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백색의 따뜻한 배경은 한국 특유의 미를 돋보이게 합니다. 선의 아름다움과 소박의 미를 자랑하는 한국 미술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화려한 배경색보다 산뜻하고 담백한 백색 배경을 보여줬을 때 더욱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최대 박물관 중 하나로 총 1만7천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Asian Art Museum). 시청 앞에 자리잡은 이 뮤지엄은 웅장한 외형과 알찬 전시소장품으로 방문객들의 칭찬을 자아내고 있다. 이중에서도 은은한 빛깔과 소박하고 산뜻한 미를 자랑하는 한국관의 평가는 단연 최고다.

한국관 작품 중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작품은 청자 섹션이다. 특히, 도자기에 무늬를 직접파서 색깔을 입힌 ‘상감청자’, 자연영감을 받은 ‘표주박 문양 청자’ 등이 한국 문화 안에 내재한 자연스러움과 자유분방함의 민족성을 내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인 큐레이터로 유일한 권지연 씨는 한국 유물 수백여 점이 전시된 한국관 총관리자이자 책임자다. 큐레이터인 권지연 씨가 하는 일은 소장품을 연구하고 그에 대한 전시를 기획, 진행하는 직업으로서 전시컨셉에 맞춰 미술품을 대여, 구입하며 서류작업을 맡는 일이다.

권지연 씨는 “한 전문가의 표현을 들자면 중국 도자기는 경극을 생각나게 하고, 일본 도자기는 예쁘게 화장한 게이샤를 생각나게 하는 반면, 한국 자기는 한복입은 푸근한 아낙네를 연상케 한다”고 소개하며 한국 도자기를 받아들이는 외국인들의 절평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관에는 특별한 수익이 있었다. 바로 한국 궁중에서 사용되던 용문양 자기(Jar with Dragon Design, 1392~1910)를 얻은 것이다. 전시장에 전시되는 유물을 얻기 위해 매년 두 명의 큐레이터가 결전의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각각 자신의 나라 유물을 추천하며 전시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 한국관이 승리함으로 얻어진 성과다.

아시안 아트 뮤지엄과 한국의 관계는 1979년 5월 한국 국립박물관과 합작으로 한국 미술역사 5천년에 관한 전시회를 열면서 더욱 깊어졌다. 이외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은 또 다른 계기가 있었는 데 바로 한인 사업가 이종문 씨의 기부금이다.

아시안 아트 뮤지엄 건물의 꼭대기에는 “Chong-Moon Lee Center for Asian Art and Culture“라는 한국인의 이름이 크게 걸려있다. 한국인 사업가 이종문 씨가 골든게이트파크에 위치하던 뮤지엄이 현 위치로 이전하기 위한 모금당시 거액 기부금(1천5백만달러)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1966년 완공된 아시안 아트 뮤지엄은 35년 간 골든게이트파크에 위치했으나 샌프란시스코 시의 승인을 통해 前 시립도서관이었던 현 위치로 안정적인 이전을 하게 됐다. 이후 이종문 씨는 한국관을 위해 1백만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기도 했으며 현재 한국관에는 약 700여 점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웹싸이트) www.asian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