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아 절망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제 삶은 역경과 도전의 산물입니다. 삶이 그저 불가능하게 보였지만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장애 좌절 절망 실의를 경험한 사람만이 갖게 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은 인생 승리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고난과 장애를 ‘고난의 능력’으로 삼아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는 이가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는 중학교 때 실명, 장님이 된 뒤 절망했지만 자신에게 던져진 역경과 맞서 불가능하게 보이던 삶을 변화시켰다. 한국인 시각장애인으로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인 재미교포로는 처음으로 미국 최고위직인 차관보급 직책을 맡았다. 최근에는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강(강진영)이 미국 백악관 입법관계 특별보좌관에 임명되면서, ‘대를 이은 백악관 입성’으로 한인 사회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가 최근 호주로 발걸음을 청했다. 4월 1일 멜번한인교회(주현신 목사)를 시작으로, 2일 동산교회(황기덕 목사), 3일~5일 시드니순복음교회(정우성 목사), 6일~7일 열린문교회(주정오 목사), 8~10일 브리즈번 순복음교회(홍요셉 목사)에서 간증집회를 가졌다. 바쁜 일정 가운에서도 교회에서의 간증집회를 잊지 않는 그는, 집회를 통해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간증하며 성경적인 교육 이념을 전파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심력(心力)이 탁월해야

그는 ‘고난의 능력’과 ‘섬기는 지도자’를 강조한다. 그는 1944년 경기도 양평 문호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4살 때 아버지를 잃고, 한 해 뒤 중학교 때 축구공에 맞아 외상을 입고 실명했다. 어머니가 그 충격으로 돌아가셨으며 생계를 위해 누나는 다니던 학업을 포기, 봉제공장에 입사했지만 16개월 만에 과로로 숨졌다. 당시 13살이던 남동생은 철물점 직원, 9살 여동생은 보육원으로 흩어졌다.

“절망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깜깜한 두 눈으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지만 새로운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30년 인생계획을 세웠지요. 첫 10년은 맹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 졸업하는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다음 10년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기간으로 세웠고, 나머지 10년은 신에게 영광을 돌리고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불가능하게 보이지만 30년 인생계획을 세우고 나니 살아야겠다는 동기가 가슴 속에서 꿈틀댔습니다.”
18살 나이에 서울 맹학교에 입학한 뒤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1972년 도미(渡美), 국내 장애인 중 최초로 정규 유학생이 됐다. 피츠버그대에서 3년 8개월 만에 석사와 박사를 받은 뒤 노스이스턴 일리오이대 특임교수로 임용됐다.

“연세대 문리대(교육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하고 72년 미국 피츠버그대로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3년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졸업만 하면 강단에 설 수 있다고 믿었는데 미국도 한국도 받아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이듬해(77년) 1월 인디애나주 교육국 특수교육부에 일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일리노이대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은 마음교육, 즉 심력(心力)교육이 약합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3명 중 1명이 유대인입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보다 머리가 좋다기보다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심력이 강하다고 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늘 ‘포기하지 말아라’ ‘자신감을 가져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섬기는 지도자, ‘감동의 리더십’ ‘마음 사는 리더십’ 필요

“오늘날 21세기 세계화 시대에는 무엇보다 지도자에게 국민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compassion)인 섬김의 리더십, 고난을 함께하는 마음인 감동의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강 박사가 강조하는 ‘섬기는 지도자’론은 ‘3C’로 요약된다. 실력(Competence)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맞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간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격(Character)은 남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 그리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가져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 품성을 말한다. 헌신(Commitmen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자신을 던지는 자세이다.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능력(competence)은 기본이고 여기에 인격(character)과 헌신(commitment)이 꼭 필요합니다. 능력은 노력에 의해 축적이 가능하지만, 인격과 헌신은 ‘왜 사는가’에 대한 가치관을 먼저 확립해야만 갖출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들의 올바른 교육이 절대적입니다.”

그는 간증집회의 마지막마다 지도자가 되기 위한 역설적 10계명을 신나게 소개한다. ◇정직하고 솔직하면 불이익을 당하거나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정직하고 솔직하라 ◇당신이 가장 좋은 것을 세상에 주고도 발로 차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가진 최선의 것을 세상에 내주어라 ◇세상 사람들은 약자를 옹호하면서도 언제나 강자만을 따른다. 그러나 소수의 약자들을 위해 투쟁하라 ◇오랫동안 쌓은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탑은 계속 쌓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을 사랑하라 ◇오늘 선행이 내일 잊혀지더라도 선행을 계속하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 주고도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