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새벽기도회 때였습니다. 평소 때보다 많은 청년들이 새벽기도회에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이날 창립 감사예배 때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스킷팀"이 새벽기도회가 끝난 후에 최종연습을 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중에는 새벽기도를 처음으로 참석해 본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떠 지지 않는 눈을 해가며 나온 어린 청년들의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후, 리허설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이 세상의 온갖 유혹(명예, 돈, 술, 이성, 마약, 자살)으로 인해 하나님을 떠나 죄악 가운데 살다가, 결국 아버지 품에 다시 안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출발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인간(민환 역)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성민 역)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인간을 위해 만드시고, 인간은 그것으로 인해 기뻐하며,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보시며 미소 짓는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시는지를 잘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내 평화는 사라지고 긴장감이 흐르는 음악으로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세상 명예를 담당한 영태와 지예의 예사롭지 않은 등장에서부터, 돈으로 유혹하는 신입생 백장미의 표정 연기가 압권입니다. 또한 어디서들 봤는지 머리에 넥타이까지 매고 등장한 만취한 술친구들 역의 형민이와 형준이의 연기는 프로들 뺨을 칠 정도였습니다. 또한 남자를 유혹하는 역을 맡은 지영이의 연기는 물이 올랐습니다. 또한 올해는 교회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기도제목을 낸 재원이가 스킷을 한다고 해서 무슨 역을 맡을까 궁금했었는데, 다름 아닌 마약책 역할을 기가 막히게 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접촉사고로 허리가 온전치 않은 재연이도 자살 유도 역할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이제 망가진 삶 가운데 인간(민환)에게 남은 것은 자살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살로 삶을 마감하려는 순간, 그는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하지만 분명한 사랑을 기억해 내고는, 하나님 품으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세상 유혹들이 민환이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습니다. 한 덩치 하는 영태와 재원이가 앞뒤에서, 하나님께 달려가는 민환이를 강력하게 저지합니다. 영태가 힘으로 민환이를 바닥에 내던집니다. 얼마나 리얼하게 했는지, 민환이의 옷이 정말 찢어져 나갔고, 얼마나 힘차게 밀어 당겼던지 영태의 청바지도 찢어져 버렸답니다. 계속해서 민환이는 죽을힘을 다해 하나님께로 달려갑니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사랑의 끈을 끌어당깁니다. 온갖 유혹들이 민환이를 쥐어흔들기 시작합니다. 민환이 말로는, 유혹들이 민환이를 바닥으로 밀어낼 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답니다. 목숨 걸고 연기를 한 듯합니다.

민환이를 죽이려하는 유혹들 사이로 하나님이 등장합니다. 두 팔을 벌려 모든 유혹으로부터 민환이를 감싸기 시작합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이것이 내 모습이거니, 이것이 우리 자녀들의 모습이거니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결국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십자가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주님께로 돌아가기로 작정한 민환이를 세상 유혹과 죄악들로부터 살려냅니다. 완전 몰두하며 바라보던 교우들이 하나님을 향해 큰 박수로 영광을 돌립니다.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는 리허설을 몇 번이나 봤는데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 사실 이 스킷을 준비한 청년들이 많은 시간을 두고 준비하진 못했습니다. 3일전 교회에서 전체 청년목장 모임으로 모였을 때, 부회장인 재연이를 중심으로 잠시 스킷의 취지를 나누고, 함께 기도로 시작했습니다. 손을 잡고 기도하던 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음날 토요일! 로체스터 전체 신입생 환영회 참석 후, 밤늦도록 UOR 기숙사 지하에 모여 연습을 했답니다. 새벽기도 후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을 하다 흘린 땀으로 얼굴과 머리 그리고 티셔츠까지 물들었습니다. 모두들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시작했던 스킷! 하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스킷에 담긴 메시지를 묵상하게 되었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스킷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나님이 준비하던 이들을 "먼저" 만나주셨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귀한 노력과 기도로 많은 성도들이 은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사랑의 끈이 있습니다. 우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끈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끈입니다. 죽일 듯 달려드는 유혹과 죄의 세력도 우리를 삼키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은 능력이 되어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과거에 명예와 돈으로, 술과 잘못된 이성 관계로, 심지어는 마약과 자살까지도 시도했던 인간들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는 이 모든 것들을 용서하고 회복시키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음을 스킷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스킷을 한 청년들은 평생 이날 연기한 것을 잊지 못할 듯합니다. 아니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또한 스킷을 보며 눈물 흘렸던 우리 또한 하나님의 이러한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이날 스킷뿐만이 아니라, 특송과 성가대로 또한 통역으로, 찬양 반주와 음향으로, 또한 맛있는 음식들로, 사진과 라이드로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또한 마지막까지 남아서 구석구석 청소기로 마무리 해주신 김재길 집사님과 이종수 권사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창립 멤버 중 한분이신 이종수 권사님은 오늘 이전예배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뜨거운 마음을 확인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잊지 말고 살아가길 원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의 끈으로 이끌고 계심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