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성 목사(가운데)가 대책위 구성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동포들에게 “혹시 자신이 아는 사람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 명단을 부르고 있다. ⓒ류재광 기자
7일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피해자 중 중국 동포와 외국인노동자가 상당수에 달하는 가운데, 외국인노동자 인권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 진상 규명과 피해자 보상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대책위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신원 확인 등을 위해 피해 가족을 초청 사고 수습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위는 지난해 2월 발생한 여수출입국화재참사 당시 사고 수습 및 대책에 나섰던 김해성 목사가 주도하고 있다. 김 목사는 8일 사고현장을 방문한 뒤,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구로구 ‘외국인노동자/중국동포의집’에서 변호사와 의료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공동대책위 활동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해성 목사는 비통한 표정으로 입을 열며 “여수 화재참사 1주년이 되기도 전에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가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한국인 피해자와 달리 사고 수습에 나설 가족이 없는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대책위 구성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또한 “한국인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및 외국인노동자들이 산재와 재난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산업재해 예방활동과 작업장의 안전설비 강화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우선 피해자들의 신원 확인에 주력한 뒤, 유족들을 입국시켜 피해 보상을 도울 계획이다. 또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이전에 다른 산업재해로 인해 가족을 잃었지만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동포들도 참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스 폭발로 아들을 잃었다는 전모 씨는 “회사 측에서 아들을 채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소송을 하고 있다”며 “회사 측은 보상을 하지 않으려고 아들이 죽기 전 당시 중환자실에 있던 아들의 손도장까지 찍어가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로 8일 현재 중국동포 13명과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1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