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드렸던 고 김종호 목사님의 장례 예배 순서 중에 큰 딸 보라양의 추모사가 있었습니다. 그 추모사는 많은 조객들의 마음을 찡하게 하였습니다. 그 일부입니다.

“아버지, 저는 한 때는 가난한 목사의 딸이라는 것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놀러 갈 수도 없이 매 주일 교회 반주를 해야 했습니다. 친구들은 어떤 iPod를 살까 고민할 때, 나는 어떻게 하면 이번 달 기숙사비를 밀리지 않도록 돈을 마련하나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친구들이 무엇을 하거나 살 때면 속으로 ‘나는 저런 것은 필요없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돈은 많지 않았지만, 언제나 남을 도와주고 배려하였던 아버지, 자녀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고 함께 기도하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교인들을 사랑하며,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사랑한 아버지답게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속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제는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존경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저는 그 추모사를 들으면서 많은 선교교회, 개척교회, 작은 교회의 목사님들의 성실한 수고와 그 가족들의 눈물을 기억하면서 울었습니다. 또한 이민와서 고생하면서 자녀들을 키우는 수많은 부모님들의 아픈 가슴과 태연한 척하는 표정을 생각하면서 울었습니다. 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도, “그런 것이 정말 필요하냐?”하면서 자녀를 혼내고 돌아서서는 마음 아파하던 부모님들을 생각하면서 울었습니다. “아녜요, 사실 저는 그런 것은 필요하지 않아요!”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던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철이들고 부모들의 고생을 이해하는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에 뿌듯함이 차기시작했습니다.

경기가 어렵고 많은 부모들이 고생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 고생이 헛된 고생이 아님을 확인하였습니다. 자녀들이 때로는 대들고 부모와 싸우지만 나이가 들면서 부모들을 이해합니다.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이민자로 살면서 자녀들 잘되는 소원 하나를 가지고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고백합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한숨과 땀과 눈물로 이민의 세월을 보내신 부모님들, 힘내십시오! 고 김종호 목사님의 딸 보라양이 자녀 대표로 말했을 뿐입니다. 오늘도 힘든 싸움을 싸우시는 성도님을 위해 저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