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권위의 인문교양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2월호가 탈북자 3명의 북한 탈출기(Escape from North Korea)를 26쪽에 걸쳐 생생한 사진과 함께 자세히 소개해 화제다.

전세계 31개판에 실린 북한 탈출기는 탈북자들이 목숨을 건 탈출 현장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눈물겨운 과정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기까지의 여정을 낱낱이 보고하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번 북한 탈출기를 통해 북한의 참혹한 현실과 탈북자들의 힘겨운 처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사를 기획했다.

이번 기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톰 오닐 수석기자와 그의 부인 이소영 씨가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의 도움으로 3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중국에서 출발,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하는 여정을 동행 취재해 만들어졌다. 이는 지난해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조선일보의 ‘천국의 국경을 넘다’와 비슷하다.

톰 부부는 지난 2003년 7월호 잡지에 실린 ‘비무장지대(DMZ)’ 기사를 쓰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무려 120년 전 조선말기 사회상을 담은 1890년 8월호 ‘한국과 한국인(Korea and the Koreans)’을 시작으로 한국 관련기사를 수십차례 게재해 왔다.

이 잡지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최소 5만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불법 체류하고 있다. 이들은 <크로싱>의 준이 아버지 용수(차인표 분)처럼 식량과 돈을 구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중국에 머물면서 계속 숨어 살거나 한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지금까지 1만 5천여명의 탈북자들이 각계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제3국으로 피신했지만, 검문소나 밀고자, 험난한 지형 등의 위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체포된 사람도 무수히 많다. 탈출에 성공해서도 이들은 ‘낯선 땅’에서의 적응이라는 또 하나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는 지난 1888년 설립, 세계 최대의 비영리 과학·교육 기관 중 하나로 현재까지 9천 건이 넘는 과학·탐사·교육·환경 보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35개 언어로 제작된 잡지와 단행본, TV 프로그램, 영화, 지도, DVD, 쌍방향 미디어 등을 통해 전 인류가 지구를 아끼고 돌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달 전세계 3억여명이 이를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