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 유행에 가장 민감한 패션부터 소비자의 유행과 심리를 재빠르게 반영하는 음식, 그리고 공연, 음악, 사상까지 ‘복고’를 빼고 논하기는 쉽지 않다. 오죽하면 수십년 전을 표현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등장한 제품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유행하는 것에 착안해 ‘복고 마케팅’이 등장했을까?

교회 밖만 그런가? 하나님과 성도들의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 예배 역시 마찬가지다. 예배는 시대마다 변화해왔다. 마치 복음의 핵심은 변치 않지만 그것을 담는 그릇이나 표현 방법이 변해오듯 말이다. 중세의 전통적인 예전 중심의 예배는 종교 개혁 이후 말씀 중심, 회중 찬양의 예배로, 나아가 성령의 역동성과 경배와 찬양이 더해지면서 회중 중심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현대 예배의 현란함 속에서 성도들은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을 느끼며 고대의 종교성과 중세의 영성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있다. 무턱대고 가톨릭의 미사 형태의 예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틀 안에서 전통적 예전과 찬양을 도입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도록 진화해가는 것이다.

지난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올랜도 플로리다에서 제3회 미국장로교(PCUSA) 전국 한인 목회자 컨퍼런스가 열렸다. 격년으로 열리는 컨퍼런스는 목회자들이 발전적으로 목회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 의의가 있다. 올해 컨퍼런스의 주제는 ‘포스트 모던 시대의 창조적 예배 디자인’으로 예배의 흐름과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 목회 현장을 점검해보는 자리였다.

강사로는 조 스몰목사(Dr. Joe Small, 미국장로교 신학, 예배, 교육 위원회 위원장)와 김세광 교수(장신대 예배학)가 나섰다. 조 스몰 목사는 ‘말씀과 성례의 교회’ 를, 김세광 교수는 ‘예배의 신비, 신비로운 하나님의 지혜’를 주제로 강연했다. 조 스몰 목사는 강의를 통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예배의 한 형태인 ‘이머징 워십 서비스’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성찬식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했으며 김세광 교수는 한국의 전통예배와 현대식 예배, 병행예배, 세대통합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실례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안덕치 목사(세기너장로교회), 신정인 목사(마이애미한인장로교회)는 이민 목회 현장의 이야기를 참석자들과 나눴으며 성현경 목사(파사데나장로교회), 김기대 목사(평화의교사), 김성만 목사(갈보리교회), 최유찬 목사(그린스보로제일장로교회), 강성림 목사(평안교회)가 각각 ▲주일예배 ▲절기예배 ▲주중예배 ▲찬양예배 ▲성례전에 관한 워크샵을 이끌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성찬식이 있는 창조적 예배’시간을 통해 새로운 예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또한 강의 후에는 핵심 내용을 담은 책자와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료가 담긴 CD가 배부됐다. 주 강의 외에 마련된 순서들은 강의가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장감을 지닐 수 있도록 주최측이 준비한 것이었다.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한 장윤기 목사(시애틀연합장로교회)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목회자들의 고민인 ‘목회의 방향과 틀’에 대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 현대 예배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어 90여명의 현직 목회자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강의를 준비한 선배 목회자들과 워크샵을 준비한 후배 목회자들의 조화 덕에 이론과 실제를 겸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목회자들의 계속 교육을 위해 열리는 미국장로교 전국 한인목회자 컨퍼런스는 셀목회, 설교, 예배등 현장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로 열려왔다. 오는 2010년 시애틀에서 4번째 컨퍼런스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