한인교회가 편하긴 하지만 한인교회에서 100%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2세들입니다. 한국음악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봐도 느낄 수 없는 2세들만의 정체성 고민이 한인사회 안에서도 존재합니다. 다들 영어도, 공부도 잘해 좋은 대학을 나오지만 막상 졸업을 하고 나면 이 미국인 사회에서 살아남을 일을 고민해야 합니다. 미국사회에서 인정을 안해 주고 한인교회에서도 적응을 못하니 아시안교회나 다민족교회로 빠져 나가는 2세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가정에서 겪는 아픔입니다. 학업에 대한, 친구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한 스트레스에 더해 가정에서는 사랑받지 못해 고통받습니다. 1세 부모님들은 2세들을 사랑하지만 정작 2세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세 부모님들이 2세 자녀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세들은 공부를 잘하고 말을 잘 들어야 사랑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은 “내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님이 날 사랑하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에 늘 시달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마약, 술 등으로 자기 몸을 해치는 것 외에는 이 고통을 잊을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은 시카고 지역도 한인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마약이 문제가 아니라 이 아픔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 고통을 잊을 방법이 있습니까? 마약을 없애려 하지 말고 사랑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사역의 초점은 어디 두어야 할까요?
이 청소년에게 예수님을 위해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로서의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저는 중고등부 사역을 하면서 Embrace, Empower, Equip을 중요한 철학으로 삼았습니다. 먼저는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믿음이 좋건 나쁘건, 우리가 포옹하고 받아 주어야 합니다. 머리를 염색했다고, 문제아라고, 공부를 못한다고 버리지 말고 안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청소년들을 받아 주겠습니까? 그 후에는 힘을 주어야 합니다. 넌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 인종차별이 있지만 너는 하나님 안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힘을 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추어 줍니다. 영적으로, 가정적으로 겪는 아픔을 보듬어 주고 치유해 주고 영적으로 재충전 시켜 주는 일입니다.
J-Gen의 부족한 면을 꼽는다면 하는 일이 행사 위주이고 1년에 한번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바람은 많은 청소년과 사역자들이 J-Gen에서 힘을 받고 재충전 되어 중고등부 사역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중고등부 사역의 성공은 J-Gen이 하는 일이 아니라 각 교회에서 해 주어야 하는 일입니다. 각 교회가 잘되면 J-Gen이 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사역자들을 네트워킹 하는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 한인교회 안에서 2세 사역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회가 많은데 2세 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고등부 사역부터 체질 개선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초등부, 중고등부 사역을 사역으로 보기보다 ‘애들의 모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초등부, 중고등부에서 잘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2세 대학부, 성인 사역이 잘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이 청소년들이 자라서 2세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는데 청소년일 때는 베이비시터 고용하듯이 아무나 불러다가 주일동안 프로그램만 돌리면서 이들이 자라서는 훌륭한 신앙인이 되길 바라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를 청빙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부르심이나 개인의 달란트는 고려하지도 않고 “영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왜 2세들 보고 교회에 안다니냐고 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가 2세들이 교회 안다닐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미국교회는 10여년 전부터 “청소년 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다”라고 외쳐 왔습니다. 그런데 관계로 사역을 하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청소년 사역에 비전과 열정이 불타야 합니다. 그런데 사명도 없이 신학교 다니는동안 잠깐 경험삼아 하는 것으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들은 사례비도 적고 교회의 지원도 적어서 무슨 좋은 컨퍼런스 한번 가기 어렵고 책을 사는 것조차 힘듭니다. 공부는 누구 못지 않게 많이 했는데 계속 중고등부 사역을 한다면 결국 적은 사례비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모두 부목사를 거쳐서 담임목회자가 되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1-2년마다 중고등부 사역자가 바뀝니다. 저는 이제 고작 10년 청소년 사역을 했는데 한인교회 안에서는 베테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교회에 가면 30년을 청소년 사역에 바친 분들이 많아 저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중고등부 사역을 제대로 하려면 사역자가 한 교회에 10년은 있어야 한다고 하고 이때 뿌린 씨는 10년 뒤에 거둔다고 하는데 지금 한인교회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래도 현 한인교회의 구조상 1세 목회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텐데 그게 잘 안되고 있지요?
1999년 바나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예수를 영접하는 사람이 전체의 32%로 가장 많습니다. 14세에서 18세는 4%, 19세 이상이 되어서 예수를 믿는 사람은 6%에 지나지 않습니다. 1996년에 이뤄진 International Bulletin of Ministry Report에 따르면 전체의 86%가 4살부터 14살 사이에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합니다. 15-30세 사이는 10%에 지나지 않고 30세 이후에 영접한 사람은 4% 밖에 안됩니다.
