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미자립교회 목사입니다. 사람이 줄고 재정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교회를 버릴 순 없는데….”

“언론에서 기독교의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광고해 주십시오. 공영방송을 전도의 도구로 쓸 순 없습니까?”

“중직자들이 새신자로 등록할 경우에는 막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목회 노하우를 전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힘낼 수 있도록 격려도 부탁드립니다^^.”

전국 미자립·개척교회 목회자 부부 321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이 한국교회와 중대형교회에 바라는 점은 다양했다. 하소연도 있었고, 울부짖음도 있었다. 하지만 ‘영혼 구원’의 열정만은 한결같았다. 이들은 지난 1월 8일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 주최 제8회 전도후원교회 선정 및 안될 수 없는 교회부흥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한 1천여명의 목회자 부부들 중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이다. 세미나는 전국적인 규모로 열렸으며, 교단을 초월해 성도 수 30명 미만의 개척교회 목회자 부부는 누구나 참석이 가능했다.

목사님들, 전도 잘 되십니까?
▲[표①] 요즘 전도가 잘 되는지에 대한 설문


최근 전도가 잘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314명 중 51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58명은 ‘아니오’, 5명은 ‘보통’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16.2%만이 ‘전도가 잘 된다’고 답한 것이다.

전도가 잘 되지 않는다고 답한 목회자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중복 선택이 가능한 5개 항목 중 가장 많이 이유로 선택한 항목은 ‘본인의 의지 부족(182명)’이었다. 이는 당시 목회자 세미나에서 본인의 의지 부족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꼽은 것은 외부적 요인으로 볼 수 있는 ‘목회 경험과 프로그램 부족(69명)’과 ‘재정적 압박으로 사역시간 부족(65명)’이었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26명)과 교인들의 수평이동(24명)은 의외로 응답자가 적었다. 소수 의견으로는 ‘열정의 상실’, ‘교회 내부의 분열’,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필요’, ‘태풍 때문에 손실된 교회 천정을 고치다 떨어진 충격으로’, ‘낮아지는 훈련을 받느라’ 등이 있었다.

가장 시급한 건 역시 ‘재정적 문제’?
▲[표②] 개척 과정에서 가장 시급했던 사항에 대한 설문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사역 과정에서 가장 절실했던 도움은 무엇일까? 재정적인 지원(129명)보다 조금 더 높은 항목이 있었다. ‘멘토링과 목회훈련(137명)’이었다. 교단이나 주요 지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기록하는 항목에서도 ‘지속적인 재정 후원’을 원하는 응답 못지 않게 ‘목회 컨설팅을 해 달라’, ‘살아있는 목회 경험을 전달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열정’은 있는데 ‘방법론’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교단의 개척·미자립교회 정책 중 도입을 희망하는 것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도 목회훈련 교육(125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지속적 재정지원(167명)을 응답한 목회자들의 수가 더 높았는데, 이는 교단의 미자립교회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단이나 대형교회 등에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109명이 ‘그렇다(35.7%)’, 196명이 ‘없다(64.3%)고 답했다. 그렇다고 응답한 목회자들도 대부분 1-3년간 10-30만원 가량을 생활비 명목으로 지원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형교회나 소속 교단에서 개척자금으로 1억원 가량을 받아 교회를 마련하는 경우나 1년간 1백만원이 넘는 생활비를 지원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극소수에 불과했다.

교단이나 대형교회 외에 ‘같은 지역의 교회들이 개척교회를 돕는다면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서도 ‘전도 열정’은 감지됐다. 중복 선택이 가능했던 이 질문에서 합동 전도대를 결성하자(158명)는 응답이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이다. 재정적 지원(147명)이 뒤를 이었고, 수평이동 금지 선언(76명), 총동원주일 등 교회 행사시 인적 지원(73명) 등은 비슷한 비율을 나타냈다. 기타 의견으로는 ‘버스 운행금지와 현금을 이용해 수평이동 시키지 말 것’, ‘동선교회에서 하는 것처럼 실제적인 전도훈련 실시’, ‘일대일 결연’, ‘예배 시간만이라도 몇 명 보내달라’, ‘지교회처럼 관심을’ 등이 있었다.

‘모자랄 수 밖에 없는’ 재정, 어떻게 관리하나
▲[표③] 교회의 재정 상태를 묻는 설문


‘교회 헌금으로 재정의 몇 %가 채워지는가’ 하는 질문에는 ‘30% 미만’이라는 응답이 127명(41.1%)으로 가장 많아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30-50%가 79명(25.6%), 50-70%가 50명(16.2%), 80% 이상이 53명(17.1%)이었다. 교회 헌금이 교회 재정 전체의 절반이 채 못 되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충당되지 않는 재정은 어떻게 꾸려가고 있을까? 타 교회에서 지원받거나(72명), 개인적으로 지원받는다(99명)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빚으로 쌓인다는 응답이 66명, 대출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35명으로 재정 상태의 심각함을 말해줬다.

부업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도 상당수였다. 부업은 주로 사모들이 담당하고 있음(60명)이 드러났다. 목회자가 하는 경우는 7명이었으며, 부부 모두 하고 있다는 응답도 6명이었다.

교단의 미자립교회 정책에는 ‘불만족’

‘소속 교단의 개척·미자립교회 지원 및 성장 정책에 만족하는가’ 라고 묻자, 대부분 고개를 가로저었다. 응답자 303명 중 ‘불만족’이라는 응답이 106명(35.0%), ‘매우 불만족’이라는 응답이 86명(28.4%)을 차지해 절반을 넘어섰다. ‘매우 만족한다’는 목회자는 4명(1.3%)에 불과했으며, ‘만족한다’는 목회자 역시 15명(5.0%)이었다. 나머지는 보통(92명·30.3%)이었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교단의 개척·미자립교회 정책 중 도입을 희망하는 항목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된 지속적 재정지원과 목회훈련 교육 외에 ‘설교 및 목회 노하우 전수(88명)’, ‘개척교회들만의 주기적 모임 결성(71명)’, 개척 이전 소정의 교육 이수(48명)’ 등을 언급했다. 이밖에 ‘교단 지도자들의 현장 방문과 격려’, ‘훈련된 전도 전문가 양성’, ‘전도 부흥을 통한 자립교회 달성 프로그램 도입’, ‘관심과 격려’ 등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응답자들, 연령 50대, 지역 경기도, 교단 합동이 가장 많아

설문에 참석한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표준’은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장로교 소속이다. 321명 중 경기 지역 목회자가 1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56명)과 충청(33명) 지역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는 50대(161명)와 40대(133명)가 대다수였다. 교단은 합동이 103명, 통합이 41명이었고, 합동정통 24명, 기성 20명, 기하성 19명, 대신 16명, 침례 13명, 고신 13명, 기감 9명, 독립 6명 등이었다.

이밖에 참석한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개척 이전의 주요 경력으로 부교역자 생활을 가장 많이 경험(226명)했고, 복지 관련 학위 또는 자격증을 취득한 목회자는 19명, 담임목회 경험자는 7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