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헌신예배를 한다고?’ 교사 헌신예배는 종종 드려봤어도 주일학교 헌신예배는 제가 목회하면서 한 번도 드려본 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한두 달 전부터 교사들이 ‘주일학교 헌신예배’를 준비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서너 주 전부터는 점심 식사 후 예배당에 모여 찬양을 준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설교를 제외한 예배의 모든 순서를 아이들이 맡아하기로 했습니다. 어른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의 모든 순서를 아이들이 맡아 한다는 것이 다소 걱정이 되긴 했지만, 말 그대로 ‘헌신예배’이니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뒤에서 기도로 돕기 시작했습니다.

주일학교 헌신예배의 날이 밝았습니다. 아이들은 한 시간 일찍 교회에 와서 찬양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제되지’ 않던 유치부 아이들까지도 앞줄에 고분이 서서 찬양을 따라 불렀습니다. 엄마들은 뒤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바라봤습니다. 어린 기쁨(두 살)에서부터 제일 ‘고참’인 승호(9학년)에 이르기까지 20여명의 주일학교 아이들은 약간의 긴장감 속에서 마음을 다해 연습에 임했습니다.

드디어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앞줄로 나왔습니다. 김민환 선생이 찬양인도를 맡았고 지은 자매와 종무 선생이 찬양단으로 섰습니다. 아이들 수준에 맞는 찬양을 선택한 것 같았습니다. 찬양이 시작되었고, 율동을 겸한 찬양을 할 때에는 유초등부 아이들과 교사들이 함께 나와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도는 율동을 할 때에는, 제 뒤에 있던 청년들과 어른들은 아무도 따라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하면서 제 ‘눈치’를 받은 선영 자매와 찬익 형제가 뒤늦게 따라 하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오정환 집사님도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뒤에 있던 지원 자매가 “오정환 집사님이 제일 열심히 따라하셨다”고 하더군요. 다음번에 할 때는,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시고 오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던 다윗 왕처럼 모든 교우들이 함께 몸으로도 찬양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

이지혜(6학년)의 공중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약간 떨었는지 말이 빨라졌지만, 대견스럽게 잘 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1년 동안 아이들이 지내온 모습들을 영상에 담아 교우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예배, 분반공부, 야회 활동, Lock-In 등의 사진들을 함께 보면서 모두들 흐뭇해했습니다. 뒤를 이어 봉헌시간이 되었습니다. 태연(8학년)이와 지나(6학년)가 헌금위원을 맡았고 찬수(8학년)가 클라리넷으로 특주를 했습니다. 민환 선생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름다운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 돌렸습니다. 특주 후, 지혜(Liz/4학년)가 적어온 헌금기도문을 낭독했습니다. 앞에 나와 서는 것이 떨렸을 텐데도 자신 있게 잘 해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성가대! 이날은 주향한 찬양단(성인) 대신 주일학교 어린이 전체가 나와서 특송을 했습니다. 영어와 한글을 섞어서 찬양을 했답니다. 특히 유치부와 유년부 아이들의 솔로 부분은 참 예쁘고 대견했습니다. 연습 때 안 나오던 목소리들이 교우들 앞에서 어찌 그리 우렁차게 나오던지... 다음으로 성경봉독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어른 대신 아이들이 담당했습니다. 희윤(4학년)이가 한글로 전체 본문을 읽었고, 정호(David/4학년)가 영어로 요절말씀을 읽었습니다. 성경봉독을 하고 박수를 받은 경우는 제일교회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날은 마침 “전교인 QT예배”의 날이었습니다. 매달 첫 주, 두 명의 교우들이 나와서 설교 전에 자신이 적어온 QT를 낭독합니다. 이날은 어린이 헌신예배였기에 이순서도 아이들이 맡았습니다. 스테이시(6학년)와 승호(9학년)가 대표로 나와서 낭독했는데, 우리들 모두 도전 받았습니다. 아이들도 하는 QT의 자리를 모든 교우들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설교는 민환 선생의 동시통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새벽 예배 후 한 번 맞춰본 것인데,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은혜롭게 통역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라 그런지 다소 어수선한 순간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끝까지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올려드렸습니다. 아이들이 “헌신”이라는 단어를 알지 모르겠지만, 이날 예배를 통해서 예배를 드리는 마음이라든지, 예배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서 배웠을 것이라 믿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예배는 “이렇게 드리는 것이구나”라는 마음을 하나둘씩 배워가리라 믿습니다. 주일학교 헌신예배 준비로 아이들보다 더 마음 졸이며 준비한 모든 교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헌신예배를 기뻐 받으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