이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잘 되는 층이 중고등부이고 이때가 평생의 신앙 가운데 가장 중요한 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예수님을 믿는 시기에 대한 통계가 이를 증명하지 않습니까? 지금 많은 교회들이 장년부 부흥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30살이 넘어서 새롭게 신앙을 받아들이는 불신자는 4% 밖에 안됩니다. 장년부 성도의 부흥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년부 성도에게 드리는 노력의 절반만 해도 중고등부는 확확 부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성장하면 교회의 기둥이 되고 일꾼이 됩니다. 우리 교회에 수평이동으로 현재 얼마나 많은 성도가 찾아 오고 얼마나 많은 헌금이 나오고 평판이 어떤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복음화가 잘 되는 중고등부를 방치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주신 대위임령과 분명 배치됩니다.
중고등부 시절은 선택의 나이입니다. 청소년기에 “이것이 진리다”라고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중고등부 수련회를 해 보면, 그때 많은 학생들이 변화되고 신앙을 결단합니다. 저도 청소년기에 예수님을 믿게 됐고 목회자로 헌신했습니다.
-중고등부 부흥을 위해서 1세 목회자가 기울여야 할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투자와 관심일 것입니다. 제가 전도사로 있는 뉴라이프교회는 장년 성도가 16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중고등부만 70명입니다. 이 지역의 대형교회와 비교할 때 중고등부의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저는 교회 예산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교사들이 읽을 책도 사고, 하고 싶은 시도도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교회 중고등부는 교회에 행사가 있으면 먼저 와서 교회 정리도 하고 행사 준비도 합니다. 다른 교회 청년대학부가 하는 일을 우리가 하는 셈입니다.
투자와 관심에는 좋은 사역자를 골라 청빙하는 것 외에 그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멘토링 해 주는 것도 포함됩니다. 2세는 1세를 무시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이 지역의 훌륭한 2세 목회자들은 1세 목회자들의 따뜻한 멘토링을 받고 성장한 분이 다수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2세들은 1세를 존경하고 따릅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갓 20살이 됐는데 어떻게 목회하고 설교하는지 잘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많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겪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1세 목사님들의 진심에서 나오는 사랑과 훈계, 바로 그런 멘토링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황 전도사님은 계속 이 사역을 해 가실 것인가요?
꿈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인교회에서는 청소년 사역자의 생존이 아주 어렵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담임목회를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성인 목회는 다른 분에게 맡기고 계속 중고등부 사역을 하는 담임목사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네. 오늘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서른세번째 인터뷰는 J-Gen(Joshua Generation)의 디렉터 황준식 전도사다. J-Gen은 시카고 지역 중고등부 사역자와 청소년의 연합모임으로, 매년 열리는 여름 수련회에 일리노이뿐 아니라 위스콘신, 미네소타, 펜실베니아, 심지어 뉴욕에서까지 1천5백명의 개척교회 중고등부 청소년이 모일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황 전도사는 2006년부터 J-Gen에서 활동해 왔으며 커버넌트펠로우십교회 케빈 킴 목사, 구세군메이페어커뮤니티교회 EM 존 킴 전도사와 함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올해 30세인 황 전도사는 12세에 캐나다로 이민, 13세에 신앙을 시작해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무디신학교로 진학하며 시카고로 유학왔다. 무디신학교에서는 목회학 학사(B.A. in Pastoral Studies)를 마쳤고 트리니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 노스팍신학교에서 기독교교육으로 석사(M.A.)를 마쳤다. 중앙침례교회, 하나장로교회, 뉴라이프교회를 거치며 중고등부 사역만 10년을 했다.
-J-Gen의 주요 사역에 관해 듣고 싶습니다.
