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기도 덕분에 9일 간의 휴가를 마치고 건강하게 귀환했습니다. 생활고로 인해 휴가를 꿈꿔 볼 수도 없는 교우들이 계시기에 마음 한 편에 죄송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활력 있는 목회로써 보답하겠습니다.

작년 9월에 시작한 수요예배가 어느 덧 1년을 맞았습니다. 교우들의 다양한 영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하면서 1년을 지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교우들이 참석하여 열기가 뜨거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참석률이 저조해졌습니다. 다행히 지난 몇 달 동안 다시 열기가 올랐고, 이제는 수요 예배 매니아 층이 생겨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도 성서 강해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심방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만, 수요 예배를 통해 은혜를 경험하는 교우들을 뵈면, 잘 했다 싶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진행되었던 고린도전서 강해가 이번 주로 끝이 납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맞춘 것은 아닌데, 만 1년 만에 36회 강해로 끝이 난 것입니다. 방송팀에서는 이 강의를 모두 녹음하여 필요한 분들에게 보급하게 될 것입니다. 매 주 수요일 저녁에 방송실을 지켜 주신 정학수 장로님과 박성식 집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녹음 CD와 강의 노트를 묶어 함께 보급하려 합니다. 필요한대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9월 첫 주부터 구약성서 시편을 읽으려 합니다. 시편이 모두 150편이므로 다 마치려면 4년에서 5년 정도가 걸릴 것입니다. 너무 길어지는 감은 있지만, 저 자신을 위해서 또한 영적 갈망을 품은 교우들을 위해서 시작하려 합니다. 시편은 우리 주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였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편의 어휘와 표현들이 자주 눈에 뜨입니다. 경건한 유대인들이 그렇게 했듯, 예수님은 여러 편의 시편들을 암송하며 늘 기도하고 묵상하셨음에 틀림없습니다. 독일 출신의 신학자 본회퍼도 시편 묵상이 개인에게 그리고 교회에게 얼마나 유익한지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시편을 읽으며 받은 은혜가 많습니다.

시편은 무엇보다 먼저 기도입니다. 인생길을 걸으면서 거치게 되는 거의 모든 상황이 시편의 기도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 기도문을 읽으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에 감추어진 열망을 보고 함께 웃고 함께 웁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고, 나 자신을 더 진실하게 보게 되며, 그렇게 영성이 성숙하게 됩니다. 시편을 읽고 기도하는 동안 우리의 기도가 바른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시작하는 수요 예배에 여러분을 초청합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주일 예배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수요 예배에서 할 수 있습니다. 깊은 찬송이 있고, 뜨거운 기도가 있습니다. 정제된 원고 설교가 아니라 본문을 읽고 퍼내는 ‘거친’ 말씀의 나눔이 있습니다. 앞으로 수요 예배를 일일 부흥회처럼 인도할 것입니다. 그 같은 영적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