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목회자와 성도들을 잃은 꿈꾸는교회에서 28일 오후 9시(한국 현지시각) 추모예배가 드려졌다.

‘영적 아버지’들을 잃은 꿈꾸는교회 성도들은 故 박수진 목사가 아끼던 청소년들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늦은 시간임에도 모두 교회로 나와 목회자들을 추모했다. 교회로 들어오는 성도들은 이미 눈가가 젖어있었고, 예배 내내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며 흐느꼈다. 예배에는 꿈꾸는교회가 속한 서울관악노회 장로연합회가 방문해 슬픔을 같이했다.

▲슬픔을 억누르던 성도들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찬송을 부르던 도중 하나둘씩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송경호 기자


유가족 및 꿈꾸는교회 대표, 노회관계자 등이 필리핀 현지로 떠난 가운데 드려진 예배에서 설교한 김영태 목사(꿈꾸는교회 부목사)는 먼저 필리핀 현지 소식을 전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당초 더운 곳에 시신이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행히 시신은 수습돼 마닐라로 입관을 위해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야 43장 1-7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김 목사는 설교 전 찬송을 부를 때부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듯 격한 목소리로 설교를 이어나갔다. 다소 차분했던 성도들 또한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부를 때부터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제가 이 자리에서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故 박수진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들을 회고하면서 “늘 예배시간 맨 앞자리에서 예배드리는 등 주님 앞에서는 순전한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며 “진정한 예배의 모델이 되셨던 분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제 천국에서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맞아주시는 아버지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순수하게 주님만 의지하라던 박 목사님의 말씀을 따라 더 겸손히 주님을 의지합시다. 서로 사랑하고 위로합시다”라고 권면했다. 그는 이어 “하나님의 뜻을 우리는 다 알 수 없지만, 우리 교회는 시련을 통해 더욱 단단해질 것이고, 우리의 이런 믿음이 진짜 믿음이라고 세상에서도 인정할 수 있도록 견고한 믿음을 잃지 말자”고 말했다.

설교 이후에는 사고를 당한 목회자들과 사모들이 천국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리도록, 유족들을 위해,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가도록 합심기도를 하기도 했다.

예배는 30분 가량 이어졌으며, 예배 이후에도 성도들은 교회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고 삼삼오오 모여 서로를 끌어안고 흐느끼며 위로했다.

현재 꿈꾸는교회에는 1층에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있으며, 이날부터 토요일인 30일까지 3일간 오후 9시에 추모예배가 드려질 예정이다. 필리핀 현지로 떠난 관계자들은 29일 오전 도착해 시신을 수습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