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대 반주자가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그만 두게 되어 새로운 반주자를 구하기 위해 신문에 구인광고를 내면서 참 귀한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반주자가 되겠다고 전화로 문의를 하는 사람들 모두 다 가장 먼저 묻는 것이 “얼마를 줍니까?”였습니다. 교회가 정해 놓은 금액이 본인 생각과 다르다고 여겨지면 미련없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 교회의 일이 봉사의 일이 아니라 단지 돈을 더 받기 위한 직업으로 전락하게 되었는지 서글프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느 교회에서 목회자를 구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더 가관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참담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과 인격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 줄 목회자를 찾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요구하는 내용은 그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구인 광고에 나온 것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나이는 45살 미만, 학력은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자, 경력은 단독 목회 경험이 10년 이상인 자, 주위의 유력한 분 3인 이상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결혼은 했으되 자녀가 그리 많지 않은 자, 대략 이런 조건을 갖춘 자를 원했습니다. 물론 교회 입장에서야 외적으로 보기에 더 좋은 자격을 가진 목회자를 모시고 싶어 하겠지만 그래도 성경에 언급된 목회자의 자질에 대한 기준은 한 줄도 보이지 않는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기준을 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교회가 원하는 그런 자격은 교회의 주인되시는 예수님조차 가지지 못한 자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런 광고를 내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예수님의 상황에서 그 교회의 담임목사로 지원한다면 예수님조차 서류 면접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나이 겨우 33세 정도, 학력은 거의 무학에 가까움, 경력은 3년 정도의 야외전도 활동이 전부, 주위에 유력한 사람은 대부분 예수님을 싫어함, 결혼은 아직 하지 못한 미혼, 거기어다가 홀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동생들을 데리고 가난하게 살고 있음. 아마 요즘 이런 내용의 이력서를 교회의 청빙위원회에 보낸다면 접수조차 하기 힘들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조차 불가능한 그런 조건들만 열거해 놓고 목회자를 청빙한다고 야단이니 세상이 교회를 향해 세상과 다를바가 없다고 손가락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여전히 세상의 조건을 가지고 하나님의 사람을 뽑으려고 난리입니다. 교회 안에서 가장 신성해야 할 목회자를 구하는 기준이 세속화되어 버리니 자연적으로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크고 작은 봉사의 직분조차 돈으로 흥정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사람을 구하는 기준은 어떨까요? 만약에 하나님이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 사람을 구한다면 어떤 내용의 구인 광고를 내실까요? 하나님의 일에 부름받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격은 무엇일까요? 바로 순종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하라고 할 때 세상이 뭐라고 해도 할 수 있는 사람, 하나님이 하지 말라고 할 때 세상이 뒤집혀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하나님이 구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전 생애를 걸고 말씀이 가는 곳까지만 가고, 말씀이 서는 곳에는 설 수 있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모든 기준을 하나님에게 두고 행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오늘날 하나님이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내신다면 아마 이렇게 내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군을 구합니다. 다른 자격은 필요없습니다. 오직 스스로 죄인인줄 알고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모두 다 자격있습니다.”다른 자격을 다 갖추었다고 해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결단코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받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매일 매일의 삶을 통해 세상에서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을 겸비하기 위해 애쓰고 힘씁니다. 더 많은 돈을 벌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고, 더 많이 공부하면 세상에서 더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이 소용이 없다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받기 위한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나님 앞에 스스로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받기에 적합한 사람인지 물어 보아야 합니다. 사람이 보지 않는 부분에서 하나님의 인정을 받아야 제대로 쓰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여지는 외적인 모습만 다듬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시는 내적인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강함보다는 약함을 아는 사람을 쓰십니다. 비록 세상의 기준으로는 조금 모자란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하나님은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만드시는 분이시니까요. 사람을 구하는 하나님의 구인 광고는 바로 당신이 하나님의 일에 자원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