1999년에 중고등부 사역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던 모임에서 시작된 J-Gen은 교단, 교파에 얽매이지 않고 시카고 지역 중고등부의 부흥을 위해 여름 연합수련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0개 교회가 모여 수련회를 열었고 J-Gen 모임을 주도했던 커버넌트펠로우십교회의 정민용 목사님이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시카고가 중심이었는데 나중에는 위스콘신, 테네시, 텍사스, 콜라라도, 펜실베니아, 뉴욕에서까지 참여하기 시작해 작년에는 96개 교회에서 1천5백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수련회에 참석하는 교회들은 대부분 2세 중고등부 사역자가 없는 작은 교회들이거나 사역자가 있더라도 평신도 사역자이거나 교사들이 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은 교회 중고등부는 이 수련회에서 자신들의 언어로 말씀을 듣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찬양을 부르며 은혜를 받습니다. 소그룹 지도자들이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숨쉬며 3박4일동안 신앙 상담도 해 줍니다. 수련회 장소는 인디애나 업랜드에 있는 테일러대학교이며 여기서는 5시간 가량 걸리는 곳이지만 타주에서 참석하는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해 그곳을 장소로 정했습니다. 이런 연합수련회 외에는 매년 봄에 하는 3일간의 부흥회가 대표적입니다. 지난번 그레이스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는 매일 5백명 이상의 청소년이 참석해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청소년 때 J-Gen 수련회에서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성장해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 J-Gen의 소그룹 리더로 봉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자 간에, 그리고 2세 중고등부 학생들 간에 연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이 지역 2세들의 연합 상황은 어떻습니까?
2세 성인들이 연합하는 것에 관해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중고등부의 연합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중고등부의 연합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갈급하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교회에서 전도사도 없이, 친구도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아. 나같은 친구들이 많이 있구나. 저들도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은혜를 받습니다. 내 교회, 네 교회 따지지 않고 하나님을 같이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신앙을 배워 갑니다.
- J-Gen 외에 중고등부가 연합하는 모임이 있나요?
지금 상황을 보면, 두세 교회, 혹은 대여섯 교회가 모여 연합활동을 합니다. 제가 다녔던 트리니티신학교의 후배들 가운데에도 중고등부 사역을 하는 전도사들이 교회 간에 연합 행사를 하면서 함께 기도하고 서로 격려하는 모임이 종종 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이 힘들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불가능한 사역이기에 서로 정보도 나누고 돕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합하는 중고등부 사역자들은 대부분 친분 관계를 갖고 있는 신학교 동기들이거나 친구입니다. 어차피 중고등부 수련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 하면 20명 정도 밖에 안 모이지만 5개 교회만 모여도 1백명이 넘고 찬양을 해도 힘이 있고 기도를 해도 뜨겁습니다. 한 교회에서 기타리스트가 나오고 다른 교회에서 드러머가 나오는 식으로 연합 찬양팀도 구성하니 찬양을 해도 뭔가 다르지 않겠습니까?
-이런 연합모임에 1세 목회자들은 잘 긍정하고 도와 주시나요?
교회의 중고등부가 다른 교회로 가서 수련회를 한다면 물론 어느 교회인지, 어떤 교회인지 묻곤 하지만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OK 하십니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들이 운전을 못할 경우 운전을 해서 교회로 데려다 주기도 하십니다. 작은 교회에서는 중고등부 사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합 모임을 통해서 중고등부가 성장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J-Gen의 활동에 대한 1세 교회의 도움이나 후원은 어떤가요?
제가 J-Gen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1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1세들의 도움도 받고 협력하면 좋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1세들에게 부탁하면 언젠가 그들이 우리를 컨트롤하려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J-Gen 구성원 대부분이 2세들이기 때문에 한국어에 능하지 못해 1세와 교통이 어려웠습니다. 저는 1.5세이기 때문에 제가 1세들에게 J-Gen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재는 J-Gen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에게 조금씩 도움을 받는 식으로 수련회를 해 오고 있습니다.
-중고등부라면 1.5세가 되나요? 2세가 되나요? J-Gen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무엇인가요?
영어입니다. 많은 분들이 1.5세를 중고등학생 때 이민 온 사람이라고 정의하지만 저는 다르게 정의합니다. 1세와 2세의 차이는 언어가 아닌 사고 방식입니다. 즉 아무리 영어를 잘하더라도 한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1세이고 미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2세입니다. 사고방식과 문화적 감수성이 형성되는 시기는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청소년기 특히 10살 이전에 이민 온 사람들은 이민 후에 그것이 미국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2세라고 볼 수 있고, 중학생 때 온 사람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형성되기 때문에 1.5세라 볼 수 있고 고등학생 때 온 사람들은 한국적으로 어느 정도 형성이 끝난 후에 오기 때문에 1세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1.5세는 두 가지 문화에 다 노출이 됐고 두 가지 사고방식을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2세들은 부모들이 1세이기 때문에 한국문화를 잘 알지만 불편함을 느끼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1.5세는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에서 정체성이 형성된 적이 있기 때문에 1세들과 있어도 문화적 어려움 없이 노력 여부에 따라 적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2세들과 있어도 전혀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편안함을 느낍니다. 제 생각에 고등학생 때, 이민 오신 분들은 1.5세가 아니라 영어에 능통한 1세입니다. 왜냐면 이분들은 정체성 형성이 어느 정도 끝난 후에 이민 오셨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잘 하지만 2세들이 볼 때는 한국적인 사고와 문화방식을 갖고 있는 존재입니다. 고등학생 때 이민오신 많은 1.5세 목사님들이 1세 목회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분들이 1세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물론 그런 분들 중 간혹 2세 목회를 성공적으로 하시는 분도 많은데 그런 분들은 미국인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익히고자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의 이런 관점에 따르면, J-Gen에 모이는 중고등부들은 대부분이 2세들입니다.
-J-Gen에서는 중고등부 사역자 양성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J-Gen 사역자들은 모두 교회를 섬기고 있는 전도사들이고 대부분 학업 중이기 때문에 사실 1년에 한번 연합수련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이렇게 행사 위주로만 하지 말고 세미나도 해 보려 했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수련회 때 각 교회에서 오는 중고등부 사역자들을 모아 놓고 훈련을 했습니다. 어차피 일단 수련회에 오면 소그룹 지도자들이 교회 중고등부를 맡아 주기 때문에 사역자들은 할 일이 없었고 J-Gen이 제공하는 사역자 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을 하면서 느끼는 청소년들의 고민은 무엇이던가요?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2세들은 미국인들과 똑같이 이곳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자랐는데 대학에 가면 아직도 “넌 어떻게 영어를 그렇게 잘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합니다. 인종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거절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사람을 찾아 가면 “넌 한국인이면서 한국말을 못한다”고 합니다. 양쪽에서 거절을 경험한 2세들은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이 누군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한인교회가 편하긴 하지만 한인교회에서 100%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2세들입니다. 한국음악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봐도 느낄 수 없는 2세들만의 정체성 고민이 한인사회 안에서도 존재합니다. 다들 영어도, 공부도 잘해 좋은 대학을 나오지만 막상 졸업을 하고 나면 이 미국인 사회에서 살아남을 일을 고민해야 합니다. 미국사회에서 인정을 안해 주고 한인교회에서도 적응을 못하니 아시안교회나 다민족교회로 빠져 나가는 2세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가정에서 겪는 아픔입니다. 학업에 대한, 친구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한 스트레스에 더해 가정에서는 사랑받지 못해 고통받습니다. 1세 부모님들은 2세들을 사랑하지만 정작 2세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세 부모님들이 2세 자녀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세들은 공부를 잘하고 말을 잘 들어야 사랑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은 “내가 공부를 못하면 부모님이 날 사랑하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에 늘 시달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마약, 술 등으로 자기 몸을 해치는 것 외에는 이 고통을 잊을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은 시카고 지역도 한인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마약이 문제가 아니라 이 아픔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 고통을 잊을 방법이 있습니까? 마약을 없애려 하지 말고 사랑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사역의 초점은 어디 두어야 할까요?
이 청소년에게 예수님을 위해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로서의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저는 중고등부 사역을 하면서 Embrace, Empower, Equip을 중요한 철학으로 삼았습니다. 먼저는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믿음이 좋건 나쁘건, 우리가 포옹하고 받아 주어야 합니다. 머리를 염색했다고, 문제아라고, 공부를 못한다고 버리지 말고 안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 청소년들을 받아 주겠습니까? 그 후에는 힘을 주어야 합니다. 넌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 인종차별이 있지만 너는 하나님 안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힘을 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추어 줍니다. 영적으로, 가정적으로 겪는 아픔을 보듬어 주고 치유해 주고 영적으로 재충전 시켜 주는 일입니다.
J-Gen의 부족한 면을 꼽는다면 하는 일이 행사 위주이고 1년에 한번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바람은 많은 청소년과 사역자들이 J-Gen에서 힘을 받고 재충전 되어 중고등부 사역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중고등부 사역의 성공은 J-Gen이 하는 일이 아니라 각 교회에서 해 주어야 하는 일입니다. 각 교회가 잘되면 J-Gen이 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사역자들을 네트워킹 하는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 한인교회 안에서 2세 사역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회가 많은데 2세 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고등부 사역부터 체질 개선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초등부, 중고등부 사역을 사역으로 보기보다 ‘애들의 모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초등부, 중고등부에서 잘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2세 대학부, 성인 사역이 잘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이 청소년들이 자라서 2세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는데 청소년일 때는 베이비시터 고용하듯이 아무나 불러다가 주일동안 프로그램만 돌리면서 이들이 자라서는 훌륭한 신앙인이 되길 바라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를 청빙함에 있어서 하나님의 부르심이나 개인의 달란트는 고려하지도 않고 “영어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왜 2세들 보고 교회에 안다니냐고 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가 2세들이 교회 안다닐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미국교회는 10여년 전부터 “청소년 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관계다”라고 외쳐 왔습니다. 그런데 관계로 사역을 하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청소년 사역에 비전과 열정이 불타야 합니다. 그런데 사명도 없이 신학교 다니는동안 잠깐 경험삼아 하는 것으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들은 사례비도 적고 교회의 지원도 적어서 무슨 좋은 컨퍼런스 한번 가기 어렵고 책을 사는 것조차 힘듭니다. 공부는 누구 못지 않게 많이 했는데 계속 중고등부 사역을 한다면 결국 적은 사례비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모두 부목사를 거쳐서 담임목회자가 되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1-2년마다 중고등부 사역자가 바뀝니다. 저는 이제 고작 10년 청소년 사역을 했는데 한인교회 안에서는 베테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교회에 가면 30년을 청소년 사역에 바친 분들이 많아 저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중고등부 사역을 제대로 하려면 사역자가 한 교회에 10년은 있어야 한다고 하고 이때 뿌린 씨는 10년 뒤에 거둔다고 하는데 지금 한인교회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래도 현 한인교회의 구조상 1세 목회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텐데 그게 잘 안되고 있지요?
1999년 바나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예수를 영접하는 사람이 전체의 32%로 가장 많습니다. 14세에서 18세는 4%, 19세 이상이 되어서 예수를 믿는 사람은 6%에 지나지 않습니다. 1996년에 이뤄진 International Bulletin of Ministry Report에 따르면 전체의 86%가 4살부터 14살 사이에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합니다. 15-30세 사이는 10%에 지나지 않고 30세 이후에 영접한 사람은 4% 밖에 안됩니다.
이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잘 되는 층이 중고등부이고 이때가 평생의 신앙 가운데 가장 중요한 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예수님을 믿는 시기에 대한 통계가 이를 증명하지 않습니까? 지금 많은 교회들이 장년부 부흥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30살이 넘어서 새롭게 신앙을 받아들이는 불신자는 4% 밖에 안됩니다. 장년부 성도의 부흥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년부 성도에게 드리는 노력의 절반만 해도 중고등부는 확확 부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성장하면 교회의 기둥이 되고 일꾼이 됩니다. 우리 교회에 수평이동으로 현재 얼마나 많은 성도가 찾아 오고 얼마나 많은 헌금이 나오고 평판이 어떤지도 중요하지만 가장 복음화가 잘 되는 중고등부를 방치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주신 대위임령과 분명 배치됩니다.
중고등부 시절은 선택의 나이입니다. 청소년기에 “이것이 진리다”라고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중고등부 수련회를 해 보면, 그때 많은 학생들이 변화되고 신앙을 결단합니다. 저도 청소년기에 예수님을 믿게 됐고 목회자로 헌신했습니다.
-중고등부 부흥을 위해서 1세 목회자가 기울여야 할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투자와 관심일 것입니다. 제가 전도사로 있는 뉴라이프교회는 장년 성도가 16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중고등부만 70명입니다. 이 지역의 대형교회와 비교할 때 중고등부의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저는 교회 예산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교사들이 읽을 책도 사고, 하고 싶은 시도도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교회 중고등부는 교회에 행사가 있으면 먼저 와서 교회 정리도 하고 행사 준비도 합니다. 다른 교회 청년대학부가 하는 일을 우리가 하는 셈입니다.
투자와 관심에는 좋은 사역자를 골라 청빙하는 것 외에 그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멘토링 해 주는 것도 포함됩니다. 2세는 1세를 무시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지만 이 지역의 훌륭한 2세 목회자들은 1세 목회자들의 따뜻한 멘토링을 받고 성장한 분이 다수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2세들은 1세를 존경하고 따릅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갓 20살이 됐는데 어떻게 목회하고 설교하는지 잘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도 많은 실수를 하고 실패를 겪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1세 목사님들의 진심에서 나오는 사랑과 훈계, 바로 그런 멘토링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황 전도사님은 계속 이 사역을 해 가실 것인가요?
꿈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인교회에서는 청소년 사역자의 생존이 아주 어렵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담임목회를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성인 목회는 다른 분에게 맡기고 계속 중고등부 사역을 하는 담임목사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네. 오늘